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선(코미꼬) 지음 / 웨일북 펴냄 / 244쪽 / 1만 4000원
"운동이 좋아서 체육과에 갔다가 웃기는 게 좋아서 개그맨을 했다가 외국이 좋아서 스페인에 갔다가 다 망해서 유튜브를 했다가 좀 잘돼서 이 책을 썼다."
위 문장으로 이 책의 큰 줄거리를 파악할 수 있다.
37만 8천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 코미꼬는 이렇게 말한다.
“내 인생을 벌이면서, 나는 도전이라면 일단 예고 없이 싸지르고 봤다. 엄정화를 좋아해서 서울대에 들어갔다. 한국 최고 대학교에 들어가면 대성한 존재가 되어 연예인을 쉽게 만날 줄 알았다. 우연히 친구 따라간 곳에서 축구팀 홍보 담당자로 뽑혀 스페인에 갔다가 쫓겨났다. 너무 나댄다는 이유였다. 한국으로 돌아가려다 우연히 선 무대에서 박수를 받았다. 동양인 주제에 일하지 않고 무대에서 농담이나 해댔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유튜브를 하고 있다. 이걸로 먹고살 수 있기에 시작했다. 그것도 사람들을 웃기면서.”
서울대 다니던 시절 고등학생을 가르치다 너무 쉽게 돈을 버는 거 같아 과외를 때려치우고 막일을 하러 간 경험이 있는 저자는, KBS ‘개그콘서트’가 잘 나가던 2013년에 개그맨으로 뽑혔지만 ‘쫄쫄이’와 인형 탈을 쓰고 출연했기에 얼굴을 거의 알리지 못했다.
“서울대생인데 왜 개그맨을 하냐?” “웃기지도 않으니 선생님이니 하라”는 사람들의 말에 상처도 많이 받았던 그는 스페인과 페루 그리고 한국을 종횡무진 오가며 학생, 행사 진행자, 개그맨,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살았던 여러 순간들을 털어놓는다.
스페인의 재능 발굴 프로그램 ‘갓 탤런트’의 본선을 통과하기는 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백수임에 변함이 없던 그는 새로운 직업으로 유튜버를 택했고 “이게 망하면 이미 벼랑 끝인 내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각오”로 임했다.
그리고 그가 오늘 하는 말은 “망하지 않았어요, 우리 모두 좋은 실패를 합시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