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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스톱 인수, 롯데‧신세계 경쟁 치열하지만, 글랜우드PE가 승자 될 수도?

신동빈 vs 정용진 대결 관심…향후 시장판도에 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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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6-617합본호 정의식⁄ 2018.11.23 14:45:21

서울 시내 한 미니스톱 매장. 사진 = CNB저널

편의점 업계 4위 ‘미니스톱’을 차지하기 위한 유통 공룡들의 한판 승부가 시작됐다. 국내 유통업계의 양강인 롯데, 신세계에 사모펀드 글랜우드PE까지 최종 입찰에 참여해 인수 후보자는 3곳으로 좁혀진 상태. 지나친 출점 경쟁으로 편의점의 수익성이 악화된 시점에서 시장 재편을 가져올 수 있는 미니스톱 인수를 위해 유통업계의 두 거물이 전면전을 벌이는 형국이지만, 급부상 중인 사모펀드 글랜우드PE가 승자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니스톱 새 주인 될 최종 입찰자 3곳 가려져

20일 마감된 한국미니스톱 매각 본입찰에 롯데와 신세계,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참여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매각 대상은 일본계 편의점 체인 미니스톱의 지분 100%다. 일본의 유통 대기업인 이온(AEON)그룹이 76.06%, 국내 식품기업 대상이 20%, 일본 미쓰비시가 3.94%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이온그룹은 매각 주관사 노무라증권과 약 일주일 간의 검토를 거친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매각 금액은 약 3000억∼4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미니스톱 로고. 사진 = 미니스톱

미니스톱은 지난해 매출 1조 185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기준 국내 4위다. 같은 기간 GS리테일의 GS25가 6조 2780억 원으로 1위, BGF리테일의 CU가 5조 5827억 원으로 2위,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이 3조 8427억 원으로 3위다.

점포 수 기준으로 보면 5위다. 10월 말 기준 미니스톱 점포는 2534개이며, 1위 CU 1만 3109개, 2위 GS25 1만 3018개, 3위 세븐일레븐 9548개, 4위 이마트24 3564개다.

외형만 보면 ‘2강 1중 2약’ 중 2약에 해당하는 미니스톱을 롯데와 신세계, 글랜우드PE가 탐내는 이유는 뭘까?

롯데‧신세계, 편의점 부진 탈출 ‘신의 한 수’?

먼저, 롯데그룹 입장에서 미니스톱은 그간 뒤쳐진 편의점 경쟁에서 반전을 가져올 거의 유일한 카드다.

롯데는 백화점과 마트, 면세점 등 여러 유통 채널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유독 편의점에서는 GS25와 CU를 따라잡지 못해 3위에 머무르고 있다. 선두권 2강과의 점포 수 차이는 약 3500여 개. 미니스톱 인수로 점포 2534개를 확보하면 차이는 약 1000여 개로 줄어든다. ‘2강 1중’이 아닌 ‘3강’ 구도로 시장이 재편되는 것.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 연합뉴스

업계에서도 미니스톱의 새 주인이 될 기업으로 롯데를 지목하는 사람이 많다. 롯데는 그간 다양한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전력이 있다. 편의점 부문에서도 외국계 체인인 로손과 바이더웨이를 인수하면서 세븐일레븐의 몸집을 성공적으로 키웠다.

특히 최근 경영에 복귀한 신동빈 롯데 회장의 미니스톱 인수 의향이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지난 2014년부터 강조해온 ‘옴니채널’ 전략의 핵심이 편의점이기 때문. 앞서 지난 5월 신 회장은 “세븐일레븐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옴니채널의 핵심 거점으로 역할이 증대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세계그룹의 상황은 롯데보다 좀더 심각하다. 지난 2013년 ‘위드미’를 인수하며 편의점 사업에 후발주자로 진입한 이후 2017년 7월 ‘이마트24’로 브랜드를 바꾸고 공격적 매장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선두 2강은 물론 3위 세븐일레븐에도 크게 못미치는 상황이기 때문.

하지만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하면 반전을 기대할 수도 있다. 점포 수가 약 6000여 개로 배가되면서 세븐일레븐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몸집이 커지기 때문이다. 편의점 점포 포화로 인해 신규 출점이 극단적으로 어려워진 것을 감안하면, 미니스톱 인수는 이마트24가 점포 수를 늘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간주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 = 신세계

이마트24의 경우 점포 수를 최소 6000개 이상으로 늘려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대부분의 편의점 체인이 매출에 비례해 약 30% 내외의 로열티를 본사에 납부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이마트24는 월 15만~60만 원의 정액 회원비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매출이 커질수록 고정비 부담이 낮아지므로 편의점 점주 입장에서는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 이마트24 본사가 이익을 얻으려면 가맹점이 최소 6000개는 넘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마트24는 2016년 360억 원, 2017년 518억 원의 적자를 냈다. 흑자 반전을 위해서는 미니스톱 인수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니스톱 측, 글랜우드PE를 선호… “관건은 최종 입찰가”

이런 이유들 때문에 업계에서는 미니스톱 인수전이 신동빈 롯데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자존심을 건 정면대결로 귀결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다크호스’ 글랜우드PE가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도 간과하기 어렵다.

글랜우드PE는 2014년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2남1녀 중 막내아들인 이상호 대표가 취임한 이후 급성장세를 보이는 사모펀드다. 2014년 동양매직을 3000억 원에 인수해 약 2년 반만에 SK네트웍스에 6100억 원에 매각함으로써 약 3000억 원의 차익을 남겼으며, 2016년에는 한라시멘트를 약 6300억 원에 인수해 1년 만에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PEA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약 14%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롯데, 신세계이마트의 미니스톱 인수 후 시장점유율 변동 예상. 자료 = 한국투자증권

업계에서는 미니스톱의 대주주인 일본 이온그룹과 내부 임직원들이 롯데와 신세계보다는 글랜우드PE에 매각되기를 원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두 유통 대기업에 인수될 경우 미니스톱 브랜드가 타 브랜드에 흡수돼 사라지고, 이 과정에서 상당수 임직원이 구조조정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글랜우드PE가 주인이 되면 미니스톱 브랜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물론 인력 구조조정도 최소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전 승패를 가를 가장 큰 요인은 당연히 인수가액이며, 판매자 측은 4000억 원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인수자 측은 3000억 원대를 써낸 것으로 추정된다”며 “롯데 혹은 이마트가 글랜우드PE가 제출한 금액과 크게 차이 나는 금액을 써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글랜우드PE가 최종 승자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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