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에 ‘콘셉트’ 바람이 분다. 눈가 케어·체취 스타일링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콘셉트의 브랜드 출시가 이어지면서다. 이들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세분화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뷰티업계 콘셉트들을 살펴본다.
애경 ‘눈가 케어’ 아모레는 ‘체취전문’ 브랜드 출시
뷰티 기업들이 틈새시장을 노린다.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으로 양분되던 그동안의 흐름에서 벗어나, 특화시킨 ‘콘셉트’ 하나에만 집중한 브랜드를 내놓으면서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10월 ‘눈가 케어’에 초점을 맞춘 ‘아이솔브(isolve)’를 선보였다. 스킨케어 브랜드의 하위 제품이 아닌 단독 브랜드다.
나 자신을 뜻하는 아이(i)와 눈을 뜻하는 아이(Eye), 인터넷(Internet)의 아이(i)에 ‘해결하다’의 솔브(solve)를 합친 것으로, 디지털 기기 이용이 잦고 눈 화장으로 인해 눈가 자극이 많은 여성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 출시 취지다.
애경 측은 “눈가는 우리 몸의 피부 중 가장 얇고 각질층이 적어 외부 물질 침투에 취약하다”며 “디지털 기기에서 발생하는 ‘블루라이트’는 눈가 피부 건강에 좋지 않은 효과를 야기한다. 아이솔브는 블루라이트 차단에 효과적인 ‘루테인’ 성분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솔브는 루테인 등 독자성분 6가지를 처방했고, 소비자의 눈가 컨디션에 따라 맞춤형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아침, 일과시간, 저녁 등 시간대에 따라 기능과 제형을 구분했다.
브랜드 관계자는 “소비자 조사 결과 피부 노화가 처음 발견되는 부위 1위, 개선하고 싶은 얼굴 부위 1위가 눈가로 나타날 정도로 눈가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아이솔브는 라이프스타일 및 시간대 별로 눈가를 집중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양한 상황에서 건강한 눈가를 지키고 싶은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2월 체취 스타일링 브랜드 ‘프라도어’를 출시했다.
앞서 상반기에 린스타트업(사내 벤처)으로 탄생한 ‘프라도란트’를 리뉴얼한 것으로, 실제 체취 케어 성분(HPBCD. Hydroxypropyl-beta-cyclodextrin)을 적용한 기존 브랜드 기반은 유지하면서 ‘감성적인 체취 스타일링’으로 차별성을 강화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체취 케어 성분을 통해 불필요한 향취는 억제하고 고급향료로 조향된 특별한 향을 더하는 원리로, 제품 라인은 크게 스프레이 타입의 ‘오 드 뚜왈렛’과 ‘보디 프라이머 크림’ 두 가지다.
땀이 나는 부위를 중심으로 몸 전체에 사용하는 보디 프라이머 크림은 바르자마자 끈적임 없이 마무리되고, 오 드 뚜왈렛은 천연 에센셜 오일을 포함하고 있어 잔향이 남는 것이 특징이다.
프라도어 브랜드 관계자는 “땀 냄새가 매력적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땀 냄새와 체취 하면 떠오르는 부정적인 인식을 프라도어를 통해 나만의 체취로 향기롭게 가꿔나갈 수 있다는 인식과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별화 콘셉트? 일종의 ‘니치마케팅’
뷰티기업들이 콘셉트에 집중하는 이유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뷰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일반적인 스킨케어 또는 뷰티 브랜드 출시로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인상을 주기 어렵다”며 “특화된 한 가지 콘셉트가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콘셉트는 틈새시장 공략의 일환 격”이라며 “기존 뷰티 카테고리 내에서 세분화를 통해 탄생한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을 수 있고, 또 한 가지 ‘특화’ 브랜드이기에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콘셉트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좋다.
애경산업의 눈 전문 케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소비자 A씨는 “20대 후반이 되니 확연히 눈가 주름이 많아진 걸 느꼈다. 마침 SNS에서 눈가 전문으로 특화된 해당 브랜드 광고를 접해서 구매까지 이어졌다”며 “사용감이 만족스럽고, 무엇보다 눈가 전문 브랜드라고 해서 더욱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뷰티 업계의 차별화된 콘셉트 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분화된 ‘콘셉트’의 브랜드는 승산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콘셉트를 찾기 위해선 소비자 니즈 파악이 기본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맞출 수 있어서 향후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