윤지원⁄ 2019.02.26 14:14:07
SK텔레콤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5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5G를 통해 이동통신 1위를 넘어 '초(超)1등'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26일(한국 시간) 전했다.
박 사장은 이날 글로벌 기자단을 상대로 '초 시대'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시하며 "SKT는 5G를 통한 초 시대를 맞아 초생활, 초산업을 이끄는 초 ICT 리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T가 모바일을 초월해 ICT 복합 기업이자 서비스 혁신 기업이 되겠다는 지향점을 담은 것이다.
박 사장은 먼저 "5G 시대에는 AR 글래스가 스마트폰, 노트북을 융합하고 대체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AR 글래스 선도 기업인 ‘매직리프(Magic Leap)’, AR 게임으로 유명한 ‘나이언틱(Niantic)’ 등 다양한 글로벌 사업자와 독점 제휴를 맺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원격 진료, 국방, 공정 관리, 교육 등 산업 전반으로 AR이 확산되어 산업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런 시대가 향후 5~10년 안에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콘텐츠 사업 분야에서는 넷플릭스, 아마존처럼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사장은 "올해 초 옥수수(Oksusu)와 푹(Pooq)의 통합, 지난 주 티브로드와의 합병 발표를 통해 모바일 1960만 명, 유료방송 760만 명 등 총 2700만 가입자 기반을 확보했다"며 "향후 지상파와 독점상품을 준비해 전 국민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옥수수를 통해 국내외 투자를 유치하여 국내 가입자를 비롯해 글로벌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의 활력을 제고하고 국내 제작사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의 5G 활용과 관련해서는 "옥수수 내 5G 전용관을 신설해 넓은 시야각의 고품질 영상, 소셜 VR 등을 제공할 것이며 VR을 포함한 다양한 단말기도 준비 중이고, 관련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G 기술과 함께 진화하는 네트워크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 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T 전화’를 중심으로 음성∙영상 통화를 진화∙발전시킬 계획"이라며 "음성통화는 48kHz 대역, 저지연 지원 코덱을 적용해 원음과 거의 구분이 없을 정도로 음질이 향상된다. 또한 영상통화는 QHD 화질로 업그레이드되어 잔상 없이 미세한 표정 변화도 알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영상통화를 하며 고화질 영상을 함께 시청하거나 수십 명이 동시에 영상통화를 하는 기능도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바로 로밍’도 5G를 통해 음성뿐 아니라 영상도 가능해지며, 패킷 기반 로밍 영상통화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전화에 AI가 결합되면 실시간 번역, 전화 비서 기능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각종 SNS 등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에 밀려 열위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통화가 다시 새로운 가치를 가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재발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SK하이닉스에 슈퍼노바 솔루션을 적용해 공정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며 "향후 5G 전용망도 구축해 축구장 3개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공장의 다양한 통신망을 통합하고, 머신비전∙클라우드 등을 결합, 실시간으로 설비 오류를 점검하고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공장부지에 5G를 도입, 스마트팩토리뿐 아니라 연구실, 기숙사 등도 스마트 오피스∙하우스로 만들어 ‘스마트 콤플렉스’를 구축할 수 있다"며 "여기에 자율주행, 융합보안, 관제 등을 적용하면 5G기반의 작은 ‘스마트시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5G는 공장뿐 아니라 유통, 금융 등 산업 전 영역으로 확산 중이며, 산업별 대표 기업들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5G를 통해 대한민국 산업을 ‘스마트 인더스트리’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밖에도 박 사장은 최근 종로에서 선보인 '5G 스마트오피스', ADT캡스와 5G, SK인포섹의 역량이 결집해 창출될 새로운 융합보안 시장 등에 관해서도 언급하고, 지난해 세계 최고 양자암호 기업인 IDQ 인수 및 이번 MWC에서 공개한 자율주행차 해킹 방지 솔루션인 '양자보안 V2X 게이트웨이' 등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박 사장은 아울러 "최근 세계 3위 차량 공유 업체 ‘그랩(Grab)’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했다"며 "기존 내비게이션 기반인 ‘T맵’은 지도 기반의 포털서비스로 진화시키고, T맵 택시는 택시 산업에 기술을 접목해 공급자·수요자 모두 만족하는 서비스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누구(NUGU)’를 통한 AI 연동 서비스는 집→차→미디어로 영역을 확대하며 생활 전반으로의 확장을 진행 중이며, 향후 ‘누구’를 칩(Chip)으로 만들어 외부 하드웨어에도 손쉽게 AI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SKT가 전에 없던 초(超)글로벌 사업 방식을 추진하고 있으며, 5G와 기존 ICT 자산 및 역량을 합쳐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전방위 협력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SKT의 5G 및 기존 ICT 자산과 역량에 대해 외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예를 들어, T1도 단순히 게임단을 넘어 5G 시대 글로벌 콘텐츠 사업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으며, 새로운 옥수수도 OTT 플랫폼이자 콘텐츠 회사로서 5G 시대에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은 MNO 외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New ICT 사업을 확장해왔으며, 미래 성장을 대비한 기초 체력을 갖추기 위해 데이터 및 AI 역량을 강화해왔다"며 "5G 시대에 이 사업 포트폴리오와 역량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협력이 이에 대한 반증이다. 이제 단순히 투자를 받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제 SK텔레콤은 이동통신사로 불리기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게 될 것이며, ‘초(超) ICT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할 것"이라면서 "이제 과거의 산정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OTT가 플랫폼의 미래 가치에 대한 멀티플을 인정받듯, 5G 시대에는 MNO를 포함한 New ICT 사업의 성장 잠재력의 멀티플을 제대로 인정받아 5년 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업가치를 창출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