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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재 탈모 칼럼] 77만 원 세대의 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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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74-575호 홍성재 의학박사⁄ 2018.02.12 09:41:45

(CNB저널 = 홍성재 의학박사) 20대 탈모가 늘고 있다. 10대 후반에도 가끔 탈모가 발생한다. 탈모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탈모 인구 중 30대 이하가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병원마다 통계는 다르지만 10대와 20대, 30대 환자 비율이 40~50%다. 특히 10대 후반도 10%선에 이르고 있다.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20대와 30대 탈모 환자 비율은 43%다.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탈모 인구가 느는 것은 스트레스가 큰 원인으로 보인다. 학업, 취업, 결혼 등의 문제와 얽혀 그 어느 세대보다도 정신적 부담이 많은 편이다.

 

청년의 현주소를 극단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이 77만 원 세대다. 몇 년 전까지 취업난과 비정규직 공포에 시달리는 20대를 빗대 88만원 세대라고 했다. 직장 구하기 어렵고, 취업해도 비정규직이고, 보수도 월 88만원 수준이라는 아픈 현실을 지적한 단어다. 그런데 청년실업, 청년빈곤이 심화되면서 오늘의 젊은이를 지칭하는 표현이 77만원 세대로 더 낮춰졌다. 

 

낮은 취업률, 낮은 보수, 낮은 삶의 질에 노출된 젊은 세대는 소득 양극화 현실에서 더욱 허탈해한다. 30세 미만 하위 20%의 한 달 소득은 부풀려도 100만 원이 넘지 않는다. 그런데 같은 청년 가구라도 소득 상위 20%는 소득 하위 20%에 비해 9배 이상을 번다. ‘헬조선(지옥 같은 한국사회)’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의 자조어에 익숙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젊은  탈모를 방조한, 
기성세대의 잘못됐지만 행복했던 삶 

 

가뜩이나 힘든 청년 세대를 괴롭히는 또 하나의 나쁜 녀석이 탈모다. 모발 탈락은 유전이 절대적이지만 극심한 스트레스 등의 환경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스트레스를 극심하게 받으면 자율신경 균형이 깨진다. 이로 인해 여러 질환이 발생한다. 스트레스는 코티솔을 많이 분비시킨다. 스트레스가 완화되면 코티솔은 다시 정상 수치로 돌아간다. 이 현상이 반복되면 모세혈관이 수축된다. 모낭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정서 불안과 피로는 피지 분비물도 증가시킨다. 

 

또 모낭 주위 자율신경 말단 부위에서 분비되는 P물질(Substance P)이 비만세포를 자극하여 히스타민을 유리시킨다. 염증 유발인자(TNF-α, IL-1)들을 분비하여 모낭 세포 증식 억제와 모낭세포 자살을 유도한다. 모낭 주기도 성장기에서 퇴행기로 유도한다. 모발의 정상 성장을 위협하는 요소들이다. 

 

스트레스는 또 5알파-환원효소와 안드로겐 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 안드로겐 탈모의 원인인 DHT는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를 만나 생성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직접 탈모를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 기존의 탈모 소인을 자극해 모발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모발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나, 탈모 유전자를 보유한 경우에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탈모 가능성이 높아진다.

 

필자는 베이비부머 세대다. 부모를 섬기지만 자식에게는 봉양 받지 못하는 세대다. ‘낀 세대’, ‘저주받은 세대’라고도 하지만 지금 젊은이에 비해 매우 ‘행복한 세대’다. 노력에 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삶이기 때문이다.

 

요즘엔 노력만큼 결과를 얻는 게 어렵다. 젊은이들이 방황하는 이유다. 오늘의 사회는 기성세대가 만들었다. 당시로서는 열심히 살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이 크게 됐다. 힘들게 산 기성세대는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갖기 쉽지 않았다. 잘 살기 위해,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만 살았다. 또 내 자식만 공부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것이 사회도 망치고, 아이도 어렵게 한다. 

 

젊은이는 많은 날을 살아가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많이 가진 사람과 덜 가진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을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건강한 사회는 물론 탈모 없는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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