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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이슈]클린턴 평양 방문, 그 의미와 북미관계 전망

오바마식 대담한 대북정책 주목…오바마·김정일 정상회담, 북미 국교수립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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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30호 편집팀⁄ 2009.08.11 10:12:54

최성(한반도 평화경제연구원장/북한학 박사) 클린턴發 북미관계 大지각변동 예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방북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그리고 2명의 미국 여기자 석방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드라마틱한 상황이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 다. 우선 개인적인 차원의 방북이라는 미 백악관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방북 보고를 백악관에 이미 했고, 힐러리 국무장관을 비롯한 오바마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뒤이은 발언이 매우 의미심장하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국가안보회의(NSC)팀에 자신의 방북 결과를 보고했으며, 앞으로 공식적이고 심층적인 추가 브리핑을 백악관에 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기브스 대변인은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이 NSC팀과는 별도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방북 보고를 할 것이라면서, NSC팀과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브리핑이 ‘투 트랙 방식’으로 함께 진행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부스 대변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서) 받은 인상이 무엇이든 다 확보하려는 게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3시간 가량 회동하는 과정에서 나온 북한의 핵무기 정책 등에 대해 백악관이 종합적인 분석에 착수했음을 뜻하는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방북팀이 직접 지켜본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도 면밀한 분석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클린턴의 방북 및 김정일 위원장 면담을 얼마나 비중 있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며, 향후 클린턴발 북미 관계의 대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징표가 아닐 수 없다. 오바마식 대담한 대북정책 전환 가능성 높아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던 여기자들을 미국으로 데려오기에 앞서 북한의 김 위원장을 3시간 넘게 만나 북핵 문제를 포함한 북미 관계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브스 대변인은 그러나 핵문제 등에 대한 클린턴 전 대통령의 기존 입장을 언급하면서 “그는 북한에 핵무기 추구를 그만둬야 하며 핵무기 획득은 국제사회에서 그들의 위상을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고립만 더 자초할 뿐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기부스 대변인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추진하길 원한다면서 이번 방북을 계기로 대북정책이 바뀐 게 없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했으며, 아울러 한 걸음 더 나아가 “여기자 석방과 북핵 문제를 분리 접근해왔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이행돼야 한다는 우리의 정책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리고 기브스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에 필요한 유엔 안보리 제재 조치를 계속 취하는 한편, 북한이 핵폐기를 위한 합의사항 이행에 복귀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오바마 행정부의 발언은 일견 기존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처럼 보이나, 실제에 있어서는 북한이 핵폐기 의사가 있다면 북미 직접대화는 물론 북미 관계의 개선을 포함하여 오바마식 대담한 대북정책의 전개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오바마-김정일 정상회담 통한 북미 국교수립 가능성 북미 관계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브스 대변인은 북한의 관계개선 의지를 확인할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북한은 관계를 변화시키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합의에 복귀할 능력이 있다”면서 “그것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브스 대변인은 여기자 석방에 대한 북한의 대가 요구에 대한 질문에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말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5일 N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에 관계 개선의 길이 있음을 말해왔다”며 “여기에는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도발적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두 여기자의 석방을 위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임무는 개인적 활동으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압력을 완화하는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으나,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여행에서 본 흥미로운 것들을 내게 전하리라 본다”고 매우 의미 있는 발을 하기도 해 관심을 더욱 고조시켰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의 결단을 내린다면 북미 관계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이미 후보시절에 공약했던 김정일 위원장과의 직접대화를 통한 북미 간 일괄타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번 클린턴과 김정일의 면담은 사실 전직 대통령의 신분인 클린턴과의 회동이었지만, 국제적으로는 북미 양 정상의 회동이라는 극적인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향후 오바마-김정일 위원장 간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북미 국교수립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시사점이 크다고 하겠다. 물론 이러한 북미 간 포괄적 일괄타결의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2차 핵실험까지 수행한 북한의 핵폐기 의지와 구체적인 합의 그리고 6자회담 관련국과의 공동 쟁점 현안에 대한 합의 등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과정이 가로놓여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의 핵심은 북한이 끊임없이 요구해온 오바마 행정부와의 직접 담판이었으며, 이번 클린턴의 방북과 김정일 면담 그리고 3시간이 넘는 대화를 통한 허심탄회한 대화가 매우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억류된 두 여기자의 석방을 가져온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은 오바마 행정부에 외교적 과제를 다시 안겨줬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이 5일 보도했다. <타임>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3시간 15분간 대화를 나눴고, 그 대화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전 세계는 두 사람의 회동을 통해 우선 김정일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타임>지는 김 위원장이 작년 8월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최근 췌장암설이 돌고 후계체제를 둘러싼 권력투쟁설까지 나오면서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지만, 이번에 훨씬 더 건강한 모습으로 등장함에 따라 미국은 “김 위원장이 당분간 건재할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서울 주재 한 고위 미 외교관이 말한 것으로 전했다.

이어 <타임>지는 김 위원장이 북한을 궁지에서 구해내려고 다시 시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비록 오바마 행정부가 선호하는 6자회담은 아닐지라도 미국과의 대화에 다시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타임>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오바마 행정부에 다시 국제외교적 과제를 안겨줬다면서, 김 위원장이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원한다고 밝혔다면 오바마 정부로부터 나올 합리적인 답변은 하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여기자 석방을 위해 방북한 뒤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북핵 문제를 포함한 북미 관계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 교환을 한 것으로 알려져, 그가 풀어놓을 ‘방북 보따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위원장과 클린턴 전 대통령의 회동과 관련해 “조미(북미) 사이의 현안들이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하고 깊이 있게 논의됐으며, 대화의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고 전한 바 있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김 위원장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통해 미측 또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해주기를 바라는 외교적 메시지 혹은 중대 제안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미 행정부는 김 위원장이 전달하고자 하는 외교적 신호를 평가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전에도 김 위원장은 1차 핵실험 직후인 2006년 10월 후진타오 주석의 특사로 파견된 탕자쉬안 국무위원에게 추가 핵실험 유예와 6자회담 복귀라는 신호를 보냈으며, 한 달 뒤 북한과 양자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미측의 입장과 달리,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베이징에서 만나 6자회담 복귀에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비록 여기자 석방과 북핵은 별개라는 백악관과 국무부의 강조나, 북한이 도발을 중지해야 관계 개선의 길이 있다는 오마바 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강경 입장에도 불구하고, 교착국면을 돌파할 새로운 협상에 대한 에너지가 클린턴의 방북과 여기자 석방을 계기로 축척되는 분위기이다. 클린턴 방북 이후 남북관계 전망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전격 방북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 대북 메시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 초에 8·15를 계기로 주요 대북 제안을 해왔으며, 청와대 역시 이번 8·15에 맞춰 대북 제안을 구상 중인 상황에서, 클린턴의 방북은 남북 관계를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키우고 있다. 8·15 메시지의 가장 큰 변수는 개성공단의 유모 씨와 연안호 선원 등 억류된 우리 국민들이 언제 석방되는지 여부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일단 북한이 6일로 각각 억류 130일, 8일째인 개성공단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와 800연안호 선원 4명을 8·15 이전에 풀어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나, 현재의 남북 관계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의 대책은 현재로서 뾰족한 방안이 없어 보인다. 일단 8·15 전에 유 씨 등이 풀려난다면 이 대통령이 경축사를 통해 전향적 조치를 제안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억류자들의 귀환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경색된 남북 관계를 감안한다면 8·15를 아무런 메시지 없이 그냥 넘길 수는 없는 입장이고, 그렇다고 대북 정책 원칙을 훼손하면서 ‘선물’을 제시하는 등의 거창한 구상을 밝힐 수도 없다는 데 청와대의 고민이 있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한 관계자는 “8·15 메시지로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던 부분 중 인도적인 분야에 한해 정부가 직접 북한을 도울 수 있는 방안 등이 담길 수 있다”며 “영ㆍ유아 등 취약 계층을 도울 수 있도록 북한 내 대형병원 건립 지원 등을 하나의 방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에 도움이 되고 국제 여론을 환기하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복안으로서, 북한이 제안을 거부하더라도 정치적 부담이 적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금강산 관광 재개, 대북 식량 지원 카드 등도 검토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북한의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없이는 북미 대화에 선뜻 나서기 힘들어 우리도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볼 때, 북한이 강력히 요청해 온 6.15 선언과 10.4 남북 정상선언의 실천적 이행과 이를 위한 대북특사 파견과 같은 획기적 제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일보의 진전도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이명박 정부는 오래 전부터 필자가 강력히 경고하고 제안해왔던 것처럼,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수정과 더불어 남북 화해협력정책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전면 재정비하는 것이 클린턴의 방북 이후 전개될 북미 관계의 급진전 속에서 또다시 통미봉남 혹은 대한민국 정부의 외교적 고립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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