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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41세 구광모’ 4세대 LG 총수 등극…  풀어야 할 과제는?

지분 승계‧상속세 납부‧계열 분리 등 승계 마무리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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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5호 정의식⁄ 2018.07.06 13:16:29

여의도 LG 사옥. 사진 = LG그룹

41세 나이의 젊은 경영자가 자산총액만 123조 원에 달하는 국내 4위의 대기업집단 LG그룹의 네 번째 총수가 됐다. 10대 그룹 중에서는 첫 4세 총수인 구광모 회장이 만들 ‘젊은 LG’의 모습을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당분간은 외부 활동을 줄인 채 그룹 업무 파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분 승계‧상속세 납부,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 분리 등 과제가 산적해있어 신임 총수가 어떻게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년 간 후계자 수업 받고 41세에 그룹 최고위 올라

 

지난 6월 29일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LG전자 구광모 ID사업부장의 신규 등기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이어 열린 ㈜LG 이사회에서 구 회장은 정식 ㈜LG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선친 고(故)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공석이었던 주주대표로서의 ㈜LG 이사회 멤버이자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구 회장은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 2대 구자경 명예회장, 3대 고 구본무 회장에 이은 LG그룹의 4대 총수가 됐다. 국내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한 40대이자 4세 총수다. 

 

구 회장은 이날 이사회 인사말을 통해 “그 동안 LG가 쌓아온 고객가치 창조, 인간존중, 정도경영이라는 자산을 계승‧발전시키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광모 LG 회장. 사진 = LG그룹

1978년 생으로 아직 한국 나이 41세에 불과한 구광모 회장은 그간 경영 일선 전면에 나선 적이 없어서 외부에 알려진 정보도 한정적이다. 

 

구 회장은 LG그룹의 방계그룹인 희성그룹 구본능 회장의 장남이다. 구본능 회장은 LG그룹 2대 회장인 구자경 회장의 차남으로 1995년 장남인 구본무 회장이 3대 회장을 맡으면서 1996년 희성금성, 국제전선, 한국엥겔하드, 상농기업, 진광전기 등 총 8개 계열사를 이끌고 분리해 희성그룹을 만들었다. 

 

장자 승계 전통이 확고한 LG그룹 특유의 유교적 가풍을 감안하면 구광모 회장은 장손이 아니므로 LG그룹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 거의 없었다. 하지만 1994년 6월 구본무 회장의 장남이 불의의 사고로 숨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이 시기 구광모 회장에게도 개인적 시련들이 잇달았지만 이어 그는 미국 로체스터 공과대학으로 유학을 떠난다.

 

유학 시절인 2000년 경 그는 훗날 반려자가 된 정효정 씨를 만났다. 정효정 씨는 식품회사 보락의 대표 정기련 씨의 장녀로, 중소기업인 보락의 규모가 LG그룹에 비해 지나치게 작다는 이유로 양가 모두 결혼에 반대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하지만 두 사람은 양가의 반대를 이겨내고 2009년 결혼에 성공, 현재는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구 회장이 LG그룹의 4세 후계자로 가시화된 건 2004년 큰아버지인 구본무 회장의 양아들로 입적한 후부터다. 이후 그는 2006년 9월 LG전자 재경부 금융팀 대리로 입사해 후계자 코스를 밟는다. 2007년 3월 금융팀 과장으로 승진한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기업에서 1년간 근무하는 등 IT 분야에서 실무 능력을 키웠다.

5월 20일 별세한 구본무 회장의 빈소를 지키는 상주 구광모 LG전자 상무(당시). 사진 = 연합뉴스

이후 2009년 12월에는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뉴저지법인 과장을 거쳐 2013년 3월 LG전자 HE사업본부 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어 2014년 12월까지 HA(홈어플라이언스, 생활가전)사업본부 창원사업장 부장, 시너지팀 부장 등을 맡다가 2015년 1월 ㈜LG 시너지팀 상무를 맡으며 임원이 됐다. 이후 2017년 1월 ㈜LG 경영전략팀 상무, 2018년 1월 LG전자 B2B사업본부 ID(Information Display)사업부장 상무를 맡는 등 2006년부터 약 13년 간 해외와 지방, 지주사와 주력기업의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차근차근 진행되던 후계자 수업이 갑자기 마무리된 건 지난 5월 17일 구본무 회장의 병세가 악화된 때문이다. 구본무 회장의 별세가 가시화되자 ㈜LG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구광모 상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했고, 이후 20일 구 회장이 별세하자 구 상무는 상주가 되어 장례를 치렀다. 

이후 41일이 지난 6월 29일 ㈜LG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4대 구광모 회장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됐다. 

 

최대주주 되려면 상속세 부담해야… 

 

구 회장이 이끄는 LG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당분간은 크게 바뀌는 점이 없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LG는 전임 구본무 회장 시절 안정적인 지주사 체제를 갖춰놨고, 핵심 계열사에 배치된 6인의 전문경영인이 부회장 직을 맡아 회장을 보좌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6인 부회장단은 ㈜LG 하현회, LG전자 조성진, LG유플러스 권영수, LG화학 박진수, LG디스플레이 한상범, LG생활건강 차석용 등이다. 특히 하현회 ㈜LG 대표이사 겸 COO(최고운영책임자)는 구광모 회장과 ㈜LG의 복수 대표이사를 맡아 구 회장을 돕는 역할이다.

 

6인 부회장단의 보좌 속에서 구 회장은 지주회사 경영자로서 미래 준비, 인재 투자, 정도 경영에 중점을 두고 역할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LG의 사업을 고민하고, CEO와 사업본부장 등 주요 경영진을 발굴‧육성‧지원하면서 정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구상에 집중한다는 것.

 

그런 구 회장의 가장 급히 처리해야 할 과제는 승계 작업의 완전한 마무리다. 

 

조직 체계만 놓고 보면 LG그룹의 지주사인 ㈜LG의 대표이사이므로 이미 구 회장은 그룹 총수다. 하지만 7월 5일 공시에 따르면 구 회장이 보유한 ㈜LG 지분은 아직 6.12%에 불과해 최대주주가 아닌 ‘3대 주주’다. 선친 고 구본무 회장의 지분(11.28%)을 상속받아야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2대 주주 구본준 부회장은 7.72%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나 이미 경영 일선에서 물라나겠다고 밝힌 터라 어떤 식으로든 지분을 처분해 계열 분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이 구본무 회장의 지분 전액을 상속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지분가치가 약 1조 9000억 원으로 파악되는데, 일반적으로 30억 원 이상을 상속받을 때 적용되는 50%의 과세율을 적용하면 상속세만 약 9500억 원 가량을 납부해야 한다. 

 

이 경우 구 회장은 막대한 상속세 납부를 위해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나눠내는 제도다. 이를 위해서는 오는 11월까지 상속 규모를 확정해 관할 세무당국에 신고를 마쳐야 한다. 

구광모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사진 = 연합뉴스

1조 원에 가까운 상속세 부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구 회장이 구본무 회장의 지분 전액을 상속받지 않고 일부만 상속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점친다. 최대 주주가 되기 위한 약 1.5%의 지분만 상속받고 나머지 지분은 구본무 회장의 두 딸 구연경, 구연수 자매가 나눠 상속받는 구조다.

 

이렇게 되면 구 회장이 부담할 상속세 규모가 크게 줄어들게 되지만 본인 지분이 낮아지면서 지배력에 균열이 생길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재계 전문가들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32명이 총 46.68%의 지분을 보유해 ㈜LG에 대한 LG가문의 지배력이 견고하므로 그룹 전통에 따라 가문 구성원들이 구 회장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구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지분 약 3.45%를 보유하고 있어 구 회장의 지배력이 약화될 우려는 없다고 분석한다.

 

구본준 부회장 계열분리… 방식은 "미정"

 

다만 조카의 앞길을 열어주고 은퇴를 선언한 2대 주주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 분리가 변수로 남아있다. 구 부회장은 구자경 명예회장의 3남으로 그간 구본무 회장을 보좌하면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 직을 역임해왔다. 특히 구본무 회장의 병세가 심해진 최근에는 그룹 경영을 사실상 지휘해왔다.

 

이렇듯 구 부회장의 역할이 남달랐던 터라 재계에서는 향후 구 부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계열 분리를 추진할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구본준 LG 부회장. 사진 = 연합뉴스

가장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방식은 구 부회장이 직접 이끌었던 LG반도체, LG디스플레이, LG상사, LG전자 등의 일부를 이끌고 독립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기업들의 규모가 크고 LG그룹의 핵심이라 구 부회장이 이들 회사의 지분을 인수할 자금 마련이 쉽지 않고, 독립이 성사될 경우 그룹의 사세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안으로 제시되는 방안은 구 부회장이 평소 관심이 높으면서도 핵심 계열사가 아닌 LG상사, LG CNS, 실리콘웍스, LG이노텍 등을 중심으로 계열 분리를 추진하는 방안이다. 구 부회장의 자금력과 이들 기업의 LG그룹 내 위상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의 경영승계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안정적 지분 확보와 그에 따른 상속세 납부,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 분리 등의 절차가 남아있어 완전한 마무리까지는 최소 1~2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시간 동안 구 회장이 경영 수업을 마무리하고 충분한 경험을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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