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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워렌 버핏

한국경제에 악플 다는 동아일보 식 경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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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호 ⁄ 2007.07.03 11:55:48

워렌 버핏 이야기가 한창이다. 워렌 버핏이 누군가. 주식 투자로 돈 번 사람이다. 얼마나 벌었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에 이어 세계 두 번째 부자다. 제대로 벌었다. 워렌 버핏의 투자방식이 재미있다. 그는 경제 분석을 보지 않는다. 저평가 된 튼튼한 기업이면 투자한다. 그리고 안 판다. 한번 문 것은 놓지 않는다. 황소형이다. 이런 그가 포스코에 투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5억 7200만 달러를 투자해 11억 5800만 달러가 됐다. 두 배가 살짝 넘는다. 우리 돈으로 73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주말을 지나 버핏의 기사가 여기저기서 등장하니, 동아일보의 홍권희 논설위원께서 한 마디 하셨다. 보나 마나 버핏을 칭송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폄하하는 기사다. 소재는 ‘후계자론’이다. 버핏은 공개적으로 후계자를 구하는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조건도 달았다. 버핏이 꼽은 필수 조건은 독립적인 사고, 감정적 안정성, 인간과 기관의 투자 행태에 대한 이해, 더 좋은 대우를 해 준다는 외부 제안에도 회사를 떠나지 않을 사람 등이다. 새로운 사실이 등장하는데, 노무현 대통령도 이미 후계자의 상을 밝혔다. 홍권희 논설위원만 아는 사실이다. 대통령이 인터넷 언론과의 대화 중 “정치를 좀 아는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을 홍권희 위원은 후계자상을 말한 것으로 규정한다. 그러고는 자기도 그렇게 말하기 미안한지 ‘차기 대통령의 조건을 정식으로 밝힌 것은 아니었지만’이라고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은 후 냅다 조져대기 시작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후계자상은 정치니 경제니 하는 분류부터 현실적이지 않으며, 차라리 자신의 경험과 미래에 대한 전망이 녹아 있는 리더십의 조건, 리더의 덕목을 정리해 놓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한 발 더 나간다. 대통령이 잘못한 것을 오답 노트처럼 정리해 차기 대통령의 조건으로 꼽으라는 것이다. 워렌 버핏이 후계자 발굴을 목적으로 한 발언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나가다 흘린 말로 후계자상을 정해서 비교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조진다. 자기 혼자 멍석깔고 잘 놀고 내려온다. ■미래를 예측하는 자들 워렌 버핏 이야기를 처음 대대적으로 보도한건 바로 3일자 동아일보다. 그런 버핏을 한국 언론들이 띄워 준다. 동아일보 제목부터 <‘저평가 알짜 주’ 버핏은 알고 있었나?>로 뽑았다. 신기에 가까운 그의 통찰력을 우러른다. 버핏이 포스코에 투자해 두배로 불린 ‘이 신기한 사건’과 후계자를 찾는 기사까지 다뤄 6면의 반을 차지하는 큰 기사가 됐다. 도대체 언제 그렇게 많이 불렸을까? 그래도 홍권희 논설위원보다 기자들은 취재를 잘 했다. 동아의 김창원·이나연 기자는 매입단가가 15만원대임을 감안해 2002년~2003년 사이에 집중 매입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포스코의 차트를 검색했다. 포스코가 15만원대에 도달한 것은 2003년 말이다. 계속 오르던 포스코는 2004년 중반까지 널뛰기를 하다가 다시 상승한다. 버핏이 투자한 것은 2003년 말 전후, 혹은 2004년 중순까지가 된다는 얘기다. 어쨌건 버핏은 참여정부 출범 1년이 꽉 찼을 때를 기점으로 해서 포스코를 매입했다. 그리고 현재 버핏은 3년 간 7300억을 챙겼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생각해 보자. 대통령은 1월 23일 신년연설에서 이렇게 말한다. “유력 언론이 우리 경제에 끝없는 저주를 퍼부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꾸역꾸역 깨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신비로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우리 경제에 자신감을 가집니다… 경제위기론이 가장 심했던 2003년과 2004년에 외국인들은 우리 주식을 대거 사들였습니다. 시중에는 ‘영자신문 읽는 사람은 한국 주식에 투자하고, 한글신문 읽는 사람은 투자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외국인들은 한국의 증권시장에서 차익을 얻고 한국인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 경제를 위기니, 파탄이니 하면서 끊임없이 저주를 퍼부은 사람들은 우리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힌 것입니다.” 재밌지 않나? 노무현 대통령은 알고 있었다. 새로운 사실이 아니었다. 우리 언론의 생리가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하면 ‘잡소리’가 되고, 버핏이 말하면 ‘신기에 가까운 통찰력’이 된다. 대통령은 경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언론의 심한 공격을 받아야 했다. 게다가 버핏의 이익은 종합주가지수 상승폭과 일치한다. 2003년 말 종합주가지수는 740~750, 현재는 1400대다. 한국의 종합주가지수와 같이 움직인 셈이다. 버핏은 종목에 투자하면 팔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경제분석에 따른 투자가 아니라 계속 성장할 회사를 선택하기 때문에 사고 팔 필요가 없는 것이다. 버핏이 포스코 주식을 팔까? 그렇지 않다. 더 가지고 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에도 말했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6자회담이 해결되어감에도 불구하고 IMF 이전으로 회복하지 않은 채 저평가되어있는 상황이니까 더 나아진다고 말한다. 버핏과 노무현 대통령의 비슷한 점이다. 옆에서 아무리 난리를 쳐도 꿈쩍 하지 않는다. 한편, 동아일보의 보도 이후 조선일보 인터넷판도 주말에 워렌 버핏 이야기를 올렸다. 하지만 조선일보에는 워렌 버핏이 2003년 말부터 현재까지 한국 주식에 투자해 두 배의 수익을 남겼다는 소식은 쏙 빼 놓고, 후계자를 구한다는 소식만을 전했다. ■한국경제에 다는 동아의 악플 홍권희 논설위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말 하나, 모든 정책이 틀렸다고 했으니 종합주가지수가 600에서 1500에 육박하도록 주식 투자를 안 했을 것으로 믿는다. 버핏의 신기에 가까운 예측도 불가능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명확한 사실은 노무현 대통령은 계속 경제가 괜찮다고 했고, 본인도 투자해서 상당한 재산증식을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에 매일 악플달던 전여옥 여사도 그 입과는 다르게 대통령을 신뢰하는지 주식에 투자해 15억을 챙겼다. 워렌 버핏 역시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예측으로 7300억이나 챙겼다. 노무현 대통령과 한국 경제에 저주를 거는 악플 놀이야 말리지 않겠지만 경제기사나 증권기사는 쓰지 않길 바란다. 국민들까지 손해 봐서는 안 되니까 말이다. 아, 한가지 더. 마우령 신녀, 주몽 저주하다 벼락맞아 죽었다. -박득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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