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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민 건강 칼럼]단순 소화불량인 줄 알았더니 뇌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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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37호 최정민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2015.07.02 09:03:16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최정민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누구나 한 번쯤 복통이나 속쓰림을 경험한다. 이런 위장병은 병원을 찾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병으로, 전체 인구의 10% 이상에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위장은 우리 몸 중 입에서 항문까지 연결된 소화관으로, 음식을 소화해 영양분을 섭취하고 찌꺼기를 배설하는 기능을 하는 매우 긴 장기다. 위장병은 보통 십이지장 및 식도에 발생하는 상부 위장관 질환과 소장이나 대장에 발생하는 하부 위장관 질환으로 나눌 수 있는데, 대표적인 상부 질환인 기능성 위장 장애와 위식도 역류 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기능성 위장 장애는 특별한 원인 질병 없이 식후 포만감과 조기 만복감, 상복부 통증과 속쓰림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질환이다.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의 25% 가량은 기질적 원인이 있으며, 75%의 환자는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다.

기질적 원인으로는 식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담도계 통증, 약제 관련 위염, 위장관 암 등이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원인은 여러 가지 설이 제시되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환자의 경우 위 운동이 정상인에 비해 감소하고, 음식이 들어갈 때 충분히 확장되지 않는 소견을 보였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서 이런 이상이 관찰되는 것은 아니다. 음식이 들어가면 위가 늘어나야 하는데, 이때 포만감을 느끼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소화불량 환자는 과민하게 통증으로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불안, 우울증과 관련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증상은 좋아지다 다시 나빠지는 만성적인 경과를 밟지만, 암이나 다른 기질적 질환으로 옮겨가지 않기 때문에 환자에게 이를 설명하고 질병에 대해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통증이 꾀병이나 머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고 이를 의사도 잘 알아야 한다.

치료는 생활습관 개선, 식이요법, 약물치료 등이 있다. 먼저 불안, 우울증, 스트레스, 신경과민, 감정적 과다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를 피할 수 있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약물 치료를 시행할 경우 프로톤 펌프 억제제, 운동기능 개선제, 소화제, 가스 제거제, 소량의 신경안정제, 변비약 등을 증상이 개선될 때까지 복용한다.

고혈압, 관절염, 심장질환 등에 처방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진통제, 아스피린은 위장 점막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위장 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또 몇몇 종류의 항생제, 칼슘제, 철분제도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다.

약으로 인한 위장 장애가 심하면 복용을 잠시 중지하거나 위장 장애가 덜한 약으로 바꿀 수 있으나, 심장 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처럼 꼭 필요한 약이라면 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고(高)지방식은 대체로 소화가 늦어지고 위 배출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술, 담배, 커피, 탄산음료도 피하는 것이 좋다. 과식을 하게 될 경우에도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식이습관이 도움이 되고, 특별한 식이요법은 필요하지 않으나 개개인에 따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식(고지방식, 맵고 짠 음식, 밀가루 음식, 잡곡밥, 계란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기능성 위장 장애, 식도 역류 질환 등은 다른 소화기 질환과 증상만으로 구별하기 매우 힘들다. 그래서 위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국내의 높은 위암 발생 빈도를 고려하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 =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위식도 역류 질환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가슴 안쪽에 타는 듯 한 증상이나 속쓰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식도와 위는 하나의 관으로 연결돼 있고, 하부식도 괄약근은 밸브 역할을 하면서 위에서 식도로 음식물의 역류를 예방해 준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하부식도 괄약근의 기능이 약화되면 위산이 역류하는데, 식도는 이 위산에 매우 취약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환자는 시고 쓴 맛을 호소하고, 특히 누울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 외에도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데, 보통 소화가 안 되고 잘 체하고 배가 답답하면서 싸늘한 느낌을 받게 된다. 트림, 마른기침이 자주 나오고 음식이 안 넘어가며, 헛구역질이 나온다는 비전형적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병원 찾는 한국인 절반이 ‘위장병’
위 내시경 검사로 정밀검진 필요

하지만 구토는 강한 복압을 동반하기 마련인데 이런 증상은 기능성 소화불량이나 역류성 식도 질환과는 다른 질환일 가능성이 높으며 소화관 협착, 뇌 질환 등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토혈, 혈변, 체중 감소, 식욕 감퇴 등도 기능적 원인보다는 기질적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하지만 초기 위암은 증상이 거의 없고 속쓰림 정도만 있는 경우도 많아 증상만으로 기능성 소화불량과 기질적 원인을 감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환자가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경우 먼저 내시경 검사를 한다.

증상만으로 식도 역류 질환과 구별이 어려운 다른 소화기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위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데, 위궤양이나 위암도 애매한 상복부 불편함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국내 높은 위암 발생 빈도를 고려하면 꼭 필요한 검사라 할 수 있다.

만일 삼킴장애, 출혈(혈변, 토혈, 대변잠혈), 복부 종괴, 빈혈 등의 경고 증상이 있다면 꼭 내시경 검사를 시행해 기질적 원인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형적인 가슴 쓰림과 역류 증상이 있는 경우 위 내시경 검사 결과에 관계없이 위식도 역류 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고, 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2주간 투여해 증상이 호전되면 식도 역류 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는데 비교적 예측도가 높다.

비전형적인 증상이고 프로톤 펌프 억제제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24시간 산도 검사와 식도 내압 검사를 통해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외에도 기질적인 원인을 배제하는 데 식도 조영술, 복부 CT가 필요할 수 있다.

식도 역류 질환과 비슷한 증상이지만 감별해야 할 다른 질환들은 식도 감염, 호산구성 식도염, 위 및 십이지장 궤양, 식도 이완 불능증, 관상동맥질환 등이 있다.

술, 커피, 탄산음료, 튀긴 음식, 기름진 음식, 초콜릿 등의 음식물은 하부식도 괄약근 압력을 낮추게 해 역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줄이거나 끊는 것이 좋다. 비만환자, 특히 복부 비만은 역류 질환의 위험인자이므로 체중 감량을 해야 한다.

약물치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잘 복용하는 것인데, 아침 식전에 복용하는 것이 약물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다양한 프로톤 펌프 억제제가 있으며 약제 간 효과 차이는 없다고 알려져 있다. 미란성 식도염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증상이 호전되면 약을 일시적으로 중지하고 증상이 발생하면 다시 복용하는 방법이 추천된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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