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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업체는 대박 미소, 소비자는 흑색 얼굴?

티몬·위메프 “고객 쓴소리 통감… 개선에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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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4호 김수식⁄ 2018.11.14 10:35:38

지난해 중국 '광군제' 행사 장면. 사진 = 연합뉴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 등의 시즌에 맞춰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11월 대규모 할인 행사를 펼쳤다. 티몬, 위메프, 11번가 등이 진행한 할인 행사는 내놓는 상품마다 단 3~5분 만에 완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눈앞의 실적에만 급급해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행사를 진행했다"는 불평도 적지 않았다.

기다리던 할인 상품, 몇 번 시도 끝에 접속했지만 "매진"

사례 1: A씨(남, 35세)는 소셜커머스 티몬에서 LG전자 노트북을 78% 할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소식을 친구에게 들었다. 마침 노트북이 필요했던 A씨는 낮 12시 행사가 시작되기 30분 전부터 스마트폰을 열어 놓고 기다렸다. 12시와 동시에 티몬 애플리케이션(앱) 접속을 시도했지만 실패가 계속됐다. 몇 번의 재시도 끝에 겨우 앱 화면이 떴지만 상품은 이미 매진된 후였다. 허탈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연히 본 댓글이 그를 짜증나게 했다. 노트북 할인 판매 수량이 단 10대였다는 것. “로또도 아니고 어이가 없었다”고 A씨는 말했다.

사례 2: B씨(여, 32세)는 두 딸의 엄마다. 평소 유아 용품 구입을 위해 소셜커머스를 애용한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소셜커머스 할인 행사는 희소식인 동시에 스트레스였다. 앱에 접속하기 힘들어서다. 최근 위메프가 진행한 행사 때도 5번 시도 끝에 접속할 수 있었지만 결제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거나 앱이 꺼지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B씨는 구입을 포기했다. 자주 들어가는 ‘맘카페’에 들러서 보니, "결제까지 마쳤는데도 추후에 매진됐다며 취소됐다"는 불평이 눈에 띄었다.

 

위메프(왼쪽)와 티몬이 앱을 통해 할인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 = 각 사 앱 화면 캡처

이처럼 최근 티몬, 위메프, 쿠팡 등 이커머스 업계의 할인 행사를 두고 원성이 적지 않았다.

소비자 지적에 업계 자성 "불편 없이 즐길 수 있는 앱 만들겠다"


위 사례 1에 대해 티몬 측은 “이번 행사에서 할인 상품 수량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앞으로 진행되는 행사에서는 할인 상품 수량을 100대 이상은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고객들의 불편 사항을 듣고 하나하나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행사에서 상품 수량을 미리 공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타임어택 행사가 고가의 상품을 절반 값도 안 되게 판매를 하다 보니 파트너 사와 협의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행사를 코앞에 두고 겨우 합의를 이루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의 노트북의 경우 11월 1일 12시부터 ‘LG전자 울트라 PC 14U380-EU1TK’를 파격적인 가격, 즉 정가에서 78% 할인한 9만 9000원에 팔겠다는 광고였다. 행사 시작과 동시에 많은 소비자들이 몰리며 앱 접속이 안 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후 노트북 판매 수량이 10대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비난이 거셌다.

위메프는 지난 11월 2~11일 ‘블랙1111 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위메프는 ‘LG 32인치 LED HDTV’를 12만 1111원에 판매한다고 했는데 추후에 해당 상품이 LG가 아닌 J모 중소기업 제품인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았다. 상품 소개 이미지를 보면 사진은 물론, 설명에도 ‘LG 정품 패널’이라 명시돼 있지만, 상세 설명에는 ‘HKC 정품 패널’이라고 다른 내용이 적혀 있어 소비자에게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위메프 관계자는 “잘못을 인정한다. 포스터 디자인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원하는 고객에 한해서 무상 반품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쇼핑의 할인 행사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앱의 접속 불량 및 애매한 할인 행사 진행 시간대에 대한 불평과 관련해서는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고객이 몰릴 것을 대비해 트래픽(서버에 전송되는 모든 통신, 데이터의 양)을 평소보다 5배, 10배 늘려 놓지만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몰리며 접속 오류가 생겼다”며 “앞으로 더 보완해 안정적으로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또 “고객이 한 번에 몰리는 걸 피하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위메프는 오전과 오후 11시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11월은 유통가 무덤'은 옛말… 올해 대박 할인으로 "기분 좋은 실적"

논란은 많았지만 이커머스 업계의 이번 할인 행사는 큰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11월은 더 이상 비수기가 아니다”는 말까지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1월 온라인 쇼핑액은 2015년 4조 9755억 원에서 2016년 6조 2073억 원, 2017년 7조 5516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이런 추세가 이어졌다.

위메프는 11월 11일까지 진행한 ‘블랙1111 데이’ 기간 동안 누적 거래액 2300억 312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액보다 77% 신장한 성과다. 같은 기간 누적 판매 수량은 1511만 7298건으로 15% 증가했다.

매일 오전·오후 11시에 인기 브랜드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대거 선보인 ‘초특가 11시 딜’도 큰 호응을 얻었다. ▲애플 에이팟(11만1111원, 1000개) ▲BHC 뿌링클(1111원, 5000개) ▲투썸플레이스 아메리카노(1111원, 2만개) ▲다이슨 V8 앱솔루트(11만 1111원, 100개) 등 11시 초특가 상품은 판매 개시와 동시에 매진 행렬을 이뤘다.

티몬도 초특가 행사인 타임 어택을 통해 지난 11월 1~8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11번가는 지난 11월 1~11일 진행한 쇼핑 행사 ‘십일절’을 통해 사상 최대 규모의 일 거래액을 기록했다. 11일 하루 거래액 1020억 원을 돌파하며 최초로 1000억 원을 넘겼다. 지난해 같은 날 일 거래액 640억 원을 59% 이상 올린 성과다.

G마켓과 옥션이 진행한 빅스마일 데이는 1일 첫날에만 1초당 52개의 제품을 팔아 치우며 누적 판매량 454만 개를 돌파했다. 마지막 날인 11일까지 누적 판매량은 3200만 개 이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 늘어났다.

위메프는 ‘블랙1111 데이’ 기간 동안 누적 거래액 2300억 312만 원을 기록했다. 사진 = 위메프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어느 한 쪽만 웃고 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최근 소비자들은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할인 행사 진행 시 타깃을 설정한다든가 충성 고객을 위한 별도의 이벤트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데, 업계도 좀 더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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