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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멜론 vs 지니 2강 경쟁에 SK텔레콤 ‘재참전’

음악 플랫폼 삼국시대 개막… 멜론 독주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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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03호 정의식⁄ 2018.08.24 17:06:05

(왼쪽부터) 멜론,지니,뮤직메이트 앱 실행 화면. 사진 = 각사

국내 음원시장 60%를 점유하고 있는 음악 플랫폼 1위 사업자 멜론의 독주를 막기 위한 이동통신 3사와 콘텐츠‧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한창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지니뮤직’을 중심으로 힘을 합쳤고, CJ ENM도 이에 가세했다. 멜론을 매각했던 SK텔레콤도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연내에 새로운 음악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막강한 후발업체들의 추격에 직면한 멜론은 카카오M과 카카오의 합병을 통해 한층 카카오톡에 밀착된 서비스로 사용자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 현황. 자료 = 한국콘텐츠진흥원


지난 4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2017 음악산업 백서’에 따르면 온라인 음악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 1056명에게 주로 이용한 서비스(복수 응답)를 확인한 결과 멜론(57.8%)과 유튜브(57.7%)를 선택한 응답이 비슷한 수준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기타 무료 음악 어플(24.1%), 네이버 뮤직(16.9%), 카카오 뮤직(14.5%), 지니(11.2%) 등 순으로 조사됐다.

 

순 방문자(UV) 기준으로 살펴봐도 멜론의 우세는 뚜렷하게 드러난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멜론의 순 방문자가 665만여 명에 달한 반면, 2위 지니는 227만여 명, 엠넷은 85만여 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멜론의 우위가 좀처럼 약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후발주자들은 전에 없이 강력한 연합군을 형성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KT‧LG유플러스‧CJ ENM, 3사 연합군 결성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K-live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 CJ ENM, 지니뮤직 등 4개 기업의 음악 사업 담당자들이 한데 모여 최첨단 ICT를 기반으로 한 ‘미래형 비주얼 뮤직플랫폼’ 비전을 발표했다. 이날 지니뮤직은 2019년까지 국내 음원 유통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2022년까지 유료 가입자 500만 명을 확보해 1등 음악 플랫폼 사업자가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공개했다.

 

이에 앞선 7월 25일, 지니뮤직은 이사회를 열고 음원 서비스 ‘엠넷닷컴’의 운영사인 CJ디지털뮤직을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은 신주 발행을 통해 CJ디지털뮤직의 100% 주주인 CJ ENM에 지니뮤직 주식을 교부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합병기일은 오는 10월 10일이다.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CJ ENM이 지니뮤직의 2대 주주가 된다.

 

지니뮤직은 KT의 음악서비스 지니(genie)를 운영하는 자회사 KT뮤직이 지난해 LG유플러스로부터 지분투자를 받으며 법인명을 바꾼 회사다. 이전까지는 KT가 42.49%, LG유플러스가 15.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CJ디지털뮤직과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KT(35.7%), LG유플러스(12.70%), CJ ENM(15.35%)로 지분을 나눠갖게 된다. 

 

(왼쪽부터) CJ ENM 정형진 음악콘텐츠 UNIT IP운영담당 상무, 지니뮤직 김훈배 대표이사, KT 미래사업개발단 고윤전 단장, LG유플러스 이정우 음악사업부서장. 사진 = 지니뮤직

지니뮤직은 2022년까지 ‘차세대 5G 네트워크 기반 미래형 음악서비스’를 완성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연말 ▲전체 가입자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인텔리전스 큐레이션’ 서비스 ▲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IVI 지니 서비스’를 선보이며, 내년 1분기에는 ▲CJ ENM의 최신 음악 관련 영상콘텐츠를 중심으로 지니 애플리케이션을 전면 개편하며 ▲누구나 음악서비스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지니 오픈형 SDK(Software Development Kit,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출시하는 등 음악 산업의 판을 키우는 혁신적 서비스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지니뮤직은 올해 안에 CJ ENM이 제작하고 수급하는 음악콘텐츠의 유통을 전담하면서 음악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CJ ENM 소속 인기 아티스트들의 발매 음원뿐 아니라 CJ ENM이 출시하는 드라마 OST, 방송 음악 콘텐츠 유통을 전담한다. 

 

가온차트 기준 올 상반기 지니뮤직의 음원 시장 유통 점유율은 13%인데 CJ디지털뮤직이 22%이므로 합병사는 카카오M 멜론의 33%를 넘는 35%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1위 사업자가 될 전망이다. 

 

아쉬운 멜론 매각… ‘권토중래’ 노리는 SK텔레콤

 

멜론의 급성장을 가장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기업은 다름아닌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해 빠른 속도로 멜론을 국내 1위 음원 플랫폼으로 성장시킨 회사다. 하지만 SK텔레콤은 2013년 자회사 SK플래닛이 보유하고 있던 손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52.56%를 홍콩계 사모펀드 스타인베스트먼트에 2659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후 2016년 1월 카카오가 스타인베스트먼트에 약 1조 8700억 원을 지불하고 로엔을 인수해 카카오M으로 사명을 바꿨다. 2018년 현재 카카오M의 기업가치는 약 2조 5000억 원으로 평가된다.

 

SK의 로엔 매각은 공정거래법 상 지주사 SK의 손자회사인 SK플래닛이 자회사 로엔을 거느리기 위해서는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아예 매각하는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각 이후로도 멜론이 승승장구하고 카카오의 효자로 자리를 굳히게 되자 업계는 당시 SK의 매각 결정이 실책이었다고 결론 내리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의 신규 음악 플랫폼 전략. 사진 = SK텔레콤

올해 들어 SK텔레콤은 공개적으로 음악 사업 재진출을 천명하고 나섰다. 지난 1월 SK텔레콤이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 3사와 손잡고 연내에 음악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SK텔레콤의 자회사 아이리버가 엔터테인먼트 3사 음원의 B2B 유통 운영을 맡는 계약도 체결했다.

 

이후 6월 모바일방송국 메이크어스에 100억 원을 투자하고, 7월에는 아이리버에 650억 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업계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금액이 신규 음악 플랫폼 개발과 마케팅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SK텔레콤이 연내에 론칭 예정인 신규 음악 플랫폼 서비스는 자회사 SK테크엑스가 이미 운영 중인 음악 플랫폼 ‘뮤직메이트’가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로 알려졌다. AI와 5G, 블록체인 등 미래 기술이 총동원돼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 뮤직메이트가 SK테크엑스에서 아이리버의 자회사 그루버스로 이관된다. 그루버스는 앞서 SK텔레콤이 NHN벅스로부터 인수한 고품질 음원 서비스 업체다. 아이리버가 SK텔레콤의 자회사인 만큼 그루버스는 SK텔레콤의 손자회사가 된다. 그루버스는 기존의 뮤직메이트에 신규 기술을 접목해 10월까지 신규 음악 플랫폼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음악 플랫폼에는 보다 진화된 형태의 개인 맞춤형 콘텐츠 소비를 지원하기 위한 AI 데이터 분석 기반 개인 취향 콘텐츠 추천 기능과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 및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 연동 기능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 5G와 함께 활성화될 AR‧VR 등 미래 영상 기술을 활용한 ‘보는 음악 콘텐츠’도 도입된다.

 

카카오M, 카카오톡 결합으로 유저 늘린다

 

경쟁사들의 추격에 카카오M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카카오M이 선택한 멜론의 수성 전략은 카카오와의 합병을 통한 카카오톡과의 시너지 강화다. 

 

지난 5월 카카오M은 오는 9월 1일 모회사 카카오에 흡수합병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카카오M의 음악 및 영상 사업은 현물출자 등의 방식으로 별도 법인으로 분사될 예정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특성상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투자를 전개하기 위함이다. 

 

지난 9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카카오톡에 멜론플레이어를 전면 배치해 전 연령층이 더욱 쉽게 음악을 접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카카오는 지난 1월 카카오톡을 이용한 음악 공유 서비스 카카오멜론을 출시한 바 있다. 단순히 카카오톡 이용자가 멜론의 음악을 공유하는 기능을 제공했던 카카오멜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카카오톡에 멜론플레이어를 전면 배치한다는 건 향후 카카오톡 내에 멜론 서비스를 기본 서비스 레벨로 융합시킨다는 전략으로 추정된다. 이를 통해 그간 멜론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던 고객까지 확보한다는 것.

3월 23일 카카오M이 새로운 사명과 함께 공개한 로고. 사진 = 카카오M 

이외에 여 대표는 “음악·영상 사업 부문은 별도의 신설 법인을 통해 멜론의 틀 밖으로 꺼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카카오M의 콘텐츠 사업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앞서 카카오M은 지난 6월 27일 BH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드컴퍼니, 숲엔터테인먼트 등 3개 배우 매니지먼트사와 국내 1위 글로벌 광고 모델 캐스팅 에이전시 레디 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지분투자‧파트너십 등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카카오M은 주요 자회사를 통해 아이유, 유연석, 이광수, 김지원 등 다수의 배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드라마 제작사 메가몬스터와 모바일 영상 제작소 크리스피스튜디오 등 제작 역량까지 갖추고 있다. 이를 토대로 모회사 카카오가 보유한 슈퍼IP(지적재산권)의 활용, 탄탄한 스타급 작가와 감독 영입 등을 차례로 추진하여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겨냥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악 플랫폼 서비스는 ‘각인 효과’가 큰 서비스로 소비자들이 선호 사이트를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멜론이 15년에 걸친 서비스로 현재의 입지를 굳혔으며, 지니뮤직 역시 자리잡는 데까지 약 4년여가 걸렸다. SK텔레콤의 신규 음악 플랫폼 역시 자리잡기까지는 비슷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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