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이진우 기자)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구제금융 연장에 합의해 채무 재조정을 논의할 새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는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그리스 채무 위기가 극단적인 상황으로 흐를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8개 채권국과 현행 구제금융을 4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새 협상 타결 때까지 유동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양측은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최후통첩 시한인 이날까지 치열한 벼랑 끝 대치를 벌이다가 그리스의 6개월 연장 요청을 2개월 줄이는 선에서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일단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인 이른바 ‘그렉시트(Grexit)’ 위기는 넘긴 것.
하지만 그리스는 4개월 안에 국제 채권단과 새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 오는 6월에 35억 유로(한화 약 4조4000억 원) 규모의 국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날 뉴욕증시는 장 초반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을 주시하면서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오후에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이 반응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그리스 구제금융 연장에 대해 “그동안 시장은 그리스 채무 위기에 대해 최악의 경우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반응해왔다”면서 “다소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던 상황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일단 위험이 해소됐지만 불확실성이 4개월 뒤로 연장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계속 지켜봐야 한다”면서 “단기적으로 합의 소식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겠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간의 향후 협상 전망에 대해서 “그리스가 내놓기로 한 구조개혁 프로그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극한 상황은 안 나오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