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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프라이드 4세대, 출시 앞두고 또 단종설

해외에서 호평…기아車 관계자 “단종 예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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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41호 윤지원⁄ 2017.06.23 17:47:21

▲지난해 9월 파리 국제 모터쇼에서 데뷔한 기아 프라이드(현지명 리오)의 4세대 모델. (사진 = 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의 소형차 프라이드가 또 단종설에 휩싸였다. 13일 한 국내 매체는 기아차 공식 홈페이지에서 프라이드 제품 소개 항목이 제외되었다며 단종설을 소개했다.

국산 소형차가 내수 시장에서 부진을 이어가면서 지난해부터 현대자동차의 액센트와 기아 프라이드의 단종설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현대차가 액센트의 국내 생산 물량을 전량 미국 공장으로 이전하고 2020년까지 단종한다는 루머는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번 프라이드 단종설 보도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액센트 단종을 기정사실로 하고, 기아차 역시 프라이드에 대해 동일한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짐작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드 단종설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도 한 매체가 익명의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기아차가 가동률 부진으로 오는 7월 광명시 소하동 1, 2공장에서의 프라이드 생산을 중단하고 새로운 이름으로 소형 SUV보다 작은 콤팩트 SUV(CUV)를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기아차는 지난해 9월 29일 개막한 2016 파리 국제 모터쇼에서 프라이드 4세대 신형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4세대 신형 프라이드는 ▲유러피안 감성 디자인 ▲1.0 T-GDI 엔진 신규 적용 ▲최신 안전사양 적용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시스템 연계 등 여러 개선 요소를 갖췄다.

당시 파리 국제 모터쇼에서 마이클 콜(Michael Cole) 기아자동차 유럽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신형 프라이드가 속한 B세그먼트는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다”면서 “신형 프라이드는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모델로, 향후 기아차의 유럽 판매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이드가 국내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효자 노릇을 하는 편이다. 지난해 프라이드는 해외에서 34만 5252대가 판매되었다. 기아차의 전체 해외 판매 차량 중 스포티지(해외 52만 4904대 판매, 구형 포함)와 K3(41만 5530대 판매, 포르테 포함)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기아차는 이어 유럽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4세대 프라이드의 판매를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도 올해 3분기 중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프라이드보다 단종이 더 확실한 것처럼 보도된 액센트 역시 지난 2월 캐나다 모터쇼에서 풀체인지 모델인 2018 액센트가 선보여진 데 이어 국내에서 지난 5월 기존 액센트의 연식 변경 모델인 2017 액센트가 나왔다. 신형 모델인 2018 액센트는 올해 4분기 북미 시장에서 우선 판매가 예정되어 있고,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기아자동차 4세대 프라이드의 모습. (사진 = 기아자동차)

단종설 배경: 소형차 접고 소형 SUV에 올인?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액센트와 프라이드의 단종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 소형차의 매출이 크게 감소한 데 근거한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소형차는 현대 액센트, 기아 프라이드와 한국지엠의 쉐보레 아베오 등이다. 이들은 지난해 전년 대비 34.65%나 감소한 1만 8180대 판매에 그쳤다. 경차인 모닝과 스파크가 15만 3168대나 팔린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생애 첫 차(엔트리 카)로 각광받던 소형차가 경차와 준중형 사이에서 갈 길을 잃은 모양새다.

이 관계자는 갈수록 높아지는 SUV의 인기가 소형차의 입지를 더욱 좁혔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인 SUV 선호 트렌드에서 국내 시장도 예외가 아니어서, 3년 넘게 지속되는 소형 SUV의 인기에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은 게 소형 세단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2013년 한국지엠의 트랙스와 르노삼성의 QM3가 처음 등장했을 땐 판매량이 인상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2014년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가 출시되어 선풍적 인기를 끌며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결과, 지난해 소형 SUV 판매량은 전년 대비 28% 가량 증가한 11만 621대에 달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소형 SUV 라인업의 신설 및 보강을 서둘렀다. 두 회사는 각각 코나와 스토닉이라는 신차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지난 6월 13일 현대차의 코나가 먼저 국내 출시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기아차의 스토닉 출시가 예고돼 있다. 

액센트와 프라이드 단종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이 두 신차의 등장이 구체화되면서부터였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신차 판매에 집중하기 위해 판매가 부진한 액센트와 프라이드를 단종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어 왔다. 그리고 액센트 생산 라인의 해외 이전으로 2020년 단종설이 현실로 굳어가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프라이드에 대해서도 같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 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에서 프라이드 차량 소개 항목이 사라졌다. 5월 24일부터 3세대 프라이드 생산을 종료한 데 따른 판매 중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해당 항목은 6월 23일 현재도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홈페이지에서 특정 차종 소개가 빠지는 경우는 현재 해당 차종의 판매가 중단된 경우이며 판매가 중단되는 이유는 다양하다며, 그것이 곧 단종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아차 내부에서는 현재까지 프라이드 국내 단종에 대해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으며, 지난해 하반기 유럽에서 먼저 출시된 4세대 프라이드는 이미 예고된 대로 국내에서도 올해 3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파리 국제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기아자동차의 4세대 프라이드(현지명 리오). (사진 = 기아자동차)


해외 언론 “마쓰다2·폭스바겐 폴로와 견줄 만해”

한편, 국내에서 프라이드 단종설이 보도된 이튿날 해외 매체들은 4세대 프라이드(현지 모델명 리오Rio)에 관한 호평들을 내놨다.

호주의 자동차 종합 매체인 휠스(Wheels)는 14일(현지 시각) 2017 기아 프라이드 Si와 2017 마쓰다2 겐키의 비교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소형차가 그동안 자동차 제조사의 할인 품목처럼 취급되어 온 경향이 있지만, 이제는 인포테인먼트와 운전 보조 기능 등을 제대로 갖추고, 안전하면서 운전하는 재미까지 갖춘 저렴한 소형차를 흔히 만날 수 있다”며 이런 만족스러운 소형차의 대표적인 모델로 마쓰다2와 기아의 4세대 프라이드를 꼽았다.

호주에서는 지난 3월에도 모터링(Motoring)이라는 매체가 프라이드와 마쓰다2의 비교 기사를 실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월에는 휘치카(Whichcar)라는 매체가 프라이드와 마쓰다2, 그리고 폭스바겐 폴로의 비교 기사를 실은 바 있다. 현지에서 4세대 프라이드에 관심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세 매체는 경쟁 차종과 비교했을 때 드러난 4세대 프라이드의 장단점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기술했고, 그 내용은 대체로 일치했다.

종합해서 말하자면, 호주 언론이 바라본 4세대 프라이드는 동급 경쟁 모델인 마쓰다2나 폭스바겐 폴로와 비교했을 때 실내 승차 공간과 적재 공간 모두 넓고, 인테리어와 각종 편의사양이 우수하며 다양한 기능을 갖춰 도시 생활을 하는 운전자에게는 흠잡을 데 없다는 결론이다. 특히 이전 버전의 프라이드가 형제 차인 액센트보다 좁은 뒷좌석과 허술한 실내 디자인으로 지적을 받았지만 새 모델은 이를 완전히 개선했다고 평했다.

하지만 자동차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주행 관련 성능에서는 마쓰다2와 폭스바겐 폴로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 프라이드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파워트레인이 4세대에서도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주 소형차 시장의 베스트셀러인 마쓰다2. (사진 = 마쓰다)


인테리어·옵션 우수…주행 성능은 실망

휘치카는 1월 보도에서 인테리어 및 기능의 다양성 부문에서 4세대 프라이드를 마쓰다2나 폭스바겐 폴로보다 높이 평가했다. 이 매체는 “올 뉴 리오(4세대 프라이드)의 실내 디자인과 퀄리티는 이전 모델보다 큰 폭으로 개선되어 상위 차급 수준의 승차 공간에 버금가며, 독특한 유럽 감성이 돋보인다”면서 “승차 공간이 넓고 레그룸이나 숄더룸이 더 커졌으며, 앞뒤 좌석 모두 헤드룸이 충분해 키 180cm 성인에게도 여유가 있다”고 호평했다. 비교에 동원된 4세대 프라이드 해치백은 325리터의 적재 공간을 가져 마쓰다2의 250리터, 폴로의 280리터보다 클 뿐 아니라 동급 최대라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기본 옵션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았다. 호주에서 판매되는 4세대 프라이드는 1만 6990달러짜리 최저 사양이 7인치 센터 터치스크린, 후방 주차 센서, 후방 카메라, 키-레스(key-less) 엔트리, 오토 헤드라이트, 엔진 아이들(idle) 스타트/스톱,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지원 등의 옵션을 제공한다. 폴로는 같은 최저가 옵션에서 후방 카메라, 6.55인치 컬러 터치스크린,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엔진 아이들 스타트/스톱, 주간 주행등까지만 제공하며 마쓰다2는 2천 달러 더 저렴한 최저 사양에서 터치스크린과 후방 카메라가 없는 대신, 1만 7천 달러의 중급 사양으로 올라가야 7인치 터치스크린과 후방카메라, 엔진 아이들 스타트/스톱, 주간 주행등이 옵션으로 제공된다.

세 매체 모두 4세대 프라이드의 가장 아쉬운 점으로 1.4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된 파워트레인의 허약함을 꼽았다. 특히 4단 자동변속기는 이전 세대에 비해 나아진 바가 없는 구식이며 엔진도 너무 작아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았다.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링 소형 해치백 폴로(Polo). (사진 = 폭스바겐코리아)


휠스는 프라이드가 실용적인 느낌이라며, “엔진이 작다 보니 더 열심히 일하는 것 같고, 주변 근거리를 오갈 때는 괜찮다”면서도 “하지만 가속 페달을 더 밟아도 소음만 커질 뿐 속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기어가 한 단만 더 있었다면 그 차이는 아주 컸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터링 매체는 프라이드가 고속도로 주행에서 시속 100km일 때는 마쓰다2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이었지만 추월을 시도할 때 문제가 드러났다며 휠스가 언급한 가속의 한계를 지적했다. 휘치카 역시 프라이드의 파워트레인은 “큰 실망꺼리”라면서, “도심에서는 문제가 아니지만 잘 뚫린 고속도로나 경사로, 추월 상황에서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6단 수동 변속기로 교체하면 전술한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되었으나 그 옵션이 단지 기본 사양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핸들링과 주행감에 대해서는 기아자동차가 호주 현지 도로 사정에 맞게 프라이드의 현지화 조율 과정을 잘 해결해 그립감과 균형감이 충분하다고 휘치카는 평가했다.이 매체는 “예민한 운전자라도 흥미를 유지할 것”이라며 프라이드의 핸들링과 주행감을 호평했다. 그러나 미세한 차이라도 마쓰다2나 폭스바겐 폴로가 더 뛰어나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기아차가 유럽 차의 성능을 많이 따라잡았지만 여전히 멀었다고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마쓰다와 프라이드의 인연

▲위로부터 마쓰다의 마쓰다121, 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 포드의 페스티바. (사진 = 위키피디아)

일본의 완성차 브랜드인 마쓰다는 우리나라에서 다소 생소한 브랜드다. 일본의 자동차는 흔히 3강(토요타·닛산·혼다)과 4약(미쯔비시·스바루·스즈끼·마쓰다)으로 구분되는데, 마쓰다는 4약에 포함되는 비교적 작은 회사이기 때문이다. 또한, 스즈끼와 마쓰다는 국내에 공식 수입되는 브랜드가 아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마쓰다는 지난해 초만 해도 적극적으로 국내 진출을 검토했으나 일본과 미국에서 수요가 늘자 국내 진출 시점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마쓰다는 1996년 포드에 매각되어 한동안 포드의 자회사로 존재했다. 포드는 1970년부터 마쓰다의 성장에 꾸준히 투자해 왔고, 마쓰다는 이를 발판으로 활발한 미국 수출 실적을 올렸다. 마쓰다와 포드는 2010년 포드가 현금 확보를 위해 주식을 매각하면서 다시 기술협력만 유지하는 관계로 돌아섰다.

마쓰다는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 특히 기아자동차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기아차가 1962년 3륜 용달차 K-360, 1973년 승용차 브리사 등을 개발할 때, 기술을 전수받은 곳이 바로 마쓰다였다. 기아차의 초창기 차량은 대부분 마쓰다 엔진을 장착했다.

특히 1987년에는 기아차, 포드와 함께 월드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마쓰다가 설계하고, 기아차가 생산하고, 포드가 판매하는 방식으로 나온 결과가 프라이드였다. 프라이드는 일본에서 '마쓰다 121'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포드 페스티바'라는 이름으로 팔렸다.

이후 한국의 프라이드는 마쓰다와 별도로 개량되고 발전했다. 소형차 라인이 아벨라와 리오로 이어지면서 단종됐던 프라이드 브랜드는, 2005년 기아차가 리오의 후속 모델에 프라이드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부활했다. 2세대 프라이드는 현대 베르나와 쌍둥이나 다름없었지만, 기존의 인지도에 힘입어 더 잘 팔렸다. 다만 해외에서는 리오의 명성이 더 높아 수출명은 지금까지도 리오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2011년에 3세대 프라이드가 출시됐고, 5년 만에 전면적으로 변화된 4세대 프라이드는 현재 유럽, 호주, 중남미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마쓰다 역시 마쓰다121 이후 지속적으로 소형차 모델을 개선해 왔다. 1996년 마쓰다121은 마쓰다2 데미오(Demio)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고, 2002년 2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2007년 3세대를 거친 후 7년 만인 지난 2014년 4세대 마쓰다2가 출시되었다. 3세대 마쓰다2 데미오는 2008년 '올해의 월드카' 타이틀을 얻는 등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소형차로 꼽혔다.

현재 각각 리오와 마쓰다2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고 있는 두 차가 30년 전에는 하나의 차나 다름없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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