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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 전쟁 ②] 넷플릭스 엎친데 ‘반값 디즈니플러스’ 덮친다…국내 업체들 합종연횡 분주

넷플릭스와 손잡고 날아오른 LGU+에 맞서 KT-SKT "새 전략" 속속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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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6호 윤지원⁄ 2019.04.26 08:59:40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국내 진출 러쉬로 IPTV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엔터테인먼트 공룡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경쟁할 OTT ‘디즈니플러스’ 출시를 선언했다. 수많은 계열사와 막강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후발주자의 약점을 상쇄하고 가격경쟁력으로 가입자를 늘여간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선 3년 전 먼저 진출한 넷플릭스의 세가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디즈니플러스까지 본격적으로 가세할 경우 관련 업계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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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 전쟁 ②] 넷플릭스 엎친데 ‘반값 디즈니플러스’ 덮칠 국내 IPTV 어쩌나?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가 올해 11월 신규 구독형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Disney Plus)를 시작한다. 디즈니플러스는 먼저 북미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부터는 아시아와 유럽 시장을 비롯해 점차 전 세계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 서비스는 빠르면 1분기에 도입될 전망이다. 디즈니는 이미 디즈니플러스의 한국어 홈페이지를 개설해 둔 상태다.
 

디즈니플러스 한국어 홈페이지는 이미 개설되어 있다. (사진 = 웹페이지 화면 캡처)


국내 관련 시장에서는 이미 글로벌 OTT의 선두주자인 넷플릭스가 최근 국내 시장 맞춤형 콘텐츠를 대폭 늘이며 유료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는 동시에 새로 저렴한 요금제까지 내놓고 세력을 늘리는 중이다. 여기에 세계적인 플랫폼 강자인 애플이 지난달 ‘애플TV플러스’라는 신규 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 출범을 발표한 데 이어 세계 최대의 IP(지식재산권) 보유 기업인 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까지 마블, 픽사, 스타워즈 같은 막강 브랜드의 콘텐츠들로 무장하고 들어온다.

디즈니플러스는 OTT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가입자 확보를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어필할 계획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의 절반 수준인 월 6.99달러의 요금제를 발표했다.

해외로 본격적으로 진출할 때는 현지에 탄탄한 네트워크 인프라 및 결제 인프라를 갖춘 통신사들과 제휴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가 지난해 11월부터 LG유플러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국내 가입자를 늘리는 데 큰 덕을 보고 있다. 이는 3위 IPTV 사업자인 LG유플러스에게도 큰 도움이 됐기에 KT와 SK텔레콤 등 다른 유료방송 사업자들 또한 이와같은 기회를 엿볼 가능성이 높다.

이에 국내 유료방송 및 OTT 관련 업계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먼저, 국내 1위 유료방송 사업자인 KT가 IPTV 서비스 차별화 전략을 23일 발표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올레TV 800만 달성 기념 기자설명회'에서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 미디어상품담당 최광철 상무가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KT, VOD 차별화로 유료방송 1위 굳히기

KT는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올레tv’ 가입자 800만 명 달성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화·키즈·시니어라는 3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올레tv 콘텐츠 차별화를 통해 1위 IPTV 사업자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OTT의 급성장 등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한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먼저, KT는 할리우드 6대 메이저 스튜디오들과 제휴하고, 국내 극장가에 개봉하지 않은 영화들 중 전문가들이 엄선한 할리우드 화제작들을 단독으로 공개하는 서비스 ‘올레 tv 초이스’를 선보인다. 연간 미국 박스오피스 100위권 영화 중 30% 이상이 국내에 소개되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 서비스가 국내 영화 유통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김세종 KT 미디어마케팅 팀장은 “올레tv 초이스를 통해 여타 다른 IPTV와는 달리 고객들의 다양한 콘텐츠 선택의 폭을 넓히고 이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이익을 돌려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영·유아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TV 편성 비율이 작은데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찾아보는 콘텐츠가 키즈 콘텐츠라는 점에서 착안, 5월 ‘키즈랜드 3.0’ 서비스를 시작하고, 어린이에게 인기 많은 핑크퐁 캐릭터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핑크퐁 독점관’도 업그레이드한다.

TV를 가장 오랜 시간 이용하는 세대가 50대 이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중장년층을 위한 서비스도 업그레이드한다. 이에 지난해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시니어 전용관을 개편해 5월부터 ‘룰루낭만’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넷플릭스 국내 사용자 추이 및 유료 결제자 연령대 분포. (인포그래픽 = 와이즈앱)


“국내 코드 커팅 없을 것”…“디즈니+ 제휴는 가능”

한편, KT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의 공세에 따른 유료방송의 위기론에 대해서는 “코드 커팅 문제는 국내에 감지된 바 없다”며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IPTV 등 유료방송의 입지가 견고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코드 커팅’(cord-cutting)이란 미국 시장에서 사용자들이 기존의 비싼 케이블TV를 ‘끊고’ 저렴한 넷플릭스로 옮겨간 현상을 말한다.

최광철 KT 미디어상품담당 상무는 “코드 커팅의 충분한 동기가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과 국내 시장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시장은 유료방송과 OTT의 가격이 달라서 (코드커팅의) 동기가 충분히 있다고 인정하지만 우리는 넷플릭스를 경쟁재로 보지 않고 보완재로 본다. 코드 커팅 대상은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월 9500원~14500원 선인 넷플릭스 요금제는 미국의 케이블TV 요금제보다는 저렴하지만 국내 유료방송 평균 요금은 2017년 기준 월 1만 336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아직 IPTV가 밀릴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는 2016년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 초반 그 영향력에 대해 업계에서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진단한 근거이기도 했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까지 1억 4000만 명 이상의 글로벌 가입자를 확보했고, 국내에서는 현재 24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 1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3개월여 만인 지난 1월에 200만 명까지 돌파한 최근의 성장속도는 위협적이다.
 

최광철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 미디어상품담당 상무가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여기엔 LG유플러스와의 제휴로 생긴 시너지 효과도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와 제휴를 시작한 이후 지난 2월 말까지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수는 4만 4000여 명이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KT와 SK브로드밴드는 각각 3만 9000여 명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날 KT가 OTT(넷플릭스)를 ‘경쟁재가 아닌 보완재로 본다’고 발언한 만큼, 디즈니플러스 또는 기타 유력한 글로벌 OTT 업체와의 제휴 가능성도 있다.

KT는 “글로벌 사업자가 단순히 영향력이 크다고 해서 무조건 협업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유력 플랫폼이나 콘텐츠 제작사 등과 협업해 국내 생태계를 먼저 활성화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디즈니가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KT가 유료방송 합산규제 이슈로 인해 케이블TV 인수가 곤란하게 된 만큼 글로벌 OTT 강자와의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3일 열린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SK텔레콤 간 플랫폼 공동사업 양해각서(MOU) 체결식. 왼쪽부터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훈 SBS 사장. (사진 = MBC)


SK텔레콤+지상파, OTT 연합으로 덩치 키워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OTT 서비스인 ‘옥수수’(Oksusu) 사업을 분할하고, 이를 지상파 3사가 공동 출차한 콘텐츠연합플랫폼의 OTT인 ‘푹’(Pooq)과 통합하고, 별도의 통합 법인을 설립해 하나의 서비스로 운영한다.

옥수수와 푹이 통합하면 단숨에 국내 최대 OTT로 급부상한다. 기존 옥수수 단독으로도 국내 최대인 946만 명의 가입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여기에 푹의 가입자 400만 명이 더해지면 통합 OTT는 총 13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게 된다.

가입자 1000만 명 이상이면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 및 수급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덩치를 키우는 것이다. 지상파 3사의 콘텐츠 제작 역량과 SK텔레콤의 플랫폼, 여기에 대규모 가입자 기반까지 갖춘 신규 통합 OTT는 차별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국내외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하며 양질의 미디어 콘텐츠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SK텔레콤 관계자는 지상파 3사가 보유한 풍부한 한류 콘텐츠를 발판 삼아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한다며 “통합 법인을 아시아의 넷플릭스,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토종 OTT의 대표주자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통합법인 설립 과정을 마무리하기에 앞서 푹은 해외 메이저 스튜디오의 인기작을 대거 업데이트하고 나섰다.

푹은 18일 “5월 초까지 총 187개 타이틀, 2880개 에피소드 규모의 해외 시리즈를 차례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먼저 NBC유니버설 및 소니의 ‘히어로즈’, ‘튜더스’, ‘커뮤니티’ 등이 공개되었고 5월 초에는 디즈니의 ‘그레이 아나토미’, ‘크리미널 마인드’ 등도 추가로 업데이트한다.

이미 미국, 중국, 일본 드라마를 제공해오던 푹이 메이저 스튜디오 인기작을 대거 업데이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콘텐츠를 대거 늘이면서도 요금 인상이 없어서 주목을 끈다. 푹의 이 같은 가격 정책이 넷플릭스가 최근 시범적으로 모바일 전용 월 6500원이라는 파격적인 요금제를 국내에 출시한 데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U+tv에서 지난해 11월 16일부터 넷플릭스 콘텐츠를 PIP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진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넷플릭스와 CJ 손잡고 “껑충”

LG유플러스는 국내 IPTV 사업자 중 처음으로 글로벌 OTT 강자인 넷플릭스와 손잡고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IPTV 플랫폼 U+TV 내에 플랫폼-인-플랫폼(PIP) 형식으로 넷플릭스를 탑재했다. U+TV 신규 가입자가 넷플릭스 제휴 상품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넷플릭스 요금제에도 동시에 가입하게 되고, U+TV요금에 넷플릭스 요금이 포함되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가입자는 기존의 IPTV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는 물론이고 리모콘의 넷플릭스 버튼만으로 간편하게 넷플릭스만의 콘텐츠들을 이용할 수 있다.

제휴 서비스를 개시한 직후 넷플릭스가 국내 제작진에 투자해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 공개 일정이 발표됐다. ‘킹덤’은 장르 드라마의 강자인 김은희 작가와 ‘터널’의 김성훈 감독, ‘신과 함께’의 주지훈, ‘극한직업’의 류승룡 등 각 분야 톱클래스의 재능들이 모인 데다 조선시대 배경의 사극에 서양식 좀비 호러가 접목된 독특한 혼성 장르로 기획 당시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킹덤’은 1월에 시즌1의 에피소드 전체가 공개된 직후부터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퍼졌고, 이후 U+TV 가입자 수는 평소보다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가 공개하는 통신사(ISP) 접속 속도에서도 경쟁사들보다 월등히 높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를 맺은 뒤 별도의 캐시서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에 넷플릭스의 초고화질 콘텐츠들을 끊어짐 없이 즐기고 싶은 사용자들이 LG유플러스의 회선을 선호하는 경향이 생기기까지 했다.

허은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산업정책과 사무관(오른쪽)이 지난 3월 15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정부과천청사 과기정통부 중간소통방에서 박경중 LG유플러스 사업협력담당으로부터 CJ헬로 주식 인수 관련 변경승인 및 인가 신청서를 접수 받고 있다. (사진 = 과기정통부)


한편,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국내 1위 케이블TV인 CJ헬로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 가입자 규모는 기존 402만 명에서 824만 명으로 크게 확대됐다. 가입자 규모의 증가만으로도 LG유플러스는 콘텐츠 공급자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이번 인수로 협력관계를 맺게 된 CJ그룹이 국내 콘텐츠의 강자이기도 하다.

덧붙여 향후 CJ그룹의 OTT 서비스인 ‘티빙’(tving)과도 협력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어, 성공적인 전략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는 LG유플러스가 이처럼 타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제휴하고 M&A를 통해 보폭을 넓히는 것을 이례적이고 과감한 행보로 보고 있다. 다만 콘텐츠 경쟁이 극심해지는 요즘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수급하는 대신 제휴 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아슬아슬한 구조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제기되는 등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국내 미디어 통신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킨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독점 제휴를 맺은 이후에 옥수수와 푹의 통합을 발표했고, CJ헬로 인수 이후에 티브로드 인수를 결정했다. 또한 LG유플러스의 최근 1년 기준 주가 수익률은 이통 3사 중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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