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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품는’ 은행들 “금융상식 알리고 홍보 효과 높인다”

웹 드라마, 웹 예능, ASMR까지 … 은행권 유튜브 마케팅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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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8호 옥송이⁄ 2019.08.16 17:38:51

은행들이 ‘재밌어’졌다. 상품 추첨 및 이벤트가 다수였던 SNS 마케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유튜브를 무대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기 시작하면서다. 콘텐츠는 은행 홍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웹 드라마부터 웹 예능까지 다양하다. 은행권에 불고 있는 유튜브 마케팅을 살펴본다.

은행 ‘유튜브’ 열풍, 경품추천 국한된 SNS 운영은 옛말
우리은행 “금융 약관 소개하면 구독자들 ‘잠이 솔솔’”


“지금 밖에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어요. 빗소리가 듣기 좋네요. 오늘도 잠 못 드는 여러분을 위해 예금거래기본약관을 들고 왔어요...”
 

유튜브를 홍보 채널로 활용하는 은행들이 늘어났다. 우리은행은 공식 채널과 보조 채널 '웃튜브'를 병행하며 적극적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웃튜브의 ASMR 콘텐츠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 = 우리은행 '웃튜브' 


분명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약자)이다. 이어폰 너머로 빗소리가 들리고, 마이크 앞에 앉은 여성 진행자가 조곤조곤한 음성으로 내레이션을 읊어준다. 이는 곧 잠 못 드는 구독자의 귀와 마음을 안정시키고, 꿈나라로 이끈다.


얼핏 보면 유튜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ASMR 콘텐츠로 보이지만, 자세히 듣다 보면 ‘보통’ 콘텐츠가 아님을 알게 된다. 진행자가 읊고 있는 내용은 다름 아닌 ‘은행예금거래 기본약관’이다.

이 기발한 콘텐츠의 주인공은 우리은행이다. 이 은행은 지난 6월부터 ‘3초 만에 숙면을 보장한다’는 콘셉트 아래 해당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 ASMR의 경우 음식 씹는 소리, 새소리·빗소리 같은 자연 음향, 반복되는 소리 등이 주를 이뤘다면, 우리은행은 ‘금융 약관’으로 기존 ASMR의 틀을 깼다.
 

우리은행은 어렵게 느껴지는 '금융 약관'들을 ASMR 소재로 활용했다. 사진은 진행자가 '예금거래기본약관'을 읽는 모습. 사진 = 우리은행 '웃튜브' 


내레이션으로 활용된 ‘은행여신거래 기본약관·근저당권설정계약서·표준투자권유준칙·예금거래기본약관’을 창구에서 접했다면 어렵고 지루했겠지만, 잠들기 전 콘텐츠로 들으니 ‘자장가’가 따로 없다는 것이 SNS 반응이다. 실제로 ‘재미있다’ ‘신선하다’는 댓글이 주를 이루며, 동영상 4건의 조회 수가 모두 3만 회 이상을 기록할 정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당 콘텐츠는 보조 채널 ‘웃튜브’에서 선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들의 공식 채널은 은행 홍보 성격이 강하지만 웃튜브는 ‘예능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웠다”며 “그만큼 참신하고 트렌디한 재미를 선보이고 있다. 신선한 콘텐츠로 구성된 우리은행 유튜브 의 특징은 ‘차별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 “‘텅장’된 이유 알려드려요”
신한은행, 직접 인플루언서 양성 도전장


IBK기업은행은 ‘웹 금융예능’에 꽂혔다. 지난달 20일부터 모바일방송국 딩고와 손잡고 웹 금융예능 프로그램 ‘텅장수사대’를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웹 금융예능 '텅장수사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 IBK기업은행 


‘텅장’은 ‘텅 빈 통장’을 표현하는 신조어로, 통장수사대가 텅장에 이른 의뢰인들의 소비습관을 분석하고 맞춤형 재무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 기획 취지다. 실제 의뢰인들은 SNS 공모를 통해 선발됐으며, 통장수사대는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출신의 MC 이특과 기업은행 직원들로 구성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올해 초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을 전담하는 셀(Cell) 조직 ‘크리에이티브’를 신설해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SNS를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텅장수사대는 총 6부작으로,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를 위한 금융 생활 팁을 제공한다. 즉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해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직접 유튜버를 육성하겠다고 나섰다. 신한의 초성 ‘ㅅ’과 ‘ㅎ’을 합친, 일명 ‘송튜버’다.

이 은행은 지난달 29일 ‘신한 인플루언서(Influencer.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인)’를 선발하고 창단식을 열었다. 선발된 직원 10명과 SNS 서포터즈 30명은 다음 달부터 ‘송튜버’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다.
 

일명 '머니프로파일러' 텅장수사대는 아이돌 그룹 출신의 MC이특, 기업은행 직원들로 구성됐다. 사진 =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전문 MCN(인플루언서 양성관련 전문 기획사)을 통해 교육 중이며, 9월 중순 이후 각자의 채널을 통해 활동하게 된다. 콘텐츠는 먹방, 부부토크, 현장 리포트 등 각자 특화된 콘셉트가 있다”며 “신한은행의 금융상품, 서비스를 홍보하고 영업점을 소개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 유튜버의 경우, 타행과의 차별화를 위해 끼와 의욕을 갖추고 자발적으로 유튜버 활동을 원하는 직원들로 구성했다”며 “이들은 본인 만족과 더불어 은행발전, 고객가치창출이라는 선순환적인 조직문화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직접 유튜버를 육성하겠다고 나섰다. 신한의 초성 ‘ㅅ’과 ‘ㅎ’을 합친, 일명 ‘송튜버’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방송 콘셉트 포토월에서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신한은행 


“유튜브에 왜 목메냐고요? 재미있잖아요”
신선함·재미에 반응하는 ‘밀레니얼’ 겨냥


금융 거래가 주된 업무인 만큼, 일명 ‘엄근진’(엄격·근엄·진지하다의 앞글자만 가져와 만든 신조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은행의 숙명이지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재미까지 장착하려는 이유는 물론 고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은 유튜브나 SNS를 통해 소통하고 정보를 얻는다”며 “이 같은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이를 사회 문화 현상으로 인지하고 디지털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인플루언서 창단식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인플루언서 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 신한은행 


다른 관계자는 “특히 유튜브는 밀레니얼이 좋아하는 ‘재미’를 장착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며 “동영상 기반의 채널이기에 웹 예능이나 웹드라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은행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따라서 신선한 콘텐츠로 중무장한 은행들의 콘텐츠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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