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소형 SUV 8종 경쟁 ‘춘추전국시대’…인기 상승 비결 알아보니

  •  

cnbnews 윤지원⁄ 2019.08.29 16:20:08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 SUV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13년에 소형 SUV는 르노삼성자동차의 QM3와 한국GM의 트랙스가 전부였으나 6년이 지난 현재 5개 국산 완성차 브랜드가 판매 중인 모델은 8종에 달하며,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까지 5년 동안 17배 이상 성장했다. 7년 전에는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차급이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것은 가족 구성, 소비 성향 등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바뀌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베뉴, 코나, 셀토스, 니로, 스토닉, 트랙스, 티볼리, QM3. (사진 = 각 사)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하반기 각각 베뉴와 셀토스를 출시했다. 베뉴와 셀토스는 둘 다 소형 SUV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로써 국산 완성차업체 5개사가 국내 시장에서 유통하는 소형 SUV는 모두 8종으로 늘었다. 현대차의 베뉴와 코나(코나 일렉트릭 포함), 기아차의 셀토스와 스토닉과 니로,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한국GM의 쉐보레 트랙스, 그리고 르노삼성자동차의 QM3 등이다.

어떤 차급보다 많은 모델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국내에 소형 SUV라는 차급이 정식으로 소개된 지는 6년밖에 되지 않았다.

6년 만에 시장 17배 성장

2013년 르노삼성자동차의 QM3와 한국GM의 쉐보레 트랙스는 각각 유럽과 미국의 도시적 감성이 담긴 소형 SUV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으나 여전히 세단과 대형차가 대세였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많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차급은 아니었다.

시장을 부쩍 키운 것은 쌍용자동차가 오랜 개발 기간을 거쳐 2015년 내놓은 티볼리였다. 티볼리는 등장 첫해부터 국내 소형 SUV 시장을 평정했을 뿐 아니라 시장 규모를 두 배 넘게 키웠고, 쌍용차의 8년 만의 흑자 전환까지 혼자 힘으로 이뤄낸 히트작이다.

그 당시 세계적인 SUV 선호 트렌드에 뒤처져 있다는 지적을 받았던 현대·기아자동차는 2017년 코나, 스토닉, 니로 등을 내놓고 드디어 이 블루오션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올해 베뉴와 셀토스를 추가하며 5종의 소형 SUV를 거느리게 됐다.
 

쌍용자동차의 베리 뉴 티볼리. (사진 = 쌍용자동차)
현대자동차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 (사진 = 현대자동차)


현대차라는 국내 최대 완성차브랜드가 내놓은 코나는 티볼리 독주 체제이던 소형 SUV 시장의 패권을 곧장 가로챘다. 하지만 가성비와 다양한 라인업 등을 앞세운 티볼리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고, 이후 꾸준히 양강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국내 소형 SUV 시장은 눈에 띄게 커졌다. 첫해인 2013년 90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2014년 약 3만 3000대로 늘었다. 이듬해 티볼리의 출시와 함께 다시 2배 이상 성장하더니 2016년에는 10만 대를 돌파했다(11만 621대). 지난해엔 코나와 티볼리를 위시해 5개사 6종이 경쟁하며 15만 5041대를 기록했다.

엔트리카 시장에서 다른 차급보다 경쟁 우위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형 SUV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한 7만 351대가 팔렸다. 그리고 쌍용차가 베리 뉴 티볼리를 내놓고, 현대·기아차의 베뉴와 셀토스 등이 새롭게 가세한 지난 7월 월간 판매량은 1만 6784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38.9%, 전년 동월 대비 24.9% 증가한 양인데 티볼리와 셀토스, 코나 등이 각각 3000대를 돌파하는 치열한 경쟁으로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이처럼 신차의 등장이 전체 파이의 확대 효과로 이어지며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왼쪽부터) 기아차 이동열 차장, 권혁호 부사장, 성동철 상무, 최홍석 책임연구원이 7월 18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마임 비전 빌리지에서 열린 셀토스 공식 출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기아자동차)


소형 SUV는 생애 첫차(엔트리카) 또는 세컨드카로 점점 더 각광 받고 있다. 경차, 소형 세단, 준중형 세단 등이 주를 이뤄 온 엔트리카 시장에서 소형 SUV의 우위는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모델별 판매량 순위에서 소형 SUV 1위인 티볼리는 모닝(경차), 아반떼, K3(이상 준중형 세단)보다 낮지만, 소형 세단 3종(엑센트, 클리오, 아베오)을 합친 것보다 판매량이 많다. 또한, 소형 SUV 전체 모델 판매량(7만 351대)은 경차(5만 6219대, 경상용차 제외)는 물론 준중형차(6만 5097대)보다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형 SUV가 ▲경차나 소형·준소형 세단 대비 차체가 높아 도로에서의 시야 확보 등의 측면에서 유리하며 ▲상대적으로 큰 적재 공간을 갖춰 활용도가 크다는 장점이 있어 운전에 상대적으로 덜 능숙하지만 좀 더 활동적으로 생활하는 2030세대에 어필하는 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지금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 SUV의 인기가 엔트리카의 지위를 넘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구체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소형 SUV 인기 상승 비결은 각 사가 이들을 어떤 식으로 마케팅하고 있는지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베뉴 반려동물 전용 카시트. (사진 = 현대자동차)
베뉴 공기 주입식 에어 텐트. (사진 = 현대자동차)


상승세 지속 비결? 현대인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

현대자동차는 지난 7월 베뉴를 출시하면서 ‘혼라이프’라는 신조어를 전면에 부각시켰다. 혼라이프는 혼자서 살아가는 생활(life)을 의미하는데, 대한민국의 여러 가구 구성 형태 가운데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2000년에 222만 가구였지만 2017년 기준 562만 가구로 증가했다. 17년 사이에 152.6% 증가다.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017년에 28.6%로 2인 가구(26.7%), 3인 가구(21.2%)를 넘어섰다.

대개 가구당 1~2대의 자동차를 구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제 완성차업체는 3~4인 구성 1가족이 아닌 1인 가족 4가구, 2인 가족 2가구 등을 타깃으로 삼고 이들이 선호하는 차량을 주력으로 제조해 파는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소비 성향, 즉 ‘혼라이프’ 또는 ‘1코노미’(1인 + 이코노미를 합친 신조어)의 특징과 트렌드도 소형 SUV만의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으며, 이런 점 또한 소비자이 관심과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차 이광국 부사장이 7월 11일 경기도 용인시 소재 ‘더 카핑(The Carffing)’에서 열린 베뉴의 공식 출시 행사에서 베뉴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베뉴에 혼라이프 고객에 특화된 맞춤형 편의 사양들을 마련했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반려동물의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반려동물 전용 카시트와 안전벨트에 연결 가능한 반려동물 하네스(가슴줄) 및 연결장치, 반려동물 승·하차시 오염 방지를 위한 커버 등등의 상품으로 구성된 반려동물 패키지라던가, 혼자서도 캠핑, 서핑, 낚시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설계한 공기주입식 에어 카텐트 등이 그것이다.

마찬가지로 쌍용차는 티볼리 구매자를 대상으로 반려견과 함께 캠핑을 즐기는 이벤트를 지난 2016년과 2018년 각각 개최한 바 있다.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