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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아트 ② 힐스테이트·디에이치] 앞산 물안개까지 옮긴 조경으로 스토리텔링

유럽 색채디자인 전문가와 손잡고 내외관 컬러 통일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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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2호 윤지원⁄ 2020.08.13 09:39:18

현대건설이 지은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문주. (사진 = 현대건설)

문화경제는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 아파트들의 외관디자인 특징과 변화를 통해 주택시장 20년의 디자인 트렌드를 살펴보고 있다. 두 번째는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와 디에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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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1960년대에 국내 최초의 고층 아파트를 서울 마포에 지었고, 국내 최초의 대단지 아파트이자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지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현대홈타운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했고, 2006년부터 고품격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내세운 이후 아파트 시장 리딩 브랜드로 재도약했다.

힐스테이트는 래미안, 롯데캐슬 등 다른 아파트 브랜드보다 5~6년 늦게 론칭했다. 대신 힐스테이트는 처음부터 ‘명품 아파트’를 표방하고, 외관 디자인 차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를 위해 2007년 프랑스의 유명 색채 디자이너이자 프랑스 국립예술대학교 교수인 장 필립 랑클로와 색채 디자인 통합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디자인 아파트’ 구현에 나섰다.

힐스테이트는 이러한 통합 색채 디자인을 ‘힐스테이트 아트 컬러’라고 이름 붙였다. 아파트의 내, 외부 디자인을 색채로 차별한다는 디자인 전략으로 주택 시장을 공략했다.
 

과감한 '힐스테이트 아트컬러'가 적용된 김포 고촌 힐스테이트의 외관. (사진 = 현대건설)
반포 힐스테이트. (사진 = 현대건설)


김포 고촌 힐스테이트는 레드 톤과 블루 톤의 과감한 차용으로, 얌전하고 차분하기만 하던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에서 강렬하고 이국적인 인상을 드러내며 화제를 모았다.

북한산 3차 힐스테이트는 이탈리아 밀라노 공과대학의 마시모 페리올리 교수 팀과 외관, 조경 등의 디자인을 협업하며 아파트 전반에 걸처 유럽 전통 양식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또한, 현대건설은 아파트에 ‘힐스테이트 외관 토탈 디자인’을 적용했다. 단지의 외벽, 옥탑부, 단지 출입부, 주동 출입부, 단지 사인물, 부대시설과 커뮤니티 등을 디자인할 때 지역의 문화와 자연환경, 법적 기준까지 고려해 통합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반포 힐스테이트에는 아파트 외관에 색채 외관을 덧붙이는 ‘더블 스킨’ 공법을 도입했다. 노을의 붉은 톤과 강의 푸른 톤을 모티브로 한 반포 힐스테이트의 색채는 여러 브랜드 아파트가 밀집한 반포 재건축지구에서도 차별화를 이뤄냈다.

목동 힐스테이트에는 법정 조경면적 기준의 2배가 넘는 녹지를 조성했고, 나무를 상징하는 녹색과 토양을 상징하는 황색을 기본으로 한 색채로 주동에 포인트를 주는 등 도심 속의 자연 친화단지로 조성해 숲속 휴식공관과 같은 느낌을 주고자 했다. 심지어 측벽 디자인에는 ‘신경호르몬 패턴’을 만들어 적용했다. 이를 통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성취감을 느낄 때 나오는 행복호르몬 등을 활성화할 수 있게 했다.
 

수원 장안 힐스테이트. (사진 = 현대건설)
북한산 힐스테이트. (사진 = 현대건설)


외관 디자인에 심리·스토리텔링 더해져

아파트 단지가 그 지역의 랜드마크로 여겨지고, 입주민의 자부심을 대변하면서 외관 디자인은 더욱 발전했다. 이제 아파트 외관 디자인에는 단순한 차별화, 고급화를 넘어 집의 본질에 관한 심리적 요인도 중요하게 고려된다.

예컨대 아파트에 들어설 때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문주 디자인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문주는 첫인상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뚜렷이 드러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비실, 상가 건물과의 연계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나아가 집으로 돌아오는 입주민들에게 보호받을 수 있는 안식처로 들어간다는 느낌을 전달하기도 해야 한다. 문주가 단순한 기둥 형태를 벗어나 점점 더 크고 튼튼한 성문(城門) 역할을 하고, 가장 뚜렷한 디자인 차별화가 적용되고 있는 이유다.

입주민의 단지 내 생활을 고려한 커뮤니티와 조경의 디자인도 점점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특히, 갈수록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시 생활에서 자연을 추구하는 ‘숲세권’ 프리미엄이 아파트의 필수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조경 디자인에는 단지가 들어선 지역의 자연환경, 역사적 배경, 문화 등이 반영된 스토리텔링 기법 등 다양한 콘셉트가 적용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수원 장안 힐스테이트 조경에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녹여냈다. 200년 전 정조가 산책을 즐기던 노송길을 본 따 소나무 숲길을 조성했고, 벚나무 숲과 각종 수목을 이용해서 수원팔경 중 하나인 광교산의 사계도 표현했다. 정조 시대에 축조된 인공 정원인 서호천의 풍경을 형상화 한 생태계류원과 에코가든도 조성했다.

또, 창원 감계 힐스테이트 4차는 ‘감계(鑑溪 거울같이 물 맑은 아름다운 계곡)’라는 지명에 맞게 ‘물’을 활용한 3개의 테마공원으로 조성했다.
 

디에이치 아너힐즈 내 '헤리티지 가든 연하원'. (사진 =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디에이치, 유력 디자인상 다수 수상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주택 브랜드 ‘디에이치’가 적용된 첫 단지,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 중앙정원은 ‘헤리티지 가든 연하원’(이하 연하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정욱주 교수가 설계하고, 시공에도 직접 참여한 연하원은 단지 인근 대모산을 자연 그대로 재현한 정원이다.

3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실내에서도 감상할 수 있게 한 이 정원은 한정된 공간에 자연의 풍경을 응축해 담아내기 위해 태고의 형태를 간직한 대형 서어나무와 자연석, 식물 소재를 배치했다고. 또한, 새벽 안개가 피어나는 대모산의 신비롭고 몽환적인 풍경을 곳곳에 숨겨진 스프링클러로 재현하기도 했다.

연하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2019 우수 디자인상’(Good Design Awards)로 선정됐다.

‘2019 우수 디자인상’에서 현대건설은 연하원 외에도 힐스테이트 호매실의 ‘중앙광장’, 힐스테이트 동탄의 ‘물놀이터’와 ‘숲 소풍길’, 힐스테이트 서울숲 리버파크의 ‘색연필로 만든 미술관’, 힐스테이트 녹양역의 ‘퍼니짐 조합놀이대’ 등 총 6개 작품이 동시에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2018년에도 파주시 힐스테이트 운정의 ‘노리노라 놀이터’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투영의 풍경 정원’으로 국가기술표준원장상을 포함 5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9년간 총 18회 ‘우수디자인상’을 수상했다.
 

힐스테이트 운정 '물의 정원'. (사진 = 현대건설)


또 힐스테이트 운정의 수경시설 ‘물의 정원’(Wave Carpet)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2019 IDEA’에서 본상(Finalist)을 수상했다.

미국 IDEA 디자인 어워드는 980년부터 미국 산업디자이너협회(IDSA)가 주관하고 있는 국제 디자인 상으로, 독일의 'iF 디자인어워드', '레드닷(reddot) 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힌다.

이번에 현대건설은 ‘물의 정원’과 함께 용산 아모레 퍼시픽 신사옥의 ‘옥상정원’(Skyrise Garden) 등 2개 작품으로 수상했다.

힐스테이트 운정의 ‘물의 정원’은 넓은 잔디광장을 따라 구성된 수경 공간이다. 공동주택 외부에 힐스테이트 로고 모양인 모던스케이프(Modern Scape) 조경 디자인을 감각적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수상으로 이어졌다고 현대건설 측은 설명했다.
 

현대건설 '디에이치' 로고 디자인 설명. (사진 = 디에이치 홈페이지 캡처)


‘단 하나의 고귀한’ 디에이치로 완벽 추구

디에이치는 현대건설이 2015년 론칭한 새로운 주택 브랜드다. 현대건설은 단 하나라는 의미의 ‘THE’를 ‘하나뿐인 완벽한 프리미엄 라이프’라고 해석하고 이를 통해 ‘아무나 소유할 수 없는 대한민국 프리미엄 주거의 기준’이 되는 브랜드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4년 5개월 만에 처음 집행한 디에이치의 TV 광고는 ‘세상에 없던 완벽함’이라는 카피를 내걸었다. 기존 아파트보다 ‘좀 더 나은’이 아닌, 완전무결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디에이치의 희소성, 엄격함, 드높은 품격, 영원한 경제적 우위 등을 강조한다. 완벽한 프리미어 라이프를 추구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의 혁신 기술을 응용한 H클린알파(미세먼지 저감), H클린팜(실내농장) 같은 솔루션을 도입하고, 브랜드 전용 향(香)인 ‘H 플레이스’까지 개발했다.

로고의 기본 컬러인 ‘퓨어 블랙’은 절제된 이미지로 모든 컬러를 아우른다는 의미이고, 글자체는 직선 디자인을 통해 현대건설의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철학을 표현했다. 디에이치의 기본 컬러 시스템은 퓨어블랙과 함께 샴페인 골드와 베이지 컬러로 구성됐다.

지난해 8월 말 처음 그 실체가 드러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다른 아파트가 아닌 반얀트리나 신라호텔 같은 특급 호텔을 벤치마킹하는 등 초기 설계부터 ‘호텔같은 집’이라는 구호 아래 차별화된 가치와 디자인을 추구했다. 또 완공 단계로 접어드는 2018년 10월부터는 디에이치 아너힐즈만의 별도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해 외관, 문주, 동 출입구, 테라스, 커뮤니티, 조경 등 외관 특화 디자인을 철저하게 점검하기도 했다.
 

디에이치 아너힐즈 조경. (사진 = 현대건설)


앞산 물안개까지 재현한 차별화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조경 콘셉트는 ‘현대미술관’이다. 현대적 디자인과 현대건설의 장인정신이 결합된 최고의 작품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아파트 중앙광장에는 옛 개포나루의 지역 상징성을 살린 조개와 진주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됐고, 주변에는 영국의 공간예술가 신타 탄트라가 디자인한 조형물 ‘Compose Motions’가 설치됐다. 또 인근의 벤치는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메디니의 시그니처 작품인 ‘Prust’고, 그밖에도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로 꼽히는 론 아라드의 대표작 ‘Folly’ 등 다양한 오브제 100여 개가 주변 수경시설과 조화를 이룬다.

또한, 압도적 경관을 연출하기 위해 설계 단계부터 최고급 수목을 선별해 공사에 미리 반영했다. 중앙공원을 비롯해 서산 소나무, 부여산 금송, 제주 팽나무 등 기존 아파트에선 접하기 어려웠던 최고급 수목을 단지 내에 적용했다.
 

현대건설이 수주한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지에 들어설 디에이치 한남 투시도 및 상세 이미지. (사진 = 현대건설)


앞서 소개한 ‘헤리티지 가든 연하원’을 품은 커뮤니티 센터는 무려 6768㎡(2047평)에 달하는 통합 커뮤니티다. 이는 강남권 아파트 중 최대 규모로, 디에이치는 이를 단순한 커뮤니티가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의 이름을 딴 ‘클럽 컬리난’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디에이치는 이 ‘클럽 컬리난’을 아파트 고급화의 정수가 집약된 곳으로 소개하고 있다.

한국의 브랜드 아파트는 등장 20년 만에 프리미엄 아파트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현대건설 디에이치는 이러한 차별화와 고급화로 브랜드 명성에 걸맞은 프리미엄 아파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현대건설 디에이치는 최근 역대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이라는 한남3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아파트 시장의 품격을 높여 나갈지 디에이치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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