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세분화돼 있는 고등학교 선택과목이 비슷한 과목끼리 통합되거나 폐지되고 영어, 수학은 수준별로 나뉘어 학생들은 자신의 학력 또는 진로에 따라 상·중·하 3단계 중에서 골라 배우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 12월 고시한 2009 개정 교육과정의 후속 조치로 24일 이런 내용의 ‘2011 교과 교육과정' 개정 방향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적용되고 있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수업시수 증감 등 총론에 대한 것이었다면 이번 개정은 교과서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를 정한 각론이다. 초중고 교과서가 바뀌는 것은 2007년 이후 4년 만이며, 전면적인 개편은 2002년 이후 9년 만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원래 총론과 각론을 함께 개정해야 하지만 2005년부터 수시 개정 체제가 도입되면서 2009년에 먼저 총론이 나온 것"이라며 "따라서 현재 학생들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의 뼈대 속에 교과서는 2007 개정판으로 공부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우선 261개로 너무 많은 고교 선택과목을 축소하거나 폐지, 통합해 198개로 줄이기로 했다. 고교 영어, 수학에는 상·중·하 수준별 체제를 도입해 학생의 학력 수준이나 진로 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수학의 경우 지금은 일반고 학생들이 배우는 보통과목(수학, 수학I, 수학II 등)과 주로 과학고생들이 배우는 전문과목(고급수학)으로 구분돼 있지만 2014학년도부터는 기본(기초수학), 일반(수학I, 수학II, 미적분I, 미적분II 등), 심화(고급수학I, 고급수학II)로 바뀐다. 기초수학은 중3 수학 수준으로 일반 수학 과목을 따라가기 힘든 학생이나 전문계고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다. 고1을 국민공통 기본 교육과정에서 제외해 고교 전 과정을 선택중심 과정으로 바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따라서도 선택과목이 재정비된다. 사회, 도덕, 한국사, 과학, 영어 등 기존의 고1 과목 가운데 ‘국민 공통'의 성격이 강한 사회, 도덕을 폐지해 중3 과정에 포함하거나 고교 사회의 다른 과목 안에 통합하기로 했다. ‘국민공통이지만 선택과목의 성격도 가지고 있는’ 한국사, 과학은 그대로 남는다. 이밖에 초·중 교육과정을 4개 학년군으로 묶어 개발해 학년 간 연계성을 강화하고 학생 발달 수준에 비해 너무 어렵거나 중복되는 내용을 빼 전체 교과 내용의 20% 가량을 감축하기로 했다. 또 창의·인성, 녹색성장, 다문화·글로벌 사회 관련 내용을 반영하고 교과목별 성취수준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할 방침이다. 교과부는 정책연구를 거쳐 2011 교과 교육과정 개정 방향을 올 연말 확정해 고시할 계획이다. 확정된 내용은 2014학년도에 초1·2 및 중1, 고1부터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