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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과학 고글부터 인공 설산(雪山)까지…겨울 레포츠의 선두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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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18호 윤지원⁄ 2017.01.16 10:32:42

▲눈 덮인 겨울 산비탈에서 레저를 즐기는 한 스노보더의 모습. (사진 = 강원랜드)


스키나 스노보드는 겨울이 1년에 3개월 정도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선 제법 귀한 레포츠다. 이를 즐기려면 일단 도시를 벗어나, 산 위로 올라가야 하는 이동의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활강의 쾌감을 극대화 하면서도 부상과 추위를 막아줄 각종 장비와 두꺼운 의류도 갖춰야 한다. 겨울 레포츠는 이렇게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운 데다 돈도 제법 많이 드는 활동이다. 하지만 사방이 탁 트인 하얀 설산의 슬로프를 빠르고 역동적으로 미끄러져 내려올 때, 우리는 일상에서 콘크리트 바닥을 걸을 때와는 다른 쾌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 쾌감은 앞에 나열한 불편과 경제적 부담을 기꺼이 감수하게 만들만큼 매력적이다.

겨울 레포츠 산업은 특유의 여러 난관을 해결하면서, 소비자가 좀 더 편하고 안전한 조건에서 최대한의 즐거움을 누리도록 해야 하는 복잡한 산업이다. CNB는 이와 같은 겨울 레포츠가 우리의 계절 문화의 일부가 되기까지 어떤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1. 데크+부츠+바인딩+폴
다른 모든 것을 갖추고 스키장에 도착해도 이것들 없이는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길 수 없다. 반대로, 다른 것들이 아무리 부족해도 이것만 있으면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데는 문제가 없다.

아토믹 | Atomic
1955년에 설립된 세계 최고의 알파인 스키 브랜드며 현재는 아머 스포츠(Amer Sports)의 자회사다. 본사는 오스트리아에 있으며, 1000여 명의 직원들이 크로스컨츄리, 프리스키, 백컨츄리스키 등을 만들고 있다. 아토믹 소속 스키 팀은 월드컵과 올림픽 등에서 많은 금메달을 휩쓸며 아토믹의 우수한 기술을 증명해왔다.

▲왼쪽-16/17 아토믹 레드스터 FIS 더블데크. 오른쪽-15/16 아토믹 카본프리 100~123 폴. (사진 = 아머스포츠코리아)


살로몬 | Salomon
1974년 프랑스에서 탄생했으며 아머스포츠가 2005년 인수했다. 프리미엄 겨울 스포츠 및 아웃도어 장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고가의 고급 브랜드지만 뛰어난 디자인으로 일반 대중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나이키, 아디다스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그룹으로 꼽히는 아머스포츠는 겨울 스포츠 브랜드인 아토믹과 살로몬 외에도 윌슨(Wilson), 순토(Suunto), 마빅(Mavic)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왼쪽 - 15/16 살로몬 X 메이트 130 화이트/옐로우. 오른쪽 - 14/15 살로몬 X-레이스 JR SLL + Z10 138. (사진 = 아머스포츠코리아)


버즈런 | Buzrun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주도하는 스노보드 및 스케이트보드 시장에서 드물게 성공한 국산 브랜드다. 1991년 설립되어 수출용 스노보드 바인딩과 부츠를 제작하면서 성장하는 동안 꾸준히 기술 개발에 주력했고, 현재 국내 스노보드와 스케이트보드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2011년 경동제약에 인수되면서 회사명이 (주)경동스포츠로 변경됐으나 토종 보드 브랜드 버즈런은 현재 30여 개 나라로 수출되고 있다.

▲왼쪽 - 14/15 버즈런 스네이크레드. 오른쪽 - 14/15 버즈런 이카루스 블루. (사진 = 버즈런)


2. 헬멧+고글
산비탈을 빠른 속도로 활강하는 스포츠인 만큼 안전 장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고글은 눈을 부상에서 보호할 뿐 아니라 눈에 반사된 강한 햇빛에 의한 설맹(雪盲)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필수다. 다른 레포츠에서보다 스키와 스노보드는 패션의 비중이 큰 편이다. 헬멧과 고글 역시 안전 장구의 역할 이상으로 패션 아이템으로의 역할도 두드러진다. 때문에 스타일과 디자인이 매출을 크게 좌우하는 편이다.

스미스 | Smith Optics
1965년 미국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설립되었다. 세계 최초의 써멀 렌즈와 통기성 폼 기능이 적용된 고글은 스키 분야의 혁명과도 같았다. 이는 치과의사였던 밥 스미스 박사가 치과도구와 접착제를 이용해 직접 손으로 만든 발명품이었다. 이렇게 만든 제품을 밴에 싣고 팔았던 것이 스미스의 시작이었다. 이후 다양한 혁신과 혹독한 품질 테스트를 통해 스포츠 고글과 선글라스, 헬멧 시장에서 최고급 제품으로 평가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고글이 자외선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떨어지는 채도를 더욱 높여 사물을 더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게 한 크로마팝(Chroma Pop) 테크놀로지 적용 렌즈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왼쪽 - 스미스 밴티지. 색상: 매트 건메탈. 오른쪽 - 2016/17 스미스 스쿼드. 프레임색상: 블랙, 렌즈: 크로마팝 에브리데이. (사진 = 스미스코리아)


3. 리조트
스키를 메고 겨울 산을 등반해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산악 스키가 진정한 알파인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많은 초·중급 스키어나 스노보더에게는 위험한 도전이다. 리조트는 사람들에게 스키·스노보드를 편하고 안전하게 즐길 여건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과 함께 다양한 휴식과 관광, 레저를 즐길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한다. 콘도 외에도 쇼핑, 장비 대여, 헬스, 수영장, 스파 시설 등을 갖추고,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해 겨울 레저 문화를 이끈다.

▲하이원리조트. (사진 =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 | High 1 Resort
2006년 개장한 강원랜드 산하의 스키장이다. 초급부터 최상급 난이도의 슬로프가 20개 이상이고, 전체 슬로프 길이가 21km에 달한다. 국내에 전체 슬로프 길이가 이곳보다 높은 리조트는 용평과 무주뿐이다. 그러나 슬로프 각각의 길이가 평균 1km 이상이고 폭이 70m에 달하는 슬로프도 있어서 시설 면에서 국내 최고라는 평가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스키 베이스가 두 곳으로 지어졌다. 고한에 메인 베이스인 밸리 스키하우스가 있고, 카지노가 가까운 지점에 마운틴 스키하우스가 있다. 이 두 베이스와 두 개의 봉우리, 하이원 CC 등을 서로 연결하기 위해 고속 리프트 6기와 곤돌라 3기, 컨베이어 벨트 1기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곤돌라 3기를 운영하는 리조트는 국내에서 하이원이 유일하다. 국내 최초로 장애인이 즐길 수 있는 슬로프를 조성했다.

▲대림산업은 자연지형을 최대한 바꾸지 않고 활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이원리조트의 스키장을 지었다. (사진 = 강원랜드)


대림산업 | Daelim Industrial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6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5위를 기록한 대림산업이 하이원리조트를 시공했다. 2004년 8월 ~ 2006년 11월까지 공사를 진행했다. 리조트는 자연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고려해 백운산 일대 자연지형을 최대한 바꾸지 않고 활용하는 기본 설계를 추구했다. 기존 계곡 자연환경을 최대한 복원할 수 있도록 대규모 자연형 계류복원 공사를 실시했고, 인공눈을 만드는 제설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2개의 제설용 댐을 건설했다. 여러 시설의 공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 과거 석탄지대의 지질에 부족한 기초지반 지지력을 확보하는 것도 큰 과제였다.

4. 슬로프 설계
스키 리조트의 핵심은 어떤 슬로프를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에 있다. 슬로프는 규모와 경사, 활강 난이도, 접근성, 동시 이용자수, 이용자의 이용시간, 주변 경관, 시공 난이도 등 많은 변수들을 고려해서 설계해야 한다. 과거에 슬로프 설계는 산 정상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오면서 앞에 걸리는 나뭇가지를 쳐내는 작업 정도에 그친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항공촬영, GPS 등을 이용해 산의 3차원 디지털 모델을 먼저 만든 뒤 그 위에 설계를 한다.

▲에코사인이 기본 설계에 참여한 현대성우리조트. (사진 = 에코사인)

▲에코사인의 평창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경기장 슬로프 설계. (사진 = 에코사인)


에코사인 | Ecosign Mountain Resort Plan Ltd.
에코사인은 1975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설립되어 지금까지 33개국에서 350개 이상의 리조트를 기획·설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성우리조트, 보광휘닉스파크 등에 참여했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이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리조트의 기본 설계도 맡았다. 

에코사인이란 에콜로지컬 디자인(Ecological design: 자연 친화적 설계)라는 뜻으로 주변 환경을 가능한 한 해치지 않는 것을 중시하는 기업이란 의미다. 설립자인 폴 매튜스는 비행기로 후보지를 관찰하고 분석한 뒤에도 직접 지도, 컴퍼스, GPS 등을 지참하고 해당 지역을 여러 차례 답사하며 자신의 눈과 발로 지형을 먼저 몸에 익히는 고집을 지금도 버리지 않고 있다.

5. 리프트+곤돌라
산악지대를 좀 더 안전하게 이동하고, 출발선까지 편리하게 올라갈 수 있게 하는 리프트와 곤돌라 시설은 스키장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리프트와 곤돌라 등 공중에 설치한 견인로프에 매단 공간이나 의자를 이동시키는 시설을 통칭 ‘로프웨이(ropeway)'라고 부른다. 로프웨이의 종류에는 곤돌라, 분리식 리프트, 고정식 리프트 등이 있다. 로프웨이의 중요한 구성요소는 튼튼하고 오래가는 견인로프, 구동장치, 로프에 이동수단을 단단히 고정시킬 그립부 등이다. 스키장의 등반 편의시설에는 로프웨이 외에도 무빙워크나 컨베이어 벨트 등이 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3km가 넘는 두 스키장 사이를 단 두 개의 지주만으로 연결해 주목받은 도펠마이어의 곤돌라. (사진 = 신창인터내셔날)


도펠마이어 | Doppelmayr
세계에서 리프트·곤돌라를 가장 많이 설치해오고 있는 오스트리아 기업으로, 125년의 긴 역사를 자랑한다. 거의 모든 동계올림픽에 참여했으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40기 이상의 리프트·곤돌라를 설치했다. 특히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블랙콤브 스키장과 휘슬러 스키장 사이 3km가 넘는 거리를 단 두 개의 지주만으로 연결한 3선식 곤돌라를 설치해 크게 주목받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도펠마이어의 리프트·곤돌라의 비중이 크다. 최근에는 정선 알파인경기장에 리프트·곤돌라를 완공했다. 

2016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의 테스트이벤트로 치러진 2016 FIS 스키월드컵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데 이어 2017 FIS 스키월드컵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데에도 도펠마이어의 공이 크다는 평가다. 도펠마이어의 한국 지사인 신창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공기의 압박과 어려운 공사 여건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3번째 도전에 성공해 치러지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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