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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바이오팜 이어 바이오사이언스·팜데코 IPO 주목

바이오팜 공모주 역대급 기록 이어 코로나 관련 호재 까지 … "최태원 회장 뚝심 결과"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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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2호 이동근⁄ 2020.08.17 09:14:48

SK바이오팜이 신규 상장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포맥스 모니터에 시초가 대비 가격제한폭(29.59%)까지 급등해 12만7천원에 거래를 마친 모습. 사진 = 연합뉴스

 

SK그룹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소위 ‘대박’을 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국내 공모주 청약 증거금 최대 기록을 세우는 등 연일 바이오 관련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적어도 주식 관련 이슈에서는 SK텔레콤 이상의 관심을 사는 중이다. 게다가 SK바이오사이언스, SK팜데코 등 연이은 제약·바이오 계열 기업공개(IPO)가 예고돼 있어 지속적으로 바이오 관련 이슈가 이어질 전망이다.

31조원 몰린 바이오팜 IPO, 신약 개발 기대감?

 

 

SK바이오팜 코스피 상장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 = 한국거래소


지난달 SK그룹 SK바이오팜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았다. 이틀간의 개인투자자 청약에서 청약증거금이 30조 9899억 원이 몰려 2014년 제일모직 IPO 당시 청약증거금 30조 649억 원을 넘어섰다. 대한민국 공모주 청약 증거금 최대 기록이다. SK바이오팜 청약때문에 단기금융상품인 증권사 CMA(자산관리계좌) 잔액이 무려 10조 원이나 감소하는 등 엄청난 부동자금 해소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7월 2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기업공개가 완료된 뒤, 시초가는 공모가 4만 9000원의 200%인 9만 8000원에 결정됐고, 곧바로 30%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여 12만 7000원에 마감됐다. 공모가 대비로 첫날 수익률은 160%에 달했다. 주식 최고가는 26만 9500원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7일 SK바이오팜을 오는 9월11일 코스피200 구성 종목에 편입하기로 확정했다.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종목은 상장일 이후 15거래일 동안 평균 시가총액이 코스피 50위 이내일 경우 특례로 코스피200에 조기편입될 수 있는데, 이 회사는 상장 첫날 단숨에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26위에 올랐다.

이같은 실적을 낸 SK바이오팜은 어떤 회사일까. 지난해 1239억 원의 매출과 793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얼핏 보기에는 큰 실적이 없지만 주로 신약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이므로 제대로 된 ‘한방’만 터뜨리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매출은 제품 판매가 아닌 기술 수출로 받은 계약금(1억 달러)가 대부분이다.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획득하는 데 성공한 바 있어 기대치가 높은 회사이기도 하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뇌전증(간질)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수출명 ‘엑스코프리’)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허가 신청 승인을 받았다. 미국에선 5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조만간 발표될 2분기 실적에서 판매 현황이 공개될 전망이다.

세노바메이트의 강점은 기존 뇌전증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현재 이 시장은 약 60억 달러(약 7조 20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1위 제품인 ‘빔펫‘의 특허가 허가 만료 예정이다. 빔펫의 특허 만료 뒤 저렴한 제네릭(복제약)이 쏟아질 전망이어서 세노바메이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미국·유럽 제품명 '수노시')도 개발했다. 원래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하던 약물로 2000년 존슨앤드존슨에 기술이전했다가 임상시험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권리가 반환됐지만, 수면장애 치료제로 다시 개발해 2011년 에어리얼바이오파마에 기술수출했하는데 성공했고, 에어리얼바이오파마가 2014년 재즈파마슈티컬스에 다시 기술수출, 재즈파마슈티컬스는 2019년 솔레암페톨을 미국에서 출시한 이력을 갖고 있다.

코로나19 이슈에 바이오사이언스 주목, IPO 속도 내나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 사진 =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의 대박 이후 다음으로 주목받고 있는 SK 계열 바이오 회사는 SK바이오사이언스다. 이 회사는 연말까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지난달 중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상장 실무를 맡겼다. 이미 SK바이오팜 이상의 대박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최대 예상 기업 가치가 3조~4조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개발·생산 사업이 주력이다. 세계 최초의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와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슈는 ‘코로나19 백신’이다. 지난 5월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공급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은 바 있으며, 빌&멀린다게이츠재단에서 360만 달러(약 44억 원) 규모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병당 5000원 안팎으로 브라질과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여기에 빌 게이츠 빌&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을 연간 2억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를 생산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이 회사에 대한 기대치가 뛰어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이 회사의 지분을 98%를 보유한 SK케미칼이 11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생산시설을 연 5억 병 까지 늘릴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기대치는 더 오르는 분위기다.

또 자체 개발 코로나 백신 2종에 대해 오는 9월 임상 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IPO는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점에 맞춰 연구개발(R&D)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관련 이슈가 최고조일때가 몸값을 높일 수 있는 주요 시기라는 점도 상장을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덩치 키우는 CMO 팜데코, 美 상장 가능성

SK 바이오 계열사의 IPO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원료의약품 수탁생산기업(CMO)인 SK팜테코도 IPO 후보군에 속한다. 이 회사는 2017년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 BMS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인수했고, 2018년에는 미국 앰팩을 사들였다. 올해 초에는 CMO 통합법인을 미국 새크라멘토에 세웠다. 이 회사는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임팩 등을 운영한다.

SK팜테코가 확보한 원료의약품 생산 능력은 한국 32만 리터, 아일랜드 10만 리터, 미국 59만 리터 등 총 100만 리터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0위권 수준이다. SK는 앞으로도 M&A(인수합병)로 덩치를 더 키울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미 몸값이 2조 원 이상 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상장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SK 측이 출범 때부터 상장 계획을 밝힌 만큼 IPO가 이뤄질 것은 분명하지만 SK팜테코가 미국 새크라멘토에 설립된 만큼 미국 증시에 상장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 혈액제제를 전문으로 하는 SK플라즈마 등이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 “IPO 투자금 회수 ‘긍정적’”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사진 = 연합뉴스


SK그룹의 제약·바이오 계열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열리면서 통신, IT 등 기존 주력사업에 이어 ‘뉴 SK’의 주역이 될 정도로 주목받게 된 것은 확실하다.

업계에서는 SK 최태원 회장의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관심이 최근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SK는 1993년 대덕연구원에 연구팀을 꾸리면서 제약 산업을 시작한 뒤,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에도 신약 개발 조직을 따로 분사하지 않고 지주사 직속으로 둬 IMF 금융위기, 경영권 분쟁 등 대내외적 어려움에도 R&D 투자를 지속해 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는 고부가가치 사업이지만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다. 신약 개발은 10년 이상의 투자와 1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럼에도 꾸준히 투자를 이어온 것은 분명 평가해 줄 만한 가치가 있다. IPO 대박도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SK바이오팜에 이어 미국 내 상장을 추진 중인 의약품생산업체인 SK팜테코까지 IPO 모멘텀이 계속 부각될 것”이라며 “비상장 자회사의 IPO 등을 통한 잇따른 투자비 회수는 포트폴리오 확장뿐만 아니라 주주 환원 극대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밝혔고, 삼성증권 서근희 연구원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CMO 사업 가치만 해도 약 1조 7000억 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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