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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수술도 하이브리드 시대

내과적 시술+외과적 수술…인조혈관 삽입 시술로 심장수술 위험 현저히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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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8호 편집팀⁄ 2010.05.03 15:32:20

장병철 연세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원장 최근 하이브리드라는 용어가 자동차 시장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hybrid)란 한국어 위키백과에는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요소가 합친 것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최근 심장 및 대동맥 질환의 치료에도 하이브리드 수술이라는 시술을 하고 있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내과적 시술 치료와 외과적인 수술법의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발된 최신 치료법이다. 70세 남성 환자가 약 30년 전부터 고혈압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이 환자는 내원 약 6개월 전에 말이 어둔해지는 뇌졸중 증상으로 지방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다행히 약물 치료 후 뇌졸중 증상은 많이 호전되었으나, 약 1개월 전부터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있어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을 하게 되었다. 검사 결과, 심장에서 나가는 대동맥이 매우 확장되어 있었으며, 특히 머리와 좌측 팔로 가는 동맥이 나오는 대동맥궁에서 동맥경화증이 심하고 대동맥이 매우 확장되었음이 확인되어(그림1), 심장혈관병원으로 옮겨졌다. 심장 초음파검사 등 정밀검사 결과, 다행히 심장의 기능은 정상이며, 폐 기능 검사 결과도 정상으로 나타났으나, 대동맥궁과 흉부대동맥을 인조혈관으로 이식해야 할 상태였다. 심장혈관병원 대동맥센터의 내과·외과 및 영상의학과 관련 교수들이 협의한 결과, 하행흉부대동맥의 일부분도 동맥경화증이 심하여 이곳 대동맥까지 인조혈관으로 이식하는 큰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한편, 심한 대동맥을 모두 치료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가슴 양쪽 두 군데를 절개하여 매우 큰 수술을 하든지, 아니면 두 번에 나누어 수술하는 치료법을 쓰든지, 1차 수술과 2차 스텐트 인조혈관 시술을 하는 하이브리드 치료법을 쓰든지, 3가지 치료법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이 환자의 경우 70세로 나이가 많아 앞의 두 가지 큰 수술법은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어, 비교적 환자에게 위험이 적고 효율적 방법인 하이브리드 수술을 선택하기로 결정하였다. 1차 수술로 먼저 가슴 중앙부를 절개하여 상행대동맥을 인조혈관으로 대체하고, 이곳에 머리로 가는 2개의 동맥과 좌측 팔로 가는 좌측 쇄골하동맥을 인조혈관으로 연결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을 하여, 중풍의 위험이 없도록 시술하였다(그림2).

이후 약 3개월이 지나 회복된 다음, 1차 수술 시 이식한 인조혈관의 아래 부위에 스텐트 인조혈관을 다리동맥을 통하여 삽입하는 2차 시술 치료를 하였다(그림3). 즉, 2차례로 나누어 치료하던 과거의 수술을, 1차에서는 수술을 하고 2차에서는 수술 대신 사타구니 부위 다리의 대퇴동맥을 통하여 스텐트 인조혈관을 삽입하는 시술로 비교적 안전하게 최신 치료법을 적용한 것이다. 동맥경화증과 중풍 동맥경화증이란 동맥이 노화되는 현상으로 동맥벽 내에 콜레스테롤 등의 지방과 섬유세포들이 뭉쳐지면서 플라크가 형성되고, 이 플라크들이 산호처럼 석회화되는 증상을 말한다. 흔히 플라크 주위에 피딱지가 붙으며, 결국에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증상이 발생한다. 동맥경화증이 있는 환자들에서는 흔히 중풍이 발생한다. 중풍이란 의학적으로는 뇌졸중이라는 질환이며, 중풍 환자의 약 50%는 뇌로 가는 동맥의 일부가 막혀 중풍이 발생한다. 즉, 뇌동맥에 동맥경화증이 발생하면서 이 혈관이 막히거나, 혈관 내 벽에 붙은 피딱지들이 떨어져 뇌로 가서 뇌혈관이 막히면, 뇌세포들이 손상되어 중풍의 증상이 나타난다.

동맥경화증과 대동맥류 동맥경화증으로 약해진 동맥은 높은 혈압을 견디지 못하면 그 직경이 늘어나 풍선처럼 점차 커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정상 대동맥의 직경은 2~3cm 정도인데, 이것이 약 5cm 이상으로 늘어나면 압력을 이기지 못하여 터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동맥의 직경이 6cm 이상으로 늘어나면 터질 위험이 많아 수술을 권장하게 된다. 위 70세 환자의 경우 머리로 가는 동맥이 나오는 대동맥궁의 직경이 약 6cm로 증가되어 있고, 중풍의 증상이 발생한 매우 위험한 환자라 할 수 있다.

흉부대동맥과 대동맥궁에 발생한 동맥류의 치료 대동맥류에 대한 치료는 수술로 늘어난 대동맥을 모두 인조혈관으로 이식하는 시술이 원칙이다. 근래 수술 기법의 발달과 함께 수술 중 뇌나 심장을 보호하는 많은 연구들로 수술 위험이 매우 줄어 큰 문제 없이 수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흉부대동맥의 동맥류 수술은 수술 위험이 높아 흉부외과 의사도 상당히 꺼리는 수술이었다. 최근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질병이 많아지고 있다. 노인들의 경우 폐 기능이 약하고, 주요 장기의 기능이 매우 떨어져 있기 때문에, 수술의 위험이 젊은 층에 비해 상당히 높다. 특히 대동맥궁에 동맥류가 발생하는 경우 인조혈관으로 이식하려면 뇌로 가는 동맥 혈액이 일시적으로 차단되게 된다. 정상 체온에서는 뇌로 가는 혈액이 3분만 차단되어도 뇌가 손상되어 살 수가 없다. 따라서 뇌로 가는 동맥 부위를 수술하기 위해서는 체온을 내리고, 아울러 뇌를 보호하는 여러 치료 기법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수술도 빠른 시간 안에 완벽하게 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이브리드 대동맥 수술 젊은 나이에서는 대동맥질환이 매우 광범위하게 진행된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노인들의 경우 동맥경화증이 동맥에 광범위하게 진행되어 있으며, 아울러 폐나 간·콩팥 기능 등이 약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수술 범위와 수술 시간을 줄여 합병증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수술이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1차로 비교적 간단하게 수술을 하면서 수술과 동시에 스텐트 인조혈관을 삽입하거나, 수술 후 안정된 다음 수술을 하지 않고 다리 대퇴동맥을 통하여 스텐트 인조혈관을 삽입하는 치료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2~3군데의 대학병원에서 하이브리드 대동맥 수술을 하고 있으며, 결과는 매우 양호한 편이다. 위 환자의 경우 중풍의 원인이 된 대동맥궁과 머리로 가는 경동맥 입구를 모두 인조혈관으로 이식하였기에, 앞으로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중풍과 대동맥 확장으로 인한 파열의 위험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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