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방송화면 캡처. 출처 = 연합뉴스

14년 만에 TV프로그램에 출연, 폭발적인 호응을 받은 ‘트로트의 황제’ 나훈아의 공연에 정치권도 덩달아 술렁였다. 특히 야권은 나훈아의 ‘소신 발언’을 부각했다.

나훈아는 지난달 30일 밤 방송 공연에서 “이 나라는 바로 오늘 여러분이 지켰다.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는 페이스북에 “힘도 나고 신이 났지만 한편으론 자괴감도 들었다. 20년 가까이 정치를 하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지만,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썼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은 SNS에 “두고 보세요. KBS, 거듭날 겁니다”라는 나훈아의 발언을 인용하며 “상처받은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나훈아 씨에게 갈채를 보낸다”고 적었다.

이밖에 다른 의원들은 비교적 순수하게 나훈아의 공연을 칭송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페이스북에 “인생의 고단함이 절절히 녹아들어 있는 그의 노래는 제 인생의 순간들을 언제나 함께했고, 그는 여전히 저의 우상”이라며 “모두처럼 저도 집콕하느라 부모님 산소도 찾아뵙지 못하고 처가에도 못 가는 외로운 시간에 가황 나훈아 님의 깊고 묵직한 노래가 큰 힘이 되었다. 코로나가 걷힌 언젠가 실황 공연장에서 사인 한장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대박”이라며 “저 나이에 저 목소리라니 어떻게 얼마나 목소리를 관리하면 저런 소리가 나올까. 자유로운 영혼, 프로패셔널 대중연예인”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그는 대한민국을 흔들어 깨웠고, 지친 국민들의 마음에 진정한 위로를 주었다. 영원히 우리와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썼다.

한편 나훈아는 지난달 30일 KBS 2TV가 방송한 비대면 콘서트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을 위해 무보수로 출연했다.

이번 콘서트는 당일 이른 오전부터 공연 후 심야까지 온·오프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젊은 층의 관심도 높았고 ‘테스형!’ 등이 실시간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