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이 최근 여성 혐오·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일부 웹툰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주호민은 이날 동영상 플랫폼 트위치(Twitch)에서 웹툰 작가 지망생들의 원고를 메일로 받아 첨삭 지도를 해주는 ‘위펄래쉬’라는 콘텐츠를 진행하던 중 “최근 웹툰 검열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네티즌들의 질문에 “옛날에는 국가가 검열을 했는데, 지금은 독자가 한다. 시민 독재의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시민이 시민을 검열하기 때문에 뭘 할 수가 없다. 아주 힘겨운 시기에 여러분은 만화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계속 그 생각을 해야 한다. ‘그려도 되나?’ ‘이거 해도 되나?’ 그 생각 자체를 한다는 게 정상이 아니다”라며 “안타까운 상황이다. 만화 그리시는 분들 힘내시고, 일단 내가 재밌다고 생각하면 그리세요”라고 말했다.
주호민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네이버 인기 웹툰인 기안84의 ‘복학왕’과 삭의 ‘헬퍼’에 대해 잇달아 여성 혐오 논란이 제기되면서 작가가 사과하는 등 논란이 인 것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주호민은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배경에는 보통 ‘내 자신은 도덕적으로 우월하니까’라는 생각들 때문인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며 “그러한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들을 더 넓히려고 할 때 그 생각과 다른 사람이나 작품을 만나면 그들은 그것을 미개하다고 규정하고 또 계몽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주호민은 “‘네가 미개해서 내 생각이 맞는 거야’가 아니고, ‘내 생각과 같이 하면 이런 것들이 좋아진다’를 보여줘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것들을 보여준 적이 없다. 그러니까 그냥 ‘너는 미개한 놈이야’ 라는 식으로 가다보니 오히려 더 반발심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지게 될 것이고, 지금은 시민이 시민을 검열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할 수가 없다. 힘겨운 시기에 만화를 그리고 있다”며 “(어떠한 일이 생겼을 때) 만약 사과를 해도 진정성이 없다고 한다. 그냥 죽이는 것이다. 재밌으니까 더 패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