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이진우 기자) 주식 대차거래 잔고가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주가하락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대차거래 잔고 합계가 지난달 말 기준 50조1054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차거래 잔고 수량도 18억1707만주로 역대 최대치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이 43조 1328억 원, 코스닥시장은 6조 9726억 원이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6조 1767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현대중공업 1조 1964억 원, 포스코 1조 1722억 원, SK하이닉스 1조 1204억 원 등으로 1조 원이 넘는 대형주만 4종목이었다. 현대자동차 9104억 원, 코덱스200 7634억 원, 호텔신라 6671억 원, 대우조선해양 6596억 원, 신한금융지주 6481억 원, 아모레퍼시픽 6186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가총액 1위 다음카카오가 9085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셀트리온 6848억 원, 파라다이스 2690억 원, 컴투스 2362억 원, 서울반도체 2351억 원 등 순이었다. 이어 이오테크닉스 1316억 원과 게임빌 1106억 원, 에스엠 1031억 원 등도 대차잔고가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대차잔고가 증가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주가의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대차거래 잔고가 모두 공매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투자자들이 주가가 추가 상승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전문가들은 대차거래 잔고의 증가 추세가 꺾일 때까지는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 증가는 긍정적 신호는 아니다. 최근 상승세를 보인 코스닥시장의 대차거래 잔고가 늘어나는 것은 현 주가 수준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1월 효과로 상승세를 보인 코스닥시장과 중·소형주에서 연말에 유입된 배당투자 매수 물량이 빠져나가면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하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코스닥이 대차잔고 증가에도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매수세가 더 강하기 때문”이라며 “연말 배당투자 수요가 빠져나가면 코스닥과 중·소형주 강세 현상이 시들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가 등이 주식을 필요로 하는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한 투자자는 주식을 빌려 매도(공매도)한 후 주가가 하락가면 다시 주식을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