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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망가져 쓰러진 26세 비보이 강사

젊은 생명 위협하는 심근경색의 합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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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72호 편집팀⁄ 2010.05.31 16:50:08

윤영남 연세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혈관외과 조교수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여 심장 근육(심근)이 죽는 병이다. 심장에는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세 개의 큰 관상동맥이 있는데, 이 동맥에 동맥경화증이 발생하여 좁아져 있다가 어느 한 혈관이 갑자기 막혀 혈류가 차단되면 이차적으로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병을 심근경색이라 한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장 근육이 죽어(괴사) 심실의 운동이 약해지거나 심실중격이 파열되는 경우 심인성 쇼크가 발생하여 사망하게 된다. 그 외에,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실성 부정맥이나, 심실 내 혈전이 뇌 또는 전신으로 날아가는 색전증 등으로 사망하게 된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2시간 이내에 다시 피가 흐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더불어 풍선확장술(경피적 관상동맥 혈관성형술)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빠른 시간 내에 관상동맥 심근으로 혈액을 재관류시키지 않으면, 영구적으로 심실 기능의 장애가 생겨 생명이 위험할 수 있고, 회복되어도 장애가 남게 된다. 우리나라도 근래 급성심근경색 분야에서 즉시 혈관재개통술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치료 결과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치료에 앞서 빠른 시간 내에 치료할 수 있는 가까운 응급실로 가는 조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6세 건장한 청년이 심근경색이라니…” 26세의 건장한 남성이 응급실로 실려 왔다. 이 환자는 최근 들어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비보이(B-boy) 춤을 지방 대도시에서 가르치는 강사로 일하고 있었다. 병원에 실려 오기 3주 전에 춤 대회를 마치고 3일 간 폭음하다가 만취 상태로 흉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준종합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으나 별다른 치료 없이 퇴원한 후, 지속되는 흉통 때문에 모 대학병원을 찾아가 검사한 결과 관상동맥의 가장 중요한 좌전하행지의 협착증과 급성심근경색 및 좌심실 내 혈전증을 진단받아,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급히 옮겨졌던 것이다. 즉시 정밀검사를 한 결과, 좌심실 수축 기능이 정상인의 절반 정도 감소되어 있었고, 심한 좌심실 확장과 함께, 심실 운동장애가 있던 부위에 2cm 정도 크기의 좌심실 내 혈전이 떨어지기 직전의 상태로 심실벽에 붙어 있었다(그림1).

만일 좌심실 내의 혈전이 심실벽으로부터 떨어진다면 대동맥을 타고 뇌혈관이나 복부 혹은 중요 동맥을 막아서 중풍이나 다른 장기의 경색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러한 결과가 심부전이 심한 환자의 생명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아 응급수술을 하였다. 심장수술을 하기 위해 인공심폐기를 사용한 다음 심장을 정지시키고 좌심실을 절개한 결과, 좌심실 내에 2×3cm 정도 되는 피딱지(혈전) 덩어리가 있어 이 혈전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였으며, 좁아진 관상동맥을 우회수술로 치료하였다. 아울러 심실의 전벽(前壁)을 제거하는 수술적 심실복구술을 시행하였다(그림2). 환자는 수술 후 경과가 양호하여 수술 3일째 되는 날 중환자실에서 병실로 옮겨졌다. 심장초음파 검사에서, 좌심실 기능은 거의 정상에 가까울 정도로 회복되었고, 심실의 혈전도 완전히 제거된 상태를 확인하였다. 이 환자는 수술 9일째 되는 날 별다른 이상 없이 퇴원하였다. 젊은 연령층에서 급증하는 심근경색 최근 유명한 개그맨과 가수가 젊은 나이에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나 모든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과거에는 관상동맥협착증 및 심근경색이 주로 고령에서 발생하였으나, 우리나라가 선진화되면서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생활습관의 변화, 스트레스 증가 등이 겹치면서 젊은 나이에도 심근경색의 발병률이 점점 늘고 있는 실정이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심근경색 때문에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받은 환자 중 45세 미만은 2000년 1.3%에서 2009년에는 3.9%로 10년 동안 약 3배의 증가 추세를 보였다. 심근경색과 관상동맥협착증은 식생활 습관의 개선과 규칙적인 건강 검진, 꾸준한 운동, 금연 등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병이므로, 젊었을 때부터 건강관리를 적절히 하여 심근경색을 예방해야 한다. 심근경색 후 발생하는 심실 내 혈전증 심한 심근경색이 일어나면 국소적인 심실운동장애뿐 아니라 심실류(심실주머니 : 풍선처럼 늘어나는 것)가 발생하며, 이러한 심실류는 움직이지 않으므로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내부에 혈전이 생기게 된다. 혈전이 생기면, 심실 내벽에 깊이 박혀 있거나 크기가 1cm 미만으로 작은 경우는 항혈전제 투여로 치료가 되지만, 크기가 크거나 혈전이 떨어져 나가기 쉬운 형태를 띠고 있는 경우는 꼭 즉각적인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심근경색 환자는 대부분 중증 심부전을 동반하기 때문에, 중풍이나 혈전색전증이 발생하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의 선택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심근경색과 수술적 심실복구술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실의 괴사가 일어나며, 이 부위의 심실은 수축력을 잃고 점점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심실류가 발생하고 좌심실이 점점 확장되는데, 이때 심실벽이 받는 장력과 스트레스는 점점 커지기 때문에 심실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심근경색에 의한 좌심실류나 심장의 확장증은 심부전을 악화시키고, 심부전이 심해지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심근경색의 치료 방법으로 1990년대 후반에 수술적 심실복구술이 대두되어 현재 심근경색에 의한 심부전의 치료법으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수술법은 좌심실의 펌프 기능을 방해하는 괴사 심근 부위를 심실로부터 제외하여 좌심실 기능을 유지하고, 추가로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여 다른 부위의 심근을 보호함으로써 심부전의 악화를 막을 수 있는 기법이다. 수술을 할 때에는 괴사된 심근을 정확하게 구분하여 일부 괴사 근육을 제거하고 인공 패치를 이용해 심실 내부에 봉합함으로써 괴사 부위를 제외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술 후 심실의 지속적인 운동장애나 부정맥이 발생하여 매우 위험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심근경색 후 관상동맥우회술 단독으로만 치료하는 경우에 비해서 심실복구술을 동시에 시행하였을 때 심부전 증상이 개선되고 심장에 관련한 재입원율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어,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부전의 수술적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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