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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싫은데 차는 좋다’면 세차 하세요

심장재활 운동 = 하루 30분 신나게 할 수 있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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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1호 편집팀⁄ 2010.10.11 15:57:27

유호열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재활클리닉 물리치료사 1. 심장 재활치료란 무엇인가? 심장 재활치료는 심장병 환자의 심장과 신체기능을 개선시키고 심장병 재발을 막기 위한 종합 프로그램이다. 질환과 관련된 환자교육, 운동검사 및 운동처방, 재활운동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과거에는 심장 수술 뒤 신체활동을 장기간 제한했지만 1990년대에 이르러 활발한 신체활동과 운동 프로그램이 심혈관계 사망률을 25%까지 감소시킨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심장 재활에 관한 연구와 세계적 교류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심장 재활치료는 관상동맥이나 판막질환, 심부전 등으로 수술이나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등 심혈관질환 위험군에 속하는 환자들의 질병 예방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도 포함한다. 2. 왜 심장 재활치료가 필요한가? 심장 재활을 위한 프로그램의 필요성과 효과를 돌연사, 급성 심근경색, 협심증으로 대표되는 관상동맥 질환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관상동맥 질환이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근육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생기는 허혈성 질환이다. 협심증,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는 입원 전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 등의 자각 증상을 경험했기 때문에 퇴원 후 신체활동이나 운동수행에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심지어 자신이 선천적으로 심장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의료진이 운동을 권유해도 환자는 어떻게 운동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의료진의 운동 권유로 퇴원 한 뒤 유산소 운동을 계획했던 한 환자는 러닝머신을 이용해 시속 5.5km로 걷던 중 현기증을 느껴 자신에게는 운동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운동을 중단했다. 이 환자는 현재 관상동맥이 50% 정도로 다시 좁아진 상태다.

물론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은 운동을 강행하면 심혈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한 연구에 의하면 스텐트 삽입술(경피적 관상동맥 성형술)을 받은 환자 중 약 22% 정도가 1년 이내에 돌연사, 급성 심근경색, 재입원 등의 심혈관 사고를 겪었다고 한다. 따라서 스텐트 삽입술이나 개흉술(관상동맥 우회술)을 받은한 환자는 자신의 특성에 맞는 신체활동과 운동을 통해 단계적으로 심장기능과 체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퇴원한 뒤 심장재활 운동에 참여하면 일상생활에 적응 속도가 높아져 빠른 직장 복귀 및 사회생활이 가능해진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심장과 신체기능 개선, 자신감 회복, 개인운동이나 여가활동(등산, 여행, 운동 동호회 등) 참여, 심혈관질환 예방 등의 다양한 효과를 얻게 해 준다. 3. 퇴원 후 신체활동과 심장재활 운동 방법에 관한 팁 1) 퇴원 후 일상생활 지침 스텐트 삽입술 환자는 퇴원 후 가벼운 집안일이나 계단 이용, 샤워 등이 가능하다. 퇴원 1주 후부터 운전, 성관계, 외부 활동이 가능하며, 사무직은 2주 후 직장 복귀가 가능하다. 많은 힘을 요구하는 일은 2~3주 후에 시작하며, 다소 육체적인 작업이 필요한 직종은 4주 정도 후에 복귀하는 것이 좋다. 이때부터는 대중목욕탕 이용도 가능하지만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는 사우나, 혈관을 수축시키는 냉탕 등은 피해야 한다. 장시간의 비행기 여행이나 해외 출장 등은 6주 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흉술 환자는 흉골이 완전히 아무는 2개월 동안은 신체 활동량을 단계적으로 늘려야 한다. 퇴원 후 집 주변 걷기와 1층 정도의 계단 오르기는 바로 수행할 수 있으며 2주 후부터는 가벼운 집안일과 백화점 쇼핑 등의 외부 활동 참여도 가능하다. 3주 후부터는 단거리 운전도 가능하지만 가벼운 접촉 사고라도 흉부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절실하지 않다면 흉골이 완전히 아무는 2개월 후에 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 4주 후에는 성관계, 6주 후에는 공중목욕탕 이용(사우나 금지)이 가능하며 8주 후에는 7일 이상의 여행이나 해외출장이 가능하다. 12주 후에는 사우나가 가능하지만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경우에는 저혈압이 유발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개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퇴원 후 일상생활에 관한 사항은 주치의와 상담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2) 운동부하 검사와 처방 스텐트 삽입술 환자는 퇴원 2주, 개흉술 환자는 퇴원 4주 이상 경과하면 운동검사를 통해 최대산소섭취량을 측정해야 한다. 이는 개개인의 운동 능력을 평가하고 유산소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처방하기 위한 것이다. 측정된 최대 산소 섭취량의 50~60% 수준에 해당하는 유산소 운동은 운동 유발성 심장사고, 산독증 등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며, 심장기능과 체력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운동 강도가 측정된 최대산소섭취량의 50%보다 낮으면 운동 효과가 떨어지고 80%보다 높으면 운동 유발성 심장사고 등이 일어날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가 판단해 운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만일 여가선용 및 심장재활 운동을 목적으로 등산을 가고자 한다면 운동부하 검사를 통해 자신이 등산을 하기에 적합한 심혈관 기능과 체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미리 평가해야 한다. 운동부하 검사가 부정적으로 나오면 더 낮은 강도의 운동을 해 신체기능을 향상시킨 뒤 등산을 즐겨야 한다. 3) 심장재활 유산소 운동 근육은 혈당과 지방을 주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혈당이 산소와 결합되지 않고 빠르게 에너지(ATP)로 분해되는 운동을 무산소 운동이라 하며, 혈당과 지방이 산소와 결합돼 많은 에너지로 분해되는 운동을 유산소 운동이라 한다.

심혈관 건강증진을 위해서는 지방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며, 효과적으로 지방을 태우기 위해서는 에너지 대사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운동 시작 후 20분까지는 혈당이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이용되지만 이후부터는 지방이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따라서 혈중지질, 체지방을 없애기 위해서는 적어도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관상동맥 질환자는 30분 이상 큰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강도로 운동해야 한다. 퇴원 후 한 달 이내에는 수술로 지친 몸이 제 컨디션을 찾을 수 있도록 조절하는 시기다. 이때는 주로 걷기 운동을 실시하는데, 1분 동안 80보 내외로 걷는 산책 수준이면 적당하다. 운동 장소는 집안이나 주변을 이용하되 사람이 있는 곳에서만 하도록 한다. 하루에 최소한 30분 이상을 걸어야 하는데 한 번에 30분을 걷기보다는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다. 체력 수준이 낮을 때는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기보다는 운동과 휴식을 반복하는 간헐적 운동이 더욱 안전하기 때문이다. 휴식 시간은 심박수와 혈압이 운동 전 상태로 회복되도록 5분 정도 갖는다. 1회 걷는 시간은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다르게 결정 하는 것이 좋다. 만일 걷다가 ‘약간 힘들다’고 느껴지면 일단 휴식을 취하고, 하루 총 보행운동 시간이 30분 이상이 되도록 하면 된다. 퇴원 후 한 달이 지나면 본격적인 유산소 운동을 계획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1분 동안 100보를 걸으면 시속 약 4~5km에 해당하는 약간 빠른 운동이 되고, 120보를 걷는 운동은 시속 6km 내외의 활발한 속보 수준의 운동이 된다. 어떤 운동 강도가 자신에게 적합한지는 개개인의 운동능력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운동부하 검사를 통해 운동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적절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주 5일 이상 규칙적으로 실시할 경우 최상의 생리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개 유산소 운동의 효과는 2~3개월 후에 최대에 이르지만 운동을 중단하면 개선된 신체기능이 소실된다. 따라서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건강을 위한 맹목적 운동은 평생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신체활동을 찾아야 한다. 즐거운 신체활동이 곧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이다. 운동을 평생 동안 하지 않았던 한 환자가 자기는 운동이 싫어 퇴원 후에도 걱정이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가 좋아할 만한 신체 활동을 알아내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동차를 상당히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혹시 자동차를 좋아하신다면 매일 30분씩 차에 광을 내보는 것은 어떨까요?”라는 말에 환자는 얼굴이 환해지며 “정말 그것도 운동이 되나요?”라고 했다. 최상의 유산소 운동은 즐겁게 하루 30분 이상 평생 내 몸 속의 큰 근육들을 활발하게 움직여주는 것이다. 즐겁고 규칙적이며 자신의 체력에 알맞은 유산소 운동은 체내에서 다양하고 유익한 변화를 일으킨다. 운동을 하면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혈당과 중성지방,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수치는 낮아지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해 주는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 수치는 증가한다. 또한 △혈관 탄력성의 유지 △동맥경화 예방 △혈관 확장에 의한 혈액순환 촉진 △혈압 감소 △지방연소에 의한 체지방 및 체중감소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4) 심장재활 근력 운동 근육은 휴식 중에도 기본적인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를 기초 대사량이라 한다. 같은 체중을 가진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근육량, 지방량에 따라 기초 대사량에 차이가 있다. 근육량이 많고 지방량이 적은 사람은 기초 대사량이 높아 운동할 때는 물론 휴식 중에도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러나 근육량이 적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에너지를 적게 소비한다. 근력 운동을 하면 근육을 구성하는 근원섬유의 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기초 대사량이 높아진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근원섬유 안에서 에너지(ATP)가 사용되기 때문에 근원섬유의 숫자 증가, 즉 근육량의 증가는 에너지 소비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중형차가 소형차보다 더 많은 기름을 소비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 관상동맥 질환으로 수술을 한 환자의 경우 근력 운동을 할 때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너무 높은 저항운동은 혈압을 상승시켜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저항설정에 유의해야 한다. 근력 운동을 할 때 상승하는 혈압과 유산소 운동을 할 때 상승하는 혈압이 같게 저항을 설정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직접 측정이 어려울 경우에는 쉬지 않고 12~15회 무리 없이 들어 올릴 수 있는 정도의 무게를 기준으로 한다. 근력 운동을 할 때에는 한 가지 근육 운동을 연속으로 3세트 실시하는 것보다 여러 근육 운동을 돌아가면서 한 세트씩 해 주는 서키트 트레이닝 방식이 더 좋다. 또한 양쪽 사지를 동시에 수축하기보다는 교대로 수축하는 운동이 심장에 부담을 덜 준다. 예를 들어 상완 이두근을 강화시키기 위한 근력운동을 할 때 두 팔의 근육을 동시에 강하게 수축하면 대흉근, 복근 등도 동시에 수축하게 되므로 상당히 많은 동맥들이 근육의 압박을 받게 된다. 이는 혈관 내압을 상승시켜 심근의 수축 부담을 높일 수 있다. 반면 근 수축을 교대로 할 경우에는 이완된 근육 쪽 혈관은 압박을 받지 않으므로 심근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근력이 늘어나면 △기초 대사량의 증가 △고유수용성 감각 증가에 의한 낙상 위험 감소 △신체활동 중 피로도 및 심장 부담의 감소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운동을 할 때는 호흡을 참지 말고 편안하게 유지해야 혈압이 높아지지 않는다. <다음 호에는 ‘4. 심장병 재발방지를 위한 질환별 운동법’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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