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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와 기업 ②] '기업 SNS 조상님' SK텔레콤, 언론사 뺨치는 최다 팔로워와 "직접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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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63호 윤지원⁄ 2017.11.23 15:53:51

▲SK텔레콤 사옥. (사진 = 연합뉴스TV)


“포털 뉴스도 이제 안 봐요. SNS에 더 빨리 나오고 또한 내 맘대로 골라볼 수 있는데, 굳이 포털에 들어가서 에디터가 뒤늦게 정리해 놓은 대로 볼 필요는 없잖아요?” 20대 청년의 말이다. 

바야흐로 SNS 시대다. “종이신문-TV-인터넷 광고에서 아무리 승리해도 SNS 홍보에서 진다면 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SNS 홍보팀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국내 기업들의 최근 동향을 보여주는 시리즈 [SNS와 기업]의 두 번째는 국내 대표 ICT 기업인 SK텔레콤이다. [편집자 주]


▲SK텔레콤의 트위터 계정 웹페이지. 2009년 3월에 개설되어 약 26만 4천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사진 = 트위터 웹페이지 캡처)


국내 첫 '기업 SNS' … '백만 팔로워'도 처음 달성

SK텔레콤은 국내 SNS 마케팅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SKT의 트위터는 국내 최초로 개설된 '기업 SNS' 채널이다. SKT가 트위터에 기업 개정을 만들던 2009년 3월은 트위터가 생긴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2006년 7월 서비스 개시), 트위터 공식 홈페이지는 한국어 지원도 않던 때였다. 국내 이용자는 불과 몇천 명에 불과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파급력에 대중이 주목하게 된 계기가 됐던 아랍 혁명도 1년 반 뒤에 일어났다.

이후 페이스북, 미투데이(2014년 서비스 종료) 등에도 기업 계정을 개설했다. SKT의 소셜 팔로워는 2012년 10월 100만 명을 돌파했는데, 이 역시 국내 기업 최초였다. 당시 팔로워 수 2위는 통신 라이벌 KT였는데, KT의 팔로워 수 64만 명은 SKT보다 36만 명이나 적은 숫자였다. 삼성전자의 팔로워도 당시에는 37만 명에 불과했다.

(사)한국소셜콘텐츠진흥협회와 헤럴드경제가 주최해 2011년부터 실시된 대한민국 SNS 대상에서 SKT는 통신서비스 관련 기업부문 대상을 2016년까지 독식했다(2016년은 SK주식회사 수상, 2017년은 해당 부문 없음).

SKT는 현재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유튜브, 인스타그램, 구글플러스, SKT 자체 블로그인 SKT 인사이트(Insight), 네이버 포스트에 개설된 ‘스크랩’, 그리고 해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영문 서비스되는 글로벌 블로그 등 총 9개 소셜 채널을 운영 중이다. 이 중에서 이용자가 적은 구글플러스는 1년 이상 활동이 없고, 카카오스토리는 지난 9월까지의 흔적만 남아 있다.

▲위로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페이스북 페이지 첫 화면. (사진 = 페이스북 웹페이지 캡처)


SNS 팔로워 = 시장점유율?

기업 SNS 시대를 연 트위터 계정 @SKtelecom에만 26만 4천여 명의 팔로워가 있다. 2010년 3월 개설한 @SKTworld 계정에도 17만 4천여 팔로워가 있으나 2015년 3월 이후로 운영을 종료한 상태다. 이는 국내 이통3사 중 가장 많은 숫자인데, KT는 @kt_corp 계정에 약 15만 1천 명, @kt_cs 계정에 약 12만 3천 명의 팔로워가 있다. LG유플러스의 @LGUplus 계정엔 11만 9천 명 정도다.

SKT의 소셜 미디어 채널 중 팔로워가 가장 빠르게 늘어난 곳은 페이스북이다. 2010년 11월에 개설한 SKT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2012년 9월 50만 팔로워를 돌파했고, 현재 150만 개 이상의 ‘좋아요’와 145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KT는 103만 명, LGU+는 74만 명 정도다.

최근 전 세계 젊은 세대 사이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인스타그램에서 SKT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보다 팔로워 및 활동이 미약한 편이다. 3사 가운데서는 LGU+가 팔로워 6만 5000명 정도로 가장 많고, 팔로워들과의 소통도 가장 활발하다. SKT의 팔로워는 LGU+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3만 1700명이다. 특히, SKT 인스타그램 계정은 1주일에 2건 정도 신규 포스팅을 하며 꾸준히 운영하고 있음에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비교하면 이용자의 댓글 및 ‘좋아요’ 수가 확연히 적은 편이다. 이와 관련해 SKT 인스타그램 계정이 다른 이용자를 아무도 팔로잉하고 있지 않은 것이 눈에 띈다. SNS 마케팅은 고객과의 양방향 소통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 채널은 기업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 창구로만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2016년 말 기준 이동통신 3사의 시장 점유율은 SKT(48.8%) KT(30.8%)에 LGU+(20.4%) 순이었다. 3사의 SNS 계정 팔로워 수가 대체로 이와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어 기업 소셜 마케팅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진다.

▲SK텔레콤 블로그 '인사이트'의 첫 화면.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가 활발하며, 제품 및 이벤트 홍보 이외의 콘텐츠 비중이 높다. (사진 = 웹페이지 캡처)


블로그 ‘인사이트’는 콘텐츠 적극 제작

SKT가 현재 가장 공들이는 소셜 채널은 기업 블로그인 ‘SK텔레콤 인사이트’다. 최근 삼성전자 뉴스룸, 채널 현대카드 등 ‘브랜드 저널리즘’을 표방하며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제작하는 기업 블로그가 늘어나고 있는데, SKT도 지난 7월 기존 블로그를 새롭게 꾸미면서 이 대열에 합류했다.

콘텐츠의 소재는 SKT 제품 및 서비스 상품 소개나 이벤트를 홍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보통신기술(ICT), 4차산업혁명 등 최신 기획기사 및 전문가 칼럼 등을 골고루 다루고 있다. 또한, 브랜드에 기반을 두고 여행, 영화, 스포츠 등 레저와 트렌드 등을 통합한 콘텐츠들로 방문하는 소비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인사이트로 개편된 뒤의 블로그 내용 전체를 살펴보면, 브랜드 홍보용 콘텐츠보다 다른 콘텐츠의 비중이 더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인사이트의 콘텐츠들에선 SKT가 시장 및 사회에서, 그리고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의 포지션을 고민하는 태도가 잘 드러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고민이다. SKT는 AI(인공지능)와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게 될 미래에 대한 대처 방안을 찾기 위해 자문단을 구성했고, 7개월 동안 관련 시리즈 기사를 제작했다. 그리고 11월 22일에는 해당 기사들을 e북(e-book)으로 정리해 인사이트에 공개했다. 

▲SK텔레콤이 인사이트에 공개한 4차 산업혁명시대 일자리 패러다임 변화에 관한 e북(ebook). (사진 = 웹페이지 캡처)

▲SK텔레콤 인사이트에 연재된 4차산업혁명시대 일자리 관련 콘텐츠. (사진 = 웹페이지 캡처)


최근 진행하고 있는 SEE YOU TOMORROW 캠페인의 경우,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같은 전문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기업의 기술적 성과나 능력을 과장되게 자랑하는 대신 소비자가 현실과 일상에서 직접 느낄 변화에 관해 이야기한다. 고객이 이러한 분야를 접할 때 자연스럽게 던질 만한 질문과, 그에 따른 적절한 대답을 주고받는 과정을 감성적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SKT가 현재 상용화를 추진 중인 5G 기술에 대한 캠페인은 이러한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태도를 특히 잘 보여준다. ‘어느 해녀의 그리움’ 광고는 평생을 해녀로 살아온 할머니가 이제는 들어갈 수 없는 바다를 그리워할 때, SKT가 5G 기술로 제공하는 선물을 보여준다. 특수 차량 내부의 다면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4K 고화질의 바닷속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줌으로써, 할머니가 그리워하던 바다에 다시 한 번 들어간 듯한 체험을 선물해 주었다. “여기가 내 고향이다”라고 큰소리로 외치는 할머니의 희열이 전해주는 소박한 감동에 네티즌들이 적극적으로 화답하여, 공개 이후 두 달 동안(2017. 9. 21 ~ 2017. 11. 23) 조회 수 839만 5천 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SKT는 ‘미미클럽’(미미: 미리 만나보는 미래)이라는 제목의 팟캐스트를 직접 제작해 인사이트와 유튜브, 팟빵 등을 통해 방송하고 있다. 인기 팟캐스트 ‘불금쇼’의 진행자인 정영진과 최욱이 MC를 맡고, 전문가 게스트를 초청해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한 다양한 ICT 관련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인기 팟캐스트 '불금쇼'의 진행자인 정영진(가운데)과 최욱(왼쪽)을 MC로 기용해 만드는 SKT 자체 제작 팟캐스트 '미미클럽' 녹화 장면. (사진 = SK텔레콤 인사이트)


트렌드 주도하는 브랜드

이처럼 SKT 인사이트에서는 최근의 SNS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앞서 예로 든 캠페인 영상이나 팟캐스트 외에도 일반적인 텍스트+이미지 위주의 콘텐츠가 아니라 e북, 웹툰, 인포그래픽, 카드뉴스 등 다양한 형태의 포맷에 정교한 정보를 담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오랫동안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선도하면서 쌓은 자산인 사용자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기사들은 여느 언론사의 IT 코너 못지않게 알찬 내용을 담고 있다.

인사이트 블로그는 최근 누적 방문자수 2백만 명을 돌파했다. 인사이트의 콘텐츠들은 블로그 방문자들 외에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다른 SNS 채널을 통해 2백만 명이 넘는 팔로워들에게 추가로 공유된다. 주목할 점은, 지상파 3사와 일부 종편·케이블TV를 제외하면 SKT보다 많은 SNS 팔로워를 거느린 국내 언론사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SKT가 생산한 콘텐츠의 파급력이 어지간한 언론과 맞먹을 수 있다.

▲SK텔레콤의 5G 캠페인 영상 '어느 해녀의 그리움 편'의 한 장면. 지난 9월 21일 공개된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840만 회 가까이 조회되었다. (사진 = 유튜브 영상 캡처)


한 마케팅 전문가는 “얼마 전까지 SNS 마케팅에서 기업은 제품 소개나 이벤트 홍보에 주력했다. 그 밖에 볼만한 콘텐츠는 외부에서 리트윗 형식으로 빌리고, 채널 운영자는 댓글 주고받기 등을 통해 고객과 개인적인 정서까지 교감하는 직접적인 소통이 중시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미 팔로워 규모가 거대해진 기업은 고객이 흥미를 느낄만한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데 적극적으로 변했고, 이 콘텐츠가 SNS 채널을 통해 독점적으로 유통되면서 여론과 트렌드를 결정하는 지위를 스스로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SKT와 같은 일부 기업은 이미 매스미디어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SNS만으로 오피니언과 트렌드를 직접 주도할 수 있는 콘텐츠 생산 및 유통 시스템을 갖췄으며, 브랜드 자체가 문화 현상이 될 수 있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이미 시장 과반수를 점유한 SKT가 업계 트렌드까지 주도한다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장이 변하는 방향을 유리하게 이끌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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