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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성 성 칼럼]여자가 한달에 한번 갑자기 난폭해진다면?

남자가 알아야 하는 월경전 증후군의 원인과 치료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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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5호 편집팀⁄ 2010.11.08 14:24:12

박혜성 동두천 해성산부인과 원장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내분비학 전임, 인제대 백병원 산부인과 외래 조교수 역임) 어떤 사람이 신께 매우 칭찬받을 만한 일을 했다. 그래서 신이 그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신은 그에게 물었다. 무슨 소원이 있냐고. 그는 두 가지 중에 한 가지를 해 달라고 청했다. 영국과 프랑스를 이어주는 다리를 만들어 주던지, 여자의 마음을 읽는 기술을 달라고 했다. 신은, 여자의 마음은 자신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어느 날 사석에서 어떤 멋진 중년 남성의 고민을 듣게 되었다. 결혼한 지 15년이 넘어가는데, 부인이 한 달에 한 번은 미녀에서 야수로 바뀐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그런지 이해할 수도 없고,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은 싸운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리만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원래의 착하고 순종적인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야수로 변할 때는 평소에 하지 않았던 욕설과, 괜히 결혼을 했다는 말과 악담을 퍼 붓는다고 한다. 그래서 피하거나 싸우거나, 미워진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여자들도 그러냐고 물었다. 그리고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냐고 물었다. 심한 월경전 증후군은 현대 여성의 2.5~5%가 경험하고, 33%는 경미한 증상을 경험한다. 1931년 참을 수 없는 긴장 상태라는 말로 처음 월경전 증후군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그 전에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자극 과민성과 기분의 급격한 변화는 흥분과 분노로 이어지기도 하고, 월경 2주 전이나 혹은 월경을 하는 며칠 동안 일어나기도 한다. 신체적인 증상뿐 아니라 정신적 차원에서도 증상이 나타난다. 월경전 증후군의 원인은 여자의 호르몬에 있다. 여자에게는 생리 사이클이 있다. 특히 배란 전에는 에스트로겐이 분비되고 배란 후에는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거나 어떤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여러 증상들이 나타난다. 월경을 ‘저주받은’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야 심리적 부담 덜면서 ‘그 날’ 앞두고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되는 사태 막을 수 있어 보통은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비교적 높을 때 증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오랫동안 프로게스테론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돼 왔다. 하지만 프로게스테론 수치의 상승과 결핍(혹은 에스트로겐 우세)이 모두 관련되는 것으로 요즘 보고되고 있다. 또는 정상적인 호르몬 변화에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호르몬에 민감한 여성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주 심한 경우에는 도벽이 생기기도 한다. 여자들이 범죄를 일으키는 시기는 대부분 생리전이나 생리 중이라 한다. 멀쩡한 사람이 생리하기 전이나 생리 중에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기도 한다. 마치 아이가 잠투정 때문에 계속 보챌 때 그걸 못 참는 엄마나 아빠가 아이를 마구 혼냈는데, 조금 있다가 아이가 자는 것을 보게 되고,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아이의 잠투정인 것을 알게 되는 것과 같다. 얌전하던 여자가 생리 전에 갑자기 변해 막말을 하고, 히스테리컬해져서 쌈닭이 되기도 하고, 화도 벌떡벌떡 잘 내고, 싸움도 걸고, 그래서 평소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그걸 모르는 남자는 이때마다 상처받거나, 싸우거나, 이혼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생리가 끝날 때쯤에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것을 모르는 남자는 여자에 대한 적대감과 감정에 앙금이 생기면서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아 두게 된다. 하지만 또 다시 착한 여자가 되었을 때는 잊고 지낸다. 그리고는 또 다시 달이 차면 여지없이 여우로 변하듯이, 어느새 야수가 되어 있다. 대부분 그 변화를 여자도 잘 모르고, 남자도 잘 모른다. 그 변화가 경미할 수도 있고, 아주 심할 수도 있다. 특히 결혼하고 10년이 지나도 모르고 지낼 수 있다. 대부분의 부부싸움은 이때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잘 참던 부인이 이 시기만 되면, 싸움을 걸거나, 마음에 품고 있던 칼을 남편 가슴에 꽂기도 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가 있다면 치료법은 없을까? ① 우울, 절망 ② 불안, 긴장 ③ 급격한 기분변화 ④ 화가 남, 짜증, 신경질 ⑤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 감소, 외로움 ⑥ 집중력 저하 ⑦ 피로, 무기력증 ⑧ 과식, 식탐 ⑨ 수면장애 ⑩ 자제력 상실 ⑪ 유방통, 손이나 발이 붓는 증상, 두통, 복부 통증, 관절 통증, 근육 통증, 허리 통증, 체중 증가 월경전 증후군 진단 기준은 위 11가지 증상 중 최소한 5개 이상을 경험하고, 특히 우울, 불안, 급격한 기분 변화, 짜증 등 정신적인 증상에서 핵심이 되는 4가지 중 한 가지 이상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들 증상들을 지난 12개월 동안 최소 7개월 이상 경험하고, 이들 증상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끼치는 경우가 월경전 증후군으로 진단된다. 월경전 증후군의 원인으로는 스트레스, 식단, 유해물질이 유발하는 호르몬 불균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래서 원인 제거가 치료법이다. 스트레스를 피하고, 정제된 탄수화물, 마가린, 케이크-쿠키 등을 만들 때 넣는 경화유나 불포화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칼로리가 많고 당도가 높은 음식을 피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나 염증이 있다면 치료한다. 신선한 유기농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가공하지 않은 신선한 과일, 가공하지 않은 견과류, 오메가-3 지방산이 들어 있는 생선류를 적당히 먹는다. 아연, 비타민 C, 비타민 B6, 마그네슘이 들어 있는 음식이나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매일 먹기 힘들다면 월경 전에만 복용한다. 천연 프로게스테론을 매달 2주씩, 3개월 정도 보충하면 증상의 개선을 볼 수 있다. 옛날에는 월경을 더럽거나 저주받은 것으로 여기기도 했다. 오늘날 월경 때 예민한 여성은 피해야 할 사람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월경전 증후군으로 ‘티내고’ 다니는 여성을 비난하기도 한다. ‘그날’ 앞두고 스트레스 줄이고 음식 골라먹으면서 호르몬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증세 줄일 수 있어. 그래도 안 되면 전문의 찾아 치료받아야. 여성이 월경을 하기 전에 훨씬 예민해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은 그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건강에 대한 배려이고, 한 여성을 사랑하는 사람이 그녀가 민감해지는 시기를 이해하는 것은 그녀에 대한 진정한 선물이다. 월경전 증후군을 이해함으로써, 그녀가 그것을 조절하는 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고, 그 한계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 줘야 한다. 그녀는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한 달 내내 조신하고 현모양처가 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월경 전에 폭발할 수 있다. 그녀의 분노, 좌절, 변덕은 평소에 그녀를 억압하던 정신기제에 대한 반발일 수도 있다. 만약에 그녀를 이해하고 인정해 준다면, 그녀 스스로 균형을 잡거나, 조절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월경전 증후군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매달 반복적으로 싸움을 한 부부나 커플들이라면, 이런 변화가 여성의 호르몬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그녀를 위해 배려해 주는 센스 정도를 갖는다면, 아마 앞으로는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여러 가지를 다 해 보았는데도 안 된다면, 호르몬 치료를 위해 전문의를 찾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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