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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 ‘플라스틱 과태료’ 반년…스타벅스 말고는 대다수 카페 "예전 그대로"

스타벅스만 빨대 줄이기 성과… 업체-소비자 행태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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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29호 옥송이⁄ 2019.02.22 11:17:47

지난해 8월부터 카페 내에서 일회용 컵 사용이 규제됐다.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매장 내에서의 다회용 컵 사용은 자리잡은 모양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카페 업계는 큰 변화를 겪었다. 환경보호를 이유로 매장 내에서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시행 초기에는 더위를 피해 카페를 찾는 사람이 많은 여름인 탓에 매장 내 혼선과 불편함이 컸지만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는 결국 카페 업계에 뿌리를 내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일회용 빨대의 사용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취재 결과 스타벅스를 제외한 대다수의 카페 프랜차이즈들은 고객의 요구를 빌미로 일회용 빨대를 여전히 제공하고 있었다.

 

플라스틱 규제 정책 “효과 있었다” … 스타벅스가 가장 앞장서 

 

플라스틱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준 20세기 인류 최고의 발명품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앞으로 플라스틱의 명성은 예전 같지 못할 전망이다. 500년 간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생활 곳곳에 활용되면서 생태계 및 해양생물의 목숨을 위협하고, 결국 인간의 피해로 돌아오는 부메랑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이제 플라스틱 다이어트는 필수가 됐다. 한국도 지난해부터 플라스틱 줄이기에 동참했다. 사진은 지난 2월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 규제를 촉구하는 모습.사진 = 연합뉴스 

 

이 때문에 전 세계는 플라스틱 다이어트에 한창이다. 한국은 지난해가 돼서야 플라스틱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동참했다. 환경부는 플라스틱 용품이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카페 업계에 주목, 지난 8월부터 카페 매장 직원이 다회용 컵 사용 여부를 묻지 않거나 지자체 단속에 적발될 경우, 매장 면적 및 위반 횟수에 따라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말도 탈도 많았지만, 업계는 정책을 잘 따라가고 있는 모양새다.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정책 시행 직후인 지난 8월 21~22일 수도권 1052개 카페 중 634곳(60.1%)이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았다. 매장 내 플라스틱 사용량이 크게 줄어든 결과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자구책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환경친화적 행보를 보이는 기업은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1월 빨대 없는 리드(뚜껑)를 전국 매장에 도입했고, 업계 최초로 종이 빨대를 도입 및 전국 매장으로 확대했다. 

 

스타벅스는 빨대 없는 리드(뚜껑)를 도입했다. 사진 = 스타벅스 

 

스타벅스에 따르면, 빨대 없는 리드 도입 이후 일회용 빨대 사용량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새로운 리드 도입 이전에는 월 평균 약 1500만 개가 사용됐지만, 현재 일회용 빨대 사용은 약 750만 개로 감소했다는 것. 

 

이 같은 결과는 그동안의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벅스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 활동을 진행해왔다. 빨대를 상시 비치하는 대신 필요할 때만 제공하고, 빨대가 필요 없는 음료의 경우에는 빨대가 필요 없는 리드를 제공하는 식으로 대체했다. 또한 환경 캠페인인 ‘일회용컵 없는 날’을 통해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고객들의 사진을 SNS로 선정해 선물을 제공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지난 2017년 기준 스타벅스 코리아가 사용한 플라스틱 빨대는 연간 약 1억 8000만 개로, 길이로 환산할 시 지구 한 바퀴(약 4만㎞)에 해당하는 총 3만 7800㎞ 길이다. 이를 종이 빨대로 대체하면 126톤의 플라스틱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향후 빨대 사용 감축 목표를 70% 이상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회용 컵 줄었지만, 일회용 빨대는 여전

 

그렇다면 과연 다른 업체들은 어떨까. 지난해 5월, 커피 프랜차이즈업계를 포함한 16개 업체와 환경부는 정부 차원의 규제에 앞서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일부 기업은 친환경 소재 빨대를 연내 혹은 내년 중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기업은 많지 않다. 

 

던킨도너츠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해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컵을 내놓았다. 컵의 이름은 던킨도너츠의 'D'와 '텀블러'를 조합한 '덤블러'다. 사진 = 던킨도너츠 

 

엔제리너스와 던킨도너츠는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드링킹 리드’를 자구책으로 마련했다. 다른 기업들은 개인 텀블러를 이용하는 경우 할인해 주는 정도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 일회용 컵이랑 빨대요? 다 쓰던데요? 스벅(스타벅스)은 종이빨대도 쓰고, 컵 뚜껑도 바뀌어서 일회용품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구나 싶은데, 그 외 카페는 크게 모르겠어요. 사실 체감할 정도로 플라스틱 사용이 줄어든 건 아닌 것 같아요” 

 

카페에서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줄어든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돌아온 한 소비자의 답변이다. 

 

고객들이 원할 때 마다 가져갈 수 있도록 플라스틱 빨대를 상시 비치해 놓은 카페. 사진 = CNB저널 

 

기자가 18일부터 21일까지 홍대와 연남동 일대의 커피 전문점을 둘러본 결과, 일회용 빨대를 고객이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도록 비치된 업소가 40%에 달했다.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개선책을 본사로부터 들은 것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런 이야기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보인 점주도 있었다. 
 

일부 소비자들 “내 커피 못 잃어 … 빨대 포기 못해”

 

일각에서는 업체들만 단속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과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커피 전문점의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은 제한되지만, 남은 커피를 포장하거나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할 때는 일회용 컵 또는 종이컵 사용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이 한국부인회총본부와 함께 지난해 9월 커피 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테이크아웃 이용 소비자 750명 중 694명(92.5%)는 여전히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타벅스는 업계 최초로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사진 = 스타벅스 

 

실제로 19일 점심시간에 들른 연남동의 한 개인 카페에서는 카페가 제공한 컵으로 커피를 마시다가 점심시간이 끝나가자 남은 커피를 일회용 컵에 포장해가려는 고객 무리와, 커피를 주문하려고 기다리는 고객들이 어수선하게 뒤섞여 있었다. 

 

바쁘게 움직이던 해당 카페 주인은 “국가가 하라니 어쩔 수 없죠”라고 쓴 미소를 지으며 “혼자 운영하니 정신이 없다. 컵은 컵대로 챙겨야 하고, 일회용품은 또 일회용품대로 쓰인다. 그래도 장기적으로는 좋은 방향이라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취재 중 아이러니한 광경도 목격했다. 일회용 빨대를 제공하지 않는 카페에서 한 소비자가 직접 챙겨온 일회용 빨대를 사용하는 모습이었다. 생활용품점에서 일회용 빨대를 구매했다는 그는 “종이 빨대로 커피를 마시면, 종이 맛이 너무 많이 나고, 빨대가 흐물흐물해진다”며 “나중에 스테인리스 빨대를 써볼까 싶기도 한데, 번거롭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커피 맛을 잃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환경보호를 위해 '빨대가 필요 없는 뚜껑'이나 '종이 빨대'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는 소비자들도 있다. 사진 = 픽사베이 

 

업계 관계자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카페 업계도 나름의 노력하지만, 소비자들도 텀블러 일상화 등으로 함께 노력해줘야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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