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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회 교수의 sexology]중장년 성기능 “안되면 되게 하라”

70살 넘어 성 즐기는 남녀 수두룩한데 웬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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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7호 박현준⁄ 2011.11.07 13:06:41

김원회 부산대 명예교수, 대한성학회 초대회장 젊은 사람들은 나이 들어 환갑 정도가 되면 섹스와 거리가 멀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이는 편견일 뿐 나이 70이 넘어서도 성을 즐기는 남녀들이 많다. 나이 때문에 성 기능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치료해서라도 성의 즐거움을 되찾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성이란 나이 들어도 즐거운 것이며, 삶의 웰빙에 그보다 좋은 활력소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20대에 가졌던 성적 반응이 그대로 있기를 기대하면 곤란하다. 이때는 이미 생리가 달라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나이에 맞도록 살아야 하는데 섹스도 물론 마찬가지다. 따라서 잘 되지 않는 일에 짜증을 내거나 무리한 방법을 찾지 말고 지금 상태에서 어떻게 멋있게 성을 표현할 것인가를 배워야 한다. ‘새벽 발기가 안 되는 사람에겐 돈도 꾸어주지 말라’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다. 그러나 이런 말에 공연히 위축될 필요는 없다. 옛사람의 가르침만 믿고 체념해 버리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옛말에 그릇된 것들도 너무 많다. 전엔 남자가 섹스를 하면 정이 나가느니, 기가 나가느니 하면서 교접은 하더라도 사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는 중국의 소녀경에 ‘음양교접의 요점은 정기를 잃지 않기 위해 정액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데에서 나온 것으로 전혀 맞지 않는 얘기다. 소녀경은 이어 ‘남자가 한 번 사정을 참으면 기가 강해지고, 두 번 사정을 안 하면 청력과 시력이 향상되며, 세 번째는 병이 낫게 되고, 네 번째는 마음이 평안해진다. 다섯 번째는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여섯 번째는 다리의 힘이 강해지며, 일곱 번째는 둔부와 대퇴부가 튼튼해지고, 여덟 번째는 젊음이 회생하며, 아홉 번째는 장수하게 되고, 열 번째에 이르면 영생을 얻게 된다’고까지 하고 있다. 정액은 눈물이나 콧물 등 몸의 다른 분비물처럼 한번 분비가 되면 다시 생겨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약 3, 4일이 걸린다. 정액은 남성호르몬이 아니라 전립선액, 정낭액이 대부분을 차지할 뿐이다. 그러므로 사정을 한다고 정기가 나가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성생활 때 사정을 너무 안 하면 전립선이 충혈돼 좋지 않다.

사정을 하면 오히려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나와 기가 왕성해진다고 한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100m 은메달리스트인 미국의 스프린터 미첼은 경기 후 도핑테스트에서 혈중 테스토스테론 치가 높게 나와 2년간 선수 자격을 박탈당했었다. 그런데 그는 전날 밤 4번이나 사정을 해서 남성호르몬 수치가 올라간 것이라고 주장했고, 미국육상협회는 이를 받아들여 복권이 되었다. 그 후 국제육상경기연맹의 번복으로 다시 실격을 하지만 우리네 시각으로는 놀랍기만 하다. 기록을 생명같이 여겨야할 선수가 어떻게 시합 전에 사정을, 그것도 4번씩이나 하는지, 그러고도 어떻게 올림픽에서 2등을 하는지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 ‘새벽 발기가 안되면 돈도 안 꿔준다’거나 ‘사정을 참아야 건강’이라는 옛말은 아무 근거없어. 오히려 성생활 활발해야 남성호르몬 많아 원기왕성 우리들은 부모들이나 선생님들로부터 성과 관계없는 일들이라면 빠짐없이 배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어떻게 훌륭한 성적 배우자가 되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배운 것이 없다. 더구나 중-노년 이후의 성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성적 파트너가 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그렇게나 중요한 것인데도 말이다. 남자의 경우 나이 마흔이나 쉰을 넘으면서부터 좀 더 직접적인 자극이 있어야만 발기가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따라서 아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다. 젊은 남성이 발기하는 것은 그저 선반 위의 사과처럼 언제나 손을 대기만 하는 것이라서 여자가 도와줘야 할 일이 거의 없지만, 나이 든 남성에게는 여성의 사랑과 도움이 필요하다. 발기가 돼도 젊었을 때처럼 돌 같이 단단해지기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생리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삽입할 때 여자의 질의 저항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어지간하게만 발기가 되면 질을 너무 좁히는 수술을 한 경우가 아닌 한 성교에 별 지장이 없고 성감에도 차이가 없다. 여자를 성적으로 행복하게 해 주는 초점은 남성이 ‘얼마나 딱딱한가’가 아니라 몸의 나머지 부분들을 ‘어떻게 부드럽게 잘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즉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성은 오로지 '학습된 경험'에 의존한다. 성을 표현하는 방식이나 성 기능을 돕는 한 가지 조그마한 정보가 당신의 나머지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오늘날 같이 의학이 발달한 상황에서 아무 도움을 구해 보지도 않고 그저 나이 탓으로만 돌리는 일은 정말 어리석다. 발기가 잘 안 돼서 고생하는 남자들은 경구 치료제만으로 약 70%, 국소 주사제라면 90%가 효과를 본다. 물론 이런 약물의 도움을 받기 이전에 우선 부부간에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마스터스 같은 유명한 성학자는 나이 60이 넘으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오르가슴을 갖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 이건 사실과 다르다. 일주일에 한 번 할 수 있는 사람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르가슴을 꼭 원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이때쯤 되면 남자도 여자처럼 오르가슴 없는 극도의 흥분 상태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오히려 사정 후에 오는 허탈감 같은 게 없고, 계속 배우자가 사랑스럽게 보이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매번 그렇게 하면 전립선에 부담을 주므로 두, 세 번에 한 번 정도는 사정을 하는 게 좋다. 몸에서 가장 큰 장기는 피부다. 나이에 따라 부위와 정도에 따른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피부는 강한 성감대이다. 따라서 가벼운 손 애무나 입술이나 혀를 이용한 섹스를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오럴 섹스가 나이가 들수록 필요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젊어서 항상 눈을 감고 수동적으로만 성에 임했던 여성도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으므로 용기를 내서 탐험가가 되는 기분으로 여러 가지를 시도해 봐도 좋다. 중-노년 이후의 성에 대해 배운 것 거의 없는 한국인. 20대 때 같은 ‘딱딱한’ 발기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몸의 다른 부분 활용하는 성생활 방법 배워야. 나이가 들어서 갑자기 하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모든 것이 젊었을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성에서는 내가 즐거운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통해 배우자가 즐거워하는 것을 보는 것이 최고 만족을 주므로 좀 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아내가 폐경 증상들, 즉 안면홍조, 불면증, 발한, 질건조증, 성교통 등으로 고생한다고 또는 이미 성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렸을 것이고 자기는 남자로서 이미 더 이상 요구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아내에게 괴로움을 줄까봐 덮어놓고 성을 멀리 하면 그건 오히려 아내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이런 문제들은 의학적으로 얼마든지 해결될 뿐 아니라, 여자는 ‘남자 하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또 나이가 들면서 남녀 상호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서로 알고 알려줘야 한다. 자신의 변화를 상대방에게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은 중요하다. 여자가 호르몬 치료를 받음으로써 상태가 좋아지면 자신이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성생활이 즐겁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서로 상대방의 성적 반응을 알면 과거처럼 만족스러운 성생활로 돌아오기가 훨씬 쉬워진다. - 김원회 부산대 명예교수, 대한성학회 초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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