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환 연세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흉부외과 교수 선천성 심장 기형은 심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이상이 생겨 기형인 상태에서 태어나게 되는 병을 말한다. 그런데 성인 선천성 심장 기형은 두 가지 점에서 다르다. 첫 번째는 선천성 심장 기형이 원래 있었는데 기형이 심하지 않아 증상이 별로 없어 모르고 있다가 나이가 들어 심장 기형이 있음을 알게 되거나 관찰 중에 있다가 나이가 들어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이다. 두 번째는 어린 나이에 선천성 심장병으로 수술을 받고 성장하여 어른이 된 경우를 이야기한다. 첫 번째의 경우는 심하지 않은 기형 즉 심방 중격결손증. 심실중격결손증, 동맥관개존증, 청색증이 별로 없는 활로씨 사징증, 엡스타인 기형, 그리고 말판증후군이 해당된다. 두 번째의 경우는 한 번의 수술로 완치되지 않는 심장 기형인데, 대표적으로는 활로씨 사징증 후 재수술, 인조혈관을 이용하여 교정해주는 폐동맥폐쇄증, 인공판막을 사용한 수술 등이 해당된다. 그러면 성인 선천성 심장 기형은 어떻게 치료하는지 알아보자. 심방중격결손증 증상이 심하지 않아 성인이 되어서야 발견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심지어 60대가 되어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심방 부정맥이나 우심실 부전으로 인한 증상으로 발견되고, 수술적 치료는 간단한 편이다. 심실중격결손증 심실중격은 좌우 심실을 구분하는 벽인데, 여기에 결손이 있으면 높은 압력 차이로 인해 단락되는 혈류의 양이 많아 심부전이 일찍 나타나게 되어 어렸을 때 대부분의 환자가 발견되나, 단락되는 혈류의 양이 적은 경우는 증상이 별로 없어 어른이 되어 나타날 수 있다. 두 가지 경우로, 아주 작은 크기의 심방중격결손이나 심실중격결손은, 어느 정도 크기가 있지만 대동맥판막이 돌출되어 막고 있어 실제로는 작은 크기의 심실중격결손과 같은 경우이다. 아주 작은 크기이면 수술할 필요가 없으나, 나중에 주위의 삼첨판막이나 대동맥판막의 손상이나 심내막염의 위험이 있으면 수술한다. 아이젠멩거 증후군은, 심실중격결손이 커서 폐혈류가 너무 많이 증가하면 폐의 혈관들이 수축해서 감소시키려 하는데, 수축 정도가 너무 심하여 폐동맥의 압력이 대동맥의 압력보다 증가하게 된 상태를 이야기하며, 증상의 호전이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수술의 시기를 놓친 경우이다. 동맥관개존증 동맥관개존증이 늦게 발견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성인이 될 때까지 혈류가 있으면 동맥류를 형성하거나 석회화가 진행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수술시 주의를 요한다. 요즈음에는 디바이스를 이용하여 수술 없이 시술로 막을 수 있다. 청색증이 별로 없는 활로씨 사징증 폐동맥 협착의 정도가 적은 경우에는 청색증이 많이 나타나지 않아 모르고 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실중격결손증이 폐동맥 협착과 절묘하게 조화되면 증상이 별로 없는 것처럼 청색증이 별로 없는 활로씨 사징증도 비슷하다. 엡스타인 기형과 말판증후군 희귀한 질병인 엡스타인 기형은 삼첨판막의 기시 이상으로 생긴 병이고, 말판 증후군은 대동맥판막과 상행 대동맥의 구성 단백질의 문제로 동맥류가 생기는 병이며, 모두 성인에게서 잘 발견된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활로씨 사징증 후 재수술
활로씨 사징증 수술의 주된 부위는 폐동맥협착의 완화와 심실중격결손증의 봉합이다. 폐동맥판막의 협착은 인조물을 써서 넓혀주는데 이때 거의 판막 역할이 없어진다. 어린 나이에는 판막폐쇄부전이 있어도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 반면에, 수술 후 20~30년이 지나면서 폐쇄부전에 의한 우심실 용적 과부하가 결국은 우심실 부전으로 발전시키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인공 폐동맥판막을 삽입해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동종판막(사람 판막)이거나 조직판막을 삽입한다. (그림-1) 인조혈관을 이용하여 교정해주는 폐동맥폐쇄증 폐동맥폐쇄증은 우심실과 폐동맥 사이의 연결이 끊어진 병을 이야기 하는 것이며, 완전교정수술시 인조혈관으로 우심실과 폐동맥 사이를 연결시켜주게 된다. 이 인조혈관이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된 몸보다 작아지거나 혈관 내벽에 가성내막이 차서 작아지게 되어 반드시 더 큰 크기의 인조혈관으로 대치해주어야 한다. 성인이 된 경우의 수술은 폐동맥판막을 넣어줄 것인가도 결정해야 한다. 기타 다른 기형에서 사용되는 인조혈관은 모두 동일하다. 인공판막 어린 나이에 판막이 기형적으로 발생된 경우, 교정술이 가장 좋은 방법이나, 너무 기형이 심하거나 교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인공판막을 삽입하게 된다. 어린 나이이므로 아무리 큰 인공판막을 넣더라도 나중에 성인에게 필요한 크기를 넣을 수 없으므로 재수술로 더 큰 판막으로 교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판막은 소아에서 더욱 빨리 석회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재수술이 불가피하다. 외과적인 치료와 더불어 성인 선천성 심장병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결혼과 임신 임신은 순환기계통의 변화가 아주 심한 것이 보통으로, 이때 갖고 있는 심장병이 임신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가 주요 관심사이다. 청색증이 있거나 호흡곤란이 남아 있는 경우는 임신하지 말도록 권유한다. 신생아의 기형 유무를 판별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도 필요하다. 항응고제를 사용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는 항응고제가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가능성 때문에 임신 초기에는 헤파린 등 태반을 통과하지 않는 약으로 교체하여 주사 맞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가임 여성에게는 금속판막을 될 수 있으면 삽입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운동과 사회생활 일반적으로 심장병이 있다 해도 절대적인 안정을 권유하지는 않는다. 심장수술을 받고 나서 성인이 되었거나 심하지 않은 작은 기형이어서 수술 받지 않은 성인이거나 운동에 관해서는 할 수 있을 만큼만 적당히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임신과 마찬가지로 청색증이 심하거나 호흡곤란이 심한 경우는 운동을 권유하지 않으나, 대부분의 경우는 상태에 맞추어 적절한 운동을 하도록 권유한다. 단시간에 온 힘을 쓰는 운동보다는 장시간 일정한 양만큼의 운동이 더 적절하다. 학창시절에 심장병 수술을 했다고 완전히 체육시간에 열외시키고, 따라서 주위의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체육교사와 보호자가 합심해서 적절한 운동을 시키고 사회적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오랜 기간 심장병으로 심부전이 발생한 경우 선천성 심장질환은 기형의 정도에 따라 간단한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로 완치될 수 있으나, 한 번의 수술로 완치가 되지 않고 2, 3번의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기형이 심한 경우 심부전으로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드물지만 심장의 기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심한 심부전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활로씨 사징증 수술 후에 우심실부전 혹은 좌심실부전이 나타날 수 있고, 폰탄 수술 후 심실의 기능이 감소하기도 한다. 심장 기능의 저하는 신장기능과 간기능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심부전이 매우 심하여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경우에는 결국 심장이식수술이 필요하게 되기도 한다. 이상과 같이 성인 선천성 심장 기형은 기형의 종류와 중증도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권유된다. 결혼·임신·취직 등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에는 심장병이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나, 기형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을 한다면 일상적인 생활을 영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가끔 선천성 심장병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우리 사회가 약한 심장병 환자들을 이해하여 도와주고 더불어 살아간다면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으며, 더욱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