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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기업人 - 전세운 바이박스 대표]신진 디자이너 발굴로 신개념 유통 실현한다

“바이박스 통해 아마존·구글 대표 만나고 싶어” 해외시장 공략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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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4호 이성호 기자⁄ 2014.04.14 13:34:08

▲사진 = 정의식 기자


『국내 패션시장에서 신진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기는 쉽지 않다. 어렵게 온라인·오프라인에 유통을 시켜도 팔린 만큼의 수수료만 받는다. 이런 현실에서 유능한 신진 디자이너와 그들의 브랜드를 알리는 기업이 있다. 온라인 큐레이션커머스를 표방하는 바이박스는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있다. 그들이 만든 브랜드 상품에 대해 협의된 수량을 100% 미리 사들여 안정적인 디자인을 가능케 하고 소비자는 그만큼 싼 가격에 완성도 있는 제품을 구매토록 하고 있다.』


바이박스는 업계를 대표하는 큐레이터가 제품의 검증과 선정을 통해 한 박스에 여러 개의 상품을 담아 소비자에게 직접 제안하는 신개념 쇼핑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의 시장 논리를 깬 거래방식은 신진 디자이너들에게는 새로운 디자인을 가능하게 하는 자본의 창출은 물론 소비자에게는 파격적인 가격에 최신 트렌드의 패션 아이템을 선보일 수 있게 했다.

지난해 5월 런칭한 바이박스는 각종 패션·리빙 박스를 출시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신진 디자이너들과 함께 한류 콘텐츠를 융합,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전세운 바이박스 대표를 만나봤다.


5년 간 운영했던 회사 문 닫는 아픔

전세운 대표(46)는 대기업 광고제작 PD로 재직하다가 회사를 옮겨 그곳에서 미디어본부를 맡아 일하게 됐는데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자의반 타의반 독립을 하게 됐다. 소규모 광고회사를 차려 5년간 운영했는데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광고주가 부도가 났고 덩달아 회사를 접게 됐다.

“사업이 어려워져서 회사의 문을 닫게 됐습니다. 당시 일궈놨던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다 날아가 버림에 따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사업을 다시 해야 하는지 아니면 여기서 접어야 하는지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았고 다시 재기를 하기도 쉽지 않더군요.”

그러던 와중 선·후배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디지털방송 이야기가 나왔다. 앞으로는 디지털방송이 대세가 될 것이고 점점 디지털화가 진행돼 미디어가 변하게 됨에 따라 양방향 인터랙티브 기능이 가능한 시대가 열린다는 정보에 귀가 솔깃했다.

이거다 싶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선택한 분야가 IPTV(인터넷을 이용해 제공되는 양방향 TV 서비스)다. 기존에 광고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잘할 수 있는 시장을 찾게 된 것으로 IPTV 양방향 콘텐츠 서비스 회사인 ‘인터렉코너’를 설립했다.

이 회사에서 인큐베이팅한 것이 바이박스란 회사다. 

“인터렉코너는 B2B 사업으로 좀 더 다양한 소비자와 직접 접할 수 있는 B2C 사업을 해보고 싶어서 아이템을 찾아봤습니다.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디바이스나 플랫폼이 개인화되고 SNS가 발달되면서 기존의 커머스도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죠. 온라인 커머스에서는 없는 게 없습니다. 즉 양적으로 이미 팽창될 만큼 팽창됐다는 얘긴데 그만큼 소비자들은 더욱 피로해졌습니다. 누군가가 나대신 검색이나 경험을 해줘서 좋은 가치의 상품들을 제안해 줄 수 있는 사이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방향을 잡고 외국의 사례도 참고해  바이박스라는 사업을 2년여 간의 준비 작업을 거쳐 시작하게 됐습니다.”

▲바이박스는 한류 콘텐츠와 융합해 해외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상생 제안

큐레이션커머스 바이박스는 독특한 콘셉트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여러 가지 좋은 상품들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및 닮고 싶은 셀럽이 직접 큐레이션해 소비자 입장에서 골라내서 제안하고 있는 것.

이렇게 구성된 상품들을 하나의 박스에 담아 첫 선을 보였는데 자본이 넉넉지 않아 광고를 못했음에도 SNS 등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한 개의 박스 안에 여러 가지 상품을 같이 구성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사실 사업 초기에는 이러한 상품 구성방식이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도 많았다고 한다.

“나는 1개만 사고 싶은데 왜 3~4개를 모두 사야 되는가? 소비자들의 불만이 생길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 사업의 가치가 흔들리게 되는 것이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상품모델을 만들 때 1개의 가격으로 3~4개를 모두 살 수 있게 구성해주면 이런 불만들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가격을 낮추는 것이 말처럼 쉽게 되는 게 아니었다. 직접 발로 뛰기 시작했다.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상생을 제안한 것이다. 국내에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많지만 사업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이는 많지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전 대표는 유망한 신진 디자이너 발굴에 나섰다. 디자이너에게 당신의 이름과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알려주고 제품까지 팔아주겠다고 제시했다. 상품을 온라인에 올려 팔리는 만큼 디자이너에게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제품 1000개·2000개씩 전량을 회사에서 미리 구매할 테니 그 대신 원가를 낮춰 달라고 한 것. 회사 측에서는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고 젊은 디자이너들 또한  코스트를 내리는 대신, 대량으로 판매할 수 있음을 물론 자신의 브랜드를 널리 알리 수 있게 되는 윈·윈 전략인 것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첫 런칭박스를 선보이게 됐다. 시중에서 정상가 24만원에 팔리고 있는 제품 5개를 한 박스에 담아 4만9500원에 내놨다. 1개 살 가격으로 5개를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으니 소비자 반응은 당연히 폭발적이었다. 


▲전문가 셀럽이 직접 큐레이션한 상품 여러개를 한 개의 박스에 모두 담아 선보이고 있다.

경영상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는 ‘신뢰’

“큐레이션커머스로 쇼핑이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박스는 최첨단 기류를 타고 있습니다.  유사한 업체들도 있지만 해외에서 유통되고 있는 유니크한 제품들을 사이트에 올려놓고 팔고 있는 반면 바이박스는 국내 중심의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 한 박스로 구성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습니다. 이점이 오히려 큐레이터 역할에 더 근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겁니다.  코디를 맞춘다는 개념이기도 하고 스타일링도 제안하는 것입니다. 바이박스를 런칭시 내건 슬로건은 ‘논픽션 스타일박스’ 즉 현실적인 박스를 내보인다는 것으로 패션 매거진 같은 것을 보면 현실화 할 수없는 로망적인 스타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현실에서 바로 접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내놓게 된 것이지요.”

바이박스의 신진 디자이너 발굴·아이템 선정·제품 구성 등은 온스타일에서 방영한 ‘프로젝트 런웨이코리아’에서 스타일 멘토로 활약했던 홍익대학교 간호섭 교수가 총괄하고 있다.

현재는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고 싶다며 찾아오기도 한다.

가격대가 저렴하다보니 싸구려가 아닌가 의심을 품는 고객도 있지만 한번 경험한 사람들의 반복구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지속적으로 좋은 가치의 상품을 제안하기 위해 신진 디자이너와 셀럽·전문가들이 함께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전 대표.

“경영의 관건은 신뢰입니다. 소비자들이 첫 박스를 구매했을 때의 느끼는 만족을 계속 유지 시켜주는 것이 이 사업을 꾸려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입니다.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로 초반에는 바이박스가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해 반발도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맞춰서 디자이너들과 함께 가다보니 디자이너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코스트는 낮췄지만 확실하다는 신뢰를 디자이너들에게 심어주려고 했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야 할 부문입니다.”

전 대표는 올해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드라마가 히트를 치면 출연자들의 스타일이 유행을 타게 되는 점을 노린 것인데 아예 드라마 기획 단계부터 제작진과 협의해 상품 아이템을 같이 만든다는 구상이다. 배우들이 작품에서 걸치는 액세서리나 옷 등을 그대로 박스화 시킨 오리지널 상품을 구성·판매한다는 것으로 제작사측에서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이것 또한 윈·윈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한류 콘텐츠와 융합하는 방향도 모색하고 있다. 즉 한류를 묶어서 상품화한다는 전략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올 하반기 중국 포털과 제휴를 마무리 짓고 중국 현지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바이박스는 한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한류 붐을 타고 현지화 시킬 수 있는 모델입니다. 해외 파트너들만 잘 구축되면 중국에서도 미국에서도 바이박스가 진출할 수 있고 한국에 있는 상품이 외국으로, 또는 외국 상품이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 바이박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판매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런 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습니다.”

한 달 간격으로 선보이고 있는 박스도 5월부터는 1주단위로 빠르게 내놓고 패션뿐만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도움을 주고 가치를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카테고리로 확장할 예정이다.


건강한 실패 경험한 사람들에 재기의 기회 줘야

한편, 전 대표는 직원들에게 왜? 라는 말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기안을 올렸을 때 상사가 왜? 라고 물어볼 경우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준비가 돼 있을 경우 왜? 라는 말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업 초창기고 힘들겠지만 직원들이 훌륭하게 일을 잘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자기주장을 잘하는 편으로 직원들이 스스럼없이 자기 논리를 이야기하고 있지요. 예스맨은 조직에서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박스에는 사장실이 따로 없습니다. 직원들과 같이 옆에 앉아서 같이 호흡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앞으로의 꿈을 물어봤다.

“바이박스를 통해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스, 구글의 에릭 슈미트를 만나고 싶습니다. 이 한마디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습니다(웃음)”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새로운 쇼핑트렌드를 제안하고 있는 전 대표가 생각하는 창조경제란 무엇일까?

“사업하다가 실패할 경우 견뎌내기가 굉장히 힘이 듭니다. 저 또한 그랬고요. 문제는 사업에 실패해 재기를 하려는 사람들은 시중 금융권에서는 어림도 없기에 정부 지원 자금에 기대려고 하지만 정부에서 조차 받아주지 않습니다. 건강한 실패인가 아니면 부도덕한 실패인가를 따져서 정부에서 기회를 줘야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지요. 새로운 사업 분야를 선정하는 것이 창조경제가 아니라 건강한 실패를 한 사람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것이 창조경제라고 생각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사업에 실패한 사람을 더 우대한다고 합니다. 똑 같은 실수를 안 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지요. 창조적인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창조적인 사업을 할 수 있게끔 해줘야 합니다.”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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