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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영 건강 칼럼] 디스크는 갑자기, 척추관협착증은 서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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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76호 박시영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2016.03.31 08: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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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박시영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나이가 들면 누구나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릴 수 있다. 이런 증상의 대표적인 원인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척추 속의 신경다발이 지나는 삼각형 모양을 한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는 것을 말한다.

척추 뼈마디가 굵어지거나 인대가 두꺼워져 척추관이 좁아지면 신경이 압박을 받는데, 대부분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주원인이기 때문에 60세 이상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연골 무형성증과 같이 선천적으로 척추관이 좁게 태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보통 3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척추관협착증의 주된 증상은 허리통증과 허리에서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다. 허벅지 또는 종아리쪽 다리가 당기고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고, 발바닥이 화끈거리거나 불이 나는 느낌, 남의 다리 같은 감각이상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잘 걷지 못하는데, 병원에 찾아오는 많은 환자가 “5분만 걷다보면 다리가 아파서 앉아서 쉬어가야 한다”고 호소할 만큼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곧잘 디스크와 비교된다. 디스크는 ‘추간판탈출증’을 말하는데, 척추를 구성하는 물렁뼈가 원래 위치에서 뒤로 튀어나와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을 건드리는 것이다.

혈관성 질환으로 인한 다리 저림과 구분해야

두 질병 모두 신경을 건드린다는 점은 같지만, 디스크는 갑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나고 초기에 안정 및 물리치료를 잘해주면 증상이 어느 정도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매우 천천히 장기간에 걸쳐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기 때문에 물리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성 질환도 다리 저림과 걷기 힘든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과 원인이 다르므로 구분해서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구부리면 증상이 나아진다. 허리를 구부리면 신경관의 공간이 15% 정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성 질환은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는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자세를 변화하지 않고 가만히 서서 쉴 때 증상이 나아진다.

하지만 환자가 고령인 경우에는 두 질병이 겹쳐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척추관협착증은 X-레이나 MRI와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진단하는데, 검사에서 척추관 협착이 나타나더라도 증상이 없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영상 검사와 임상 증상이 일치해야 척추관 협착으로 진단을 하고 치료를 시작하기 때문에 자가 진단이나 임의 치료보다는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척추관협착증은 매우 천천히 진행되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갑자기 악화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급하게 수술을 하기보다는 환자의 증상 정도에 따라 보통 3개월에서 최고 6개월간 약물 치료와 운동 치료 같은 보존 치료를 먼저 실시한다.

이런 기본적인 치료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때는 부분 마취제나 스테로이드 제재를 신경관 안에 주입하는 신경차단술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신경관 안에 스테로이드 제재를 주입하고 나서 뇌졸중이나 척추신경 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었다.

▲박시영 정형외과 교수가 환자의 증상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고려대 안암병원

한 번의 스테로이드 제재 주사도 매우 주의해야 하고,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스테로이드 약물 중 하나는 금지되었다. 다른 약제들도 위험성이 매우 높아 주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무작정 수술 피하면 마비, 대소변 장애 초래
윗몸일으키기 X, 자전거타기 O

이런 약물 치료, 물리 치료로 증상이 좋아지기도 하지만, 좁아진 신경관이 넓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면 수술이 필요하다. 오히려 증상은 나빠지는데 수술을 피한다고 보존적인 치료만 고집하면 마비나 대소변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회복 능력도 떨어진다. 수술은 좁아진 신경 통로를 넓혀줘 눌려 있는 신경이 다시 자유로워지도록 하는 감압술을 실시한다.

이때 척추 관절을 함께 제거해서 척추가 불안정해질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척추 마디를 나사못으로 고정하고 뼈를 이식해 하나처럼 만들어주는 척추유합술을 함께 실시한다. 보통 수술 후 하루가 지나면 침대에 등을 대고 앉을 수 있고, 이틀이면 보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보행 연습을 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좌식생활을 하는 문화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구부려 앉는 자세를 피하고, 윗몸일으키기처럼 허리를 구부렸다 폈다 하는 운동은 금물이다.

간단한 조깅은 좋지만, 다리 저림이나 허리통증으로 이미 잘 걷지 못하게 되었다면 자전거 타기를 권한다. 허리를 어느 정도 구부리고 있기 때문에 증상도 호전되고, 근력 운동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적절한 운동과 금연 등으로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를 늦추는 것 역시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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