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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불모지 일본’ 승승장구 어떻게?

韓불매 日소비자들, ‘OLED TV’ 앞에서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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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8호 정의식 기자⁄ 2019.09.02 10:52:22

일본 대형 가전양판점 요도바시카메라 매장에 비치된 LG 시그니처 OLED TV. 사진 = 요도바시카메라

(CNB저널 = 정의식 기자) ‘한국제품 불매’가 생활화된 일본에서 LG전자 제품군의 성장세가 고무적이다. OLED TV의 탁월한 기술력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더니, 최근에는 스타일러와 냉장고, 와인셀러, 건조기 등 프리미엄 가전 분야까지 존재감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분위기다.

지난 7월 초 ‘NO JAPAN’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된 이후 우리 국민들이 뒤늦게 깨닫게 된 두 가지 사실이 있다.

하나는 유니클로, ABC마트, 데상트, 아사히, 토요타 등 일본 상품이 우리 생활의 굉장히 많은 부문에 침투해 높은 점유율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고, 또 하나는 그에 비해 일본 소비자들의 한국 제품 구매는 거의 없어 일본 측이 ‘한국 불매’를 하려해도 대상제품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의 22%를 점유한 1위 기업이지만, 일본에서는 애플(54.2%), 샤프(9.8%), 화웨이(9%), 소니(7.5%)에 이은 5위(3.6%)에 불과하다(2018년 9월 기준). TV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계 점유율이 46%(2019년 1분기 기준)에 달하지만, 일본 시장에서는 점유율 집계에 포함되지 않을 정도다.

 

CES 2017에서 최고 제품상을 수상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 사진 = LG전자

심지어 최종 소비자 제품이 아닌 D램 같은 부품 분야에서도 한국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72.4%에 달하지만, 일본에서는 대만(60%)에 밀려 21%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인들이 지난 수십년간 ‘전략적 한국 불매’를 유지해왔다는 방증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특이하게도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한국산 전자제품이 있다. 바로 LG전자의 OLED TV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LG전자는 2018년 일본 TV 시장에서 매출 1억2400만달러(약 1500억원)를 기록해 2017년(7455만달러)보다 무려 66%나 성장했다. 특히 저가형인 LCD TV가 아닌 고가 프리미엄 라인인 OLED TV 매출이 높았다. LG전자 일본 TV 매출의 56%(6989만달러, 약 825억원)가 OLED TV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日기업 양산 실패한 대형패널, LG가 해내

LG전자의 OLED TV가 한국산임에도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끄는 건 남다른 화질과 얇은 두께 등 기술적 우위를 확연히 드러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2017년 12월 31일 일본의 한 TV채널에서 방영된 ‘아메토크’라는 연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가전예인’ 코너에서는 ‘LG 시그니처 OLED TV W’가 소개돼 극찬을 받았다. 당시 방송에서는 ▲OLED가 원래 일본 가전업체의 발명품이었지만 대형화에 실패했는데 ▲이웃국가인 한국의 LG에서 10여년의 연구 끝에 대형화에 성공해 제품을 내놨으며 ▲옆면 두께가 3.9mm에 불과할 정도로 슬림해 마치 공중에 떠있는 것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일본 시장에서 LG OLED TV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이 제품의 역할이 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CES 2017에서도 ‘최고의 제품’으로 극찬받았던 이 제품은 이후 일본 각지의 대형 가전양판점 입구에 배치돼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6월 4일 일본에서 열린 LG 시그니처 출시 행사. 사진 = LG전자

이 관계자는 “일본 가전시장은 요도바시카메라, 빅카메라 등 대형 양판점을 중심으로 여러 메이커들이 경쟁이 벌어지는데, LG의 전시제품은 압도적인 화질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며 “대부분의 한국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반면, LG는 고가정책을 고수한 것도 브랜드 강화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화질에 집착하는 일본 소비자 특유의 성향 때문에 최근 수년간 일본 TV 시장에서 OLED TV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됐고, 그 수혜를 LG가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HS마킷에 따르면 일본 시장에서 OLED TV 출시량은 2017년 7만5000대에서 2018년 20만1000대로 166% 늘었다. 이 시장을 주도하는 건 소니(44%)와 파나소닉(34.5%), LG전자(12.3%) 3강이다. LG전자는 소니, 파나소닉에 비하면 점유율이 낮지만, 사실상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소니와 파나소닉이 모두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공급받는 상황이다보니 OLED 시장의 파이가 커질수록 LG의 이익이 되는 구조여서다.

이 때문에 LG의 OLED 디스플레이는 한·일 무역전쟁에서 한국 측의 활용 가능한 유용한 무기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한국이 OLED 수출을 제한할 경우 소니와 파나소닉은 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이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되기 직전 LG로부터 OLED 패널 공급량을 크게 늘렸던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그니처 라인업, 깐깐한 日소비자 유혹

 

재미있는 건 LG가 OLED TV를 중심으로 확보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가 타 가전제품의 판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일본 시장에 출시한 의류관리기 ‘LG 스타일러’가 2018년에 전년의 2배 가량 판매량이 늘었으며, 올해 5월까지의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했다.

계절성 꽃가루가 사회문제화된 일본에서 이를 효율적으로 제거해주는 스타일러는 인기를 끌기에 충분했다. 여름철 습도가 높아 옷이 쉽게 눅눅해지는 일본의 기후도 스타일러의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이런 흐름을 타고 LG전자는 지난 6월 4일 자사의 프리미엄 제품군 ‘LG 시그니처’ 라인업을 일본에서 본격 론칭했다. 론칭 장소로는 LG 시그니처의 디자인 철학과 어울리는 도쿄 국립미술관을 선택했으며, 일본을 대표하는 유명 영화감독, 요리사, 아나운서 등을 참석시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꾀했다.

OLED TV와 냉장고, 세탁기 제품군을 먼저 선보이고, 가습공기청정기, 에어컨,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와인셀러, 건조기 등 나머지 라인업은 단계적으로 진출시켜 일본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LG 시그니처 OLED TV와 세탁기는 2018년 일본 최고 권위의 디자인상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LG전자 일본법인장 이영채 상무는 “압도적인 성능과 정제된 디자인을 갖춘 ‘LG 시그니처’를 앞세워 일본 프리미엄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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