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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브랜드 리뉴얼 바람…아파트 이름 바꾸고 로고 새 단장

현대건설·대우건설·한화건설 등, 전통의 BI 바꾸고 새 브랜드 이미지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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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윤지원⁄ 2019.08.31 08:35:04

건설업계에 1년 전부터 아파트 브랜드 리뉴얼 바람이 불고 있다. 대표 브랜드의 디자인을 바꾸거나 차별화된 프리미엄 브랜드를 새로 선보이는 등 기업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한 전략이다.
 

건설사들이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아파트 브랜드 BI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건설 '디에이치', 한화건설 '포레나', 호반건설 '호반써밋', 대우건설 '푸르지오'. (사진 = 각 사)


처음 보는 아파트 브랜드 늘어

하반기 아파트 시장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는 생소한 이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8월 27일, 이 회사의 첫 프리미엄 주거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처음 적용한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외관을 처음 공개하고 이달 말 입주를 시작했다.

디에이치는 현대건설이 지난 2015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맨션3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처음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다. 이번에 입주를 시작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2016년 8월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한 단지로 디에이치 브랜드를 처음 적용한 단지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분양 당시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 100.6대 1, 4일 만에 완판 등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아너힐즈’에 대해 강남 첫 '호텔 같은 집'이라는 콘셉트 아래 외관은 고급 아파트, 세대 내부는 고급 빌라, 커뮤니티는 리조트, 조경·단지 환경은 현대 미술관을 모티브로 조성됐다고 소개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3월 대표 브랜드인 힐스테이트의 BI와 로고를 변경했다. 한글(힐스테이트)과 영문(HILLSTATE)을 함께 사용하던 기존 로고를 한글로 통일하면서 로고에 표기된 ‘힐스테이트’ 글자를 확대하고 음영을 없애고 단색으로 심플하게 변경했다.
 

현대건설 디에이치 아너힐즈 문주 이미지. (사진 = 현대건설)
한화건설의 새 브랜드 '포레나'를 처음으로 적용한 포레나 천안 두정 투시도. (사진 = 한화건설)


한화건설은 8월 30일 새롭게 선보이는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포레나’(FORENA)를 처음으로 적용한 포레나 천안 두정의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포레나는 ‘연결’을 의미하는 스웨덴어로, 한화건설은 “사람과 공간을 연결해 새로운 주거 문화를 제시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화건설은 포레나 브랜드 개발로 ‘하이엔드-갤러리아’, ‘프리미엄-포레나’의 브랜드 체계를 갖춘다. 포레나는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 통합브랜드로서, 기존 ‘꿈에그린’과 ‘오벨리스크’ 브랜드를 대체한다. 포레나 천안 두정에 처음 도입된 이후 포레나 전주 에코시티, 포레나 인천 루원시티, 포레나 대전 도마 등 하반기 분양예정 단지에 적용할 예정이며 4분기 새로운 광고를 통해 인지도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1년 전부터 브랜드 리뉴얼 붐

이 같은 건설사들의 아파트 브랜드 리뉴얼은 1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9월 새 주거브랜드 ‘빌리브’(Villiv)를 선보이며 주택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고 나섰고, 같은 달 코오롱글로벌은 ‘하늘채’의 BI 디자인을 리뉴얼하며 주택사업을 강화하고 도시정비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을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도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 BI를 변경한 것 외에도 여러 건설사가 브랜드 리뉴얼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지난 3월, ‘푸르지오’(PURGIO) 브랜드를 선보인 지 16년 만에 처음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새로운 BI는 산들바람에 부드럽게 흔들리는 자연의 형상을 담았으며 고급스러움, 절제미, 중후함을 상징하는 블랙을 새로운 컬러 콘셉트로 내세웠다. 또한, 2013년 상반기 이후 6년 만에 TV 광고를 부활하며 불확실한 부동산 시장에서 브랜드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새로운 푸르지오는 이름만 남기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회사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 걸친 변화와 혁신이 담겨 있다"며 "앞으로도 시대 변화에 발맞춰 고객 삶 본연의 고귀한 가치를 추구하는 주거상품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푸르지오 BI의 변화. 왼쪽이 기존 디자인, 오른쪽이 새 디자인. (사진 = 대우건설)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호반건설도 같은 달 창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그룹 통합 CI와 건설 계열 주택 브랜드 ‘호반써밋’(HOBAN SUMMIT), ‘베르디움’의 새로운 디자인을 공개했다. 새로운 CI는 호반의 심벌마크인 블록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블록 형태 안에 있던 호반을 밖으로 꺼내 단순화했다.

또 2010년부터 주상복합단지에만 적용했던 ‘호반써밋플레이스’를 ‘호반써밋’으로 리뉴얼하고, 8월부터 호반써밋의 신규 TV 광고를 온에어(On air)하며 대중에게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밖에 쌍용건설은 기존의 아파트 브랜드 ‘예가’와 주상복합 브랜드 ‘플래티넘’을 ‘더플래티넘’(The PLATINUM)으로 일원화했고, 태영건설은 ‘데시앙’의 BI 디자인을 리뉴얼하고 임대아파트 브랜드 ‘데시앙 네스트’를 내놓았다.

최신 ‘고급주택’에 오래 된 브랜드 "안 어울려"

건설업계가 최근 브랜드 변경 및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집중하는 것은 아파트 매매 및 청약에 브랜드 이미지가 미치는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에서 브랜드 아파트 선호 현상은 뚜렷하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분양된 단지 395개 가운데 1순위 마감을 기록한 곳은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8.6%(192개)에 그쳤지만, 대형 건설사의 메이저 브랜드 단지는 110개 단지 중 71.8%(79개)가 1순위에 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청약 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에서도 7개 단지가 대형 건설사 브랜드인 것으로 나타나 브랜드 이미지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것을 알 수 있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리서치본부장은 “주택시장이 어려워지면서 건설사들이 차별화된 특징과 고급 이미지로 회사 가치를 높이고자 브랜드 개선에 나서는 것”이라며 “아파트 브랜드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면서 브랜드의 프리미엄 가치를 강조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짓는 아파트들은 갈수록 고급화되어가고 있는데 기존의 아파트 브랜드 대부분이 2000년대 초기에 나왔기 때문에 고급주택을 마케팅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춘 브랜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힐스테이트의 리뉴얼된 BI를 외벽에 적용한 예. (사진 = 현대건설)


현대건설 관계자는 힐스테이트의 브랜드 리뉴얼에 관해 "힐스테이트가 우리나라 최고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지 13여 년이 흐른 상황에서 주택시장 1위 브랜드에 걸맞은 위상을 갖추기 위해 브랜드 이미지 리뉴얼에 나섰다"며 "힐스테이트 아파트에 실제로 살아본 입주 고객은 자연스럽게 다른 브랜드 아파트와 차이점을 느낄 수 있고, 힐스테이트 인지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는 데 지속적으로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014년 프리미엄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선보인 것에 대해 “푸르지오 써밋은 단순히 분양가가 얼마 이상이어야 붙일 수 있는 게 아니라, 입지와 환경, 마감재, 특화설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부 제한된 사업장에만 붙여진다”며 “건설사 전반적으로 주택사업에서 도시정비사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랜드마크성 단지의 상품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년 주택' 어디 가고 10년 마다 새 이름?

한편, 브랜드 이미지의 잦은 변경이 오히려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0수 년의 시간과 거액의 투자로 쌓아 올린 브랜드 이미지를 하루 아침에 뒤집는 것이 아파트 및 건설사의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자주 바뀌는 아파트 브랜드를 보면 '백년 주택'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며 “나이키, 코카콜라 등 세계적인 브랜드는 수십 년이 지나도 오리지널리티를 버리지 않는 것처럼, 전통과 고객 로열티를 누릴 자격은 오래 유지되는 브랜드에게만 주어진다. 자사 브랜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적 가치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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