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더스, 수잔나 흉 지음 / 안세라 옮김 / 비즈니스랩 펴냄 / 384쪽 / 2만 3000원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의 유명한 행동경제학 책 ’넛지‘는 ‘넛지 유닛’이라 불리는 단체를 여러 나라에 파생시켰다. 행동경제학에서 도출한 이론을 실제 정책으로 연결시켜 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기 위한 노력들이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영국 런던의 행정 중심 거리인 다우닝가 10번지에 만들어진 행동 통찰 팀(BIT)의 경험을 전해준다.
행동 통찰 팀은 작고 사소한 의사결정부터 국가의 정책까지 폭넓은 노하우를 통해 세상을 바꾸어 나간다. “여러분이 거주하는 지역 주민 대부분이 기한 내에 세금을 냅니다”라는 단 한 문장으로 세금 미납자로부터 연간 2억 7000만 달러의 추가 납세를 유도하는 등 영국을 대표하는 행동과학자 마이클 샌더스 박사 등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행동경제학은 전통적인 경제학의 한계를 벗어나 인간의 다양한 의사결정 과정을 심리학적 바탕에서 새롭게 바라보고자 했다.
우리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그것이 꼭 자유로운 선택이라는 보장은 없다. 영국의 유기동물 보호소들은 검은 고양이의 입양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검은 고양이는 사진에 예쁘게 나오기가 힘들기 때문에 좀처럼 입양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유기동물 보호소들은 “아무도 검은 고양이를 입양하지 않아요. 놀랍지 않나요?” 같은 문구로 홍보했지만 검은 고양이 입양 활성화에 실패했다. '다들 그렇게 하고 있다'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바람에 더 나은 행동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옳지 못한 행동을 지적하는 데 그쳐서는 옳지 못한 행동에 더 동조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를 피하면서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행동경제학의 원리들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저자들은 소개한다.
저자 마이클 샌더스는 현재 아동-사회 복지기관 What works for children’s social care의 대표이자 킹스 칼리지 런던의 교수로, 영국의 대표적 행동경제학자이다. 그는 영국 행동 통찰 팀의 수석 과학자이자 연구 책임자로 7년간 일하며 교육부의 혁신 프로그램을 포함한 여러 평가와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수잔나 흄은 킹스 칼리지 런던 정책 연구소의 책임자로 근무했다. 영국 행동 통찰 팀에서 5년간 일하며 수석 연구 고문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