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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헬로비전 ‘탄생’ … 알뜰폰·유료방송 업계 재편 방향은?

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뒤 시장 지각변동 전망 … 업계는 유료방송 시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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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3호 이동근⁄ 2019.12.30 08:06:04

알뜰폰 업계 ‘지각변동’의 예고편으로 주목받은 CJ헬로의 주주총회가 마무리 됐다. 이번 주주총회에 이변은 없었지만, ‘결합 서비스를 통한 사업기회 확대’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규칙이 정관에 추가됐다. 이름을 LG헬로비전으로 바꾼 이 회사의 재시작이 업계에 미칠 전망을 살펴보았다.

 

CJ헬로는 24일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변경 및 정관, 사업목적 변경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사진 = 연합뉴스


LG유플러스를 대주주로 맞은 CJ헬로는 24일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변경 및 정관, 사업목적 변경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가결된 내용을 보면 우선 사명을 ‘LG헬로비전’으로 변경했다. LG유플러스 계열사가 됐으니 ‘CJ’를 떼어내고 LG를 붙인 뒤 지난 2017년까지 사용하던 ‘헬로비전’이라는 이름을 부활시킨 것이다. 이번 사명 변경은 ‘초심’을 되찾고 케이블TV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보여주던 명성을 이어가자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송구영 홈·미디어부문장

대표에는 CJ헬로 지분인수를 진두지휘한 LG유플러스 송구영 홈·미디어부문장이 선임됐다. 송 부문장은 LG유플러스의 서부영업단장, 영업전략단장 등을 역임한 ‘영업통’이다. 2016년부터는 LG유플러스의 홈·미디어 사업을 맡았으며, ‘아이들나라’ 플랫폼을 성장시키고,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통해 국내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안착시키는데 기여한 바 있다.

이어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김준혁 교수, 스마트팜고 고진웅 대표, 법무법인 태평양 오양호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결합 상품 판매를 활성화 시킬 전망이다. 실제로 24일 CJ헬로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방송·통신서비스 판매업’을 추가, 결합 서비스를 통한 사업 기회를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송구영 부문장이 이번 인수를 비롯해 넷플릭스와의 제휴 등 사업 역량을 발휘한 바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LG유플러스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산 너머 산’ 장애물 넘어 10개월 만에 인수 승인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이번 인수를 통해 적지 않은 이득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저가로 알뜰폰 업체에 회선을 제공해야 하는 부분은 있지만 이는 5G 시장 확대의 기회일수도 있고, 대신 적지 않은 알뜰폰 가입자와 상당수의 유료 방송 가입자를 얻었기 때문이다. 사진 = 연합뉴스

 

CJ헬로가 LG헬로비전이 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2월 인수절차가 본격화 됐고, LG유플러스 측은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0%+1주를 8000억 원에 인수했다. 합병대신 인수를 택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외에도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하고, 심사 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10월 공정위가 결정을 유보하고, LG유플러스보다 앞선 2016년 CJ헬로를 인수하려 했던 SK텔레콤 측에 대해 공정위가 ‘경쟁질서 훼손’을 이유로 허가를 반려한 바 있어 인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SK텔레콤과 KT가 과기부에 “알뜰폰 인수 문제는 별도 심사해 달라”고 주장하면서 인수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 알뜰폰 점유율이 23.6%로 1위를 점유하고 있는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넘어가면 알뜰폰 산업이 쇠락할 수 있다는 것이 양사의 주장이었다.

국회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10월 방통위 국정감사장에서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방통위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 것이다. 이 문제는 추후 방통위가 과기부에 의견서를 전달하는 형식으로 정리됐다.

결국 12월 15일 과기부는 CJ헬로 주식취득 인가(전기통신사업법)와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방송법) 건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인수 추진 10개월 만이다. 정부는 분리 매각 같은 구조적 조치 대신 도매대가 인하 등 행태적 조치로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할 수 있다고 봤다.

공정위, 알뜰폰 ‘저가 도매가 공급’을 대안으로 제시

이번 인수에는 SK텔레콤과 KT가 지적한 알뜰폰 문제가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실제로 과기부는 “인수를 허가하되 알뜰폰 시장 1위인 CJ헬로의 위치를 감안해 알뜰폰 시장의 교란을 우려, 여러 조건을 걸고 인수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조건이란 알뜰폰 시장의 경쟁여건을 개선하고 가계통신비 경감 정책이 계속 추진될 수 있도록 도매제공 대상 확대, 데이터 선구매 할인제공, 다회선 할인 및 결합상품 동등제공 등이었다.

특히 LG유플러스가 향후 출시 또는 출시할 주요 5G 및 LTE 요금제(완전 무제한 요금제는 제외)는 ‘모든 알뜰폰’에 도매가로 제공하도록 했다. 5G 도매가격을 정가의 66%수준까지 낮춰 알뜰폰 사업자의 중·저가 5G요금제 출시를 지원하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9GB를 기본으로 주는 LG유플러스 5G 요금제는 3만6천300원에 도매 제공 가능해진다.

특기할만한 것은 LG유플러스가 보유하고 있는 알뜰폰 사업자 뿐 아니라 타 알뜰폰 업체들에도 도매가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통신사들이 3~4만 원대의 중·저가 5G 요금제를 출시하기 원하는 정부의 주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1월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메리어트 여의도 파크센터에서 통신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최 장관은 통신료 인하에 대해 각 사 CEO들과 논의했으나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왼쪽부터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 KT 황창규 회장,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사진 = 연합뉴스


유료 방송 ‘3강 체계 완성’ 이후 시장 전망은?

이번 결정은 LG유플러스 쪽에 나쁘지 않은 결과로 평가된다. 강제로 저가 요금제를 출시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이 기회에 다수의 알뜰폰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저가 상품제를 팔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과도한 규제보다는 자발적 구조개편으로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정부 정책 철학이 확인됐다”고 반색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갑자기 알뜰폰 주파수 도매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게다가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로 유료방송 시장에서 단숨에 SK브로드밴드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KT IPTV와 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31.31%)보다는 낮지만 24.72%에 달하는 시장을 차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중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이 완료되도 양사 합산 점유율은 24.03%로 LG유플러스·LG헬로비전보다 낮다.

참고로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이 내년 4월 1일 이뤄질 것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현재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인수를 승인했으나 과기부의 심사가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과기부가 8VSB (저가형상품)의 신규 가입·가입 전환 또는 계약연장을 지연·거부·제한하거나 IPTV로 가입 전환을 유도하지 못하도록 하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의 협상시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이 각각 협상하도록 하며, 홈쇼핑 송출 수수료가 급격히 인상되지 않도록 매년 수입 규모와 증가율을 공개토록 하는 등의 제한을 두었지만, 큰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승인이 늦어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사진 = 연합뉴스

 

이제 업계에서는 알뜰폰 분야의 시장 재편보다 유료방송시장 재편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이 마무리 되면 3강 구도가 형성돼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양상,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급성장하는 방송업계에서 기존 채널들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넷플릭스가 최근 국내 킬러 콘텐츠 수급을 위해 CJ ENM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4.99%를 1079억 원에 매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국내에 진출을 진행하고 있어 3사가 얼마나 자생력을 갖고 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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