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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열풍에도 카스는 이상 무?

1억병 돌파했지만 오비는 무덤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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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4호 김수식 기자⁄ 2019.07.23 08:32:34

지난 3월 13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테라’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김수식 기자)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테라’가 출시 100일 만에 판매량 1억병을 돌파하면서 맥주업계 신흥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회사 제품인 ‘하이트’의 점유율을 갉아먹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CNB가 달라진 맥주시장 분위기를 살펴봤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맥주 한잔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퇴근길 지친 직장인에게 맥주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기자가 퇴근 시간대에 한 양꼬치 전문식당을 방문해보니 ‘테라 열풍’이 실감났다.

과거 공식으로 여겨졌던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말이 무색했다. 테이블 마다 칭따오와 같은 색깔의 녹색병 ‘테라’가 놓여있었다.

종업원에게 손님들이 요즘 테라를 많이 찾느냐고 물으니 “최근에 가장 많이 찾는 맥주”라며 “찾는 손님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식당에서 만난 한 손님은 “무엇보다 목 넘김이 좋다. 진한 맥주 향과 적당하게 느껴지는 탄산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어 “테라는 소맥으로 마시면 더 부드러워지는 것 같다”며 “테라와 참이슬을 합쳐 ‘테슬라’라고 하는데, 맥주보다 소맥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테라를 마시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청량감을 장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올해 3월 테라를 출시하며 ‘청정 라거’를 표방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공기가 맑다는 호주에서도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만을 100% 사용하고,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탄산만을 담았다고 강조한다. 이 공법으로 라거 특유의 청량감이 강화된다는 게 하이트 측 주장이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주류 판매 코너에서 고객들이 맥주를 고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00일만에 1억병 돌파

일단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맥주 브랜드 중 출시 초기로만 본다면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 측에 따르면, 출시 100일을 맞는 지난 2일 판매량이 1억병을 돌파했다.

하이트진로로서는 모처럼의 희소식이다. 이 회사는 1996년부터 2012년까지 하이트로 국내 맥주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했지만, 2012년 오비맥주에 1위를 내줬다. 맥주 사업은 2014년부터 영업적자로 돌아서 5년 연속 손실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출시 초기에 여의도, 홍대 등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영업을 했는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매출이 가파르게 올랐다. 테라의 품질은 물론, 눈에 띄는 녹색병 사용 등의 디자인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인 것 같다”며 “이달 중순에는 테라 생맥주도 선보일 예정이며, 휴가철을 맞아 지역별로 다양한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신제품 테라의 매출액 증가가 하이트진로의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상반기 광고비용 이슈로 인해 감익이 불가피하지만, 3분기부터는 손익 개선이 이뤄져 맥주 사업 적자가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분기 테라 매출액이 300억원, 3분기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카스·테라 윈윈하나

하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테라의 열풍이 집안싸움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테라가 오비맥주나 롯데주류 등의 경쟁사 맥주가 아닌 ‘하이트’, ‘맥스’, ‘d’ 등 다른 하이트진로 브랜드의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는 점에서다.

한 식당 종업원은 “카스나 클라우드를 찾는 손님이 줄지는 않았다. 대신 테라를 찾는 손님이 많아지면서 하이트의 판매량이 줄었다”며 “지금은 카스와 테라 두 제품을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도 마찬가지다. CU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카스는 여전히 잘 팔린다. 편의점 어딜 가나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하이트나 맥스, d 등 하이트진로의 다른 브랜드 대신 테라가 판매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이트진로 측은 하이트 판매량이 줄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CNB에 “테라 출시로 인한 기존 맥주 브랜드의 잠식 현상은 없다”며 “테라와 함께 하이트, 맥스 등의 기존 브랜드가 시너지를 내며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5% 가량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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