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0호 민병돈 유진투자증권 이사⁄ 2014.12.24 08:58:34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어느덧 한해가 저물며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라 차분한 마음으로 올 한 해를 정리하는 분들이 많을 줄로 믿는다. 그야말로 송구영신, 즉 묵은 것은 보내고 새로운 것은 맞아들이는 요즈음이다. 투자자들 역시 올 한 해의 투자를 정리해보며 반성과 기대의 마음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계시리라.
묵은 것을 보낸다는 것은 곧 버림이다. 그런데 이 버린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책장이나 옷장을 정리하는 것도 그렇고,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제대로 버릴 줄 알아야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채울 수 있다. 온갖 묵은 것이 꽉 차 있는 곳에 어떻게 새로운 것을 맞아들일 수 있으며, 설령 새로운 것을 맞아들인다 해도 그 새로움이 낡은 것들 사이에서 어찌 빛을 발할 수 있겠는가. 떠나는 인연을 마음속에 담아둔 채 새로운 인연이 맺어지길 바라는 마음과 비슷하다.
포트폴리오 역시 마찬가지다. 올 한 해 기쁨을 준 종목도 있지만, 아픔을 안긴 종목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아픔을 안긴 종목은 그 아픔을 통해 교훈을 얻고, 기쁨을 준 종목은 그 기쁨의 원천을 다시금 곱씹어 보며 한 해를 정리할 일이다. 성경 말씀대로 새 술을 새 부대에 넣듯 그렇게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갈 일이다.
무엇인가를 정리할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버린다는 것은 인연을 끊는 것이기에 미련과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한편으로는 그 빈자리에 더 가치 있는 것을 채워 넣기 위한 선행 작업이기에 마땅히 해야만 하는 작업이다.
버릴 것과 남길 것을 고르는 기준은 미련이나 아쉬움이 아니라, 설렘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단순히 대상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가치 있는 대상으로 바꾸는 것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설렘과 기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이 종목을 들고 있어서 행복한가, 갖고 있어서 설레는가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