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MZ세대(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밀레니얼·Z세대) 공략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MZ세대를 겨냥한 패션 편집숍을 리뉴얼 오픈하고, 롯데백화점은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백화점 1층에 전면 배치하는 리뉴얼을 진행한다.
현대百, MZ세대 겨냥 패션 편집숍 ‘피어(PEER)’ 리뉴얼 오픈
현대백화점은 8월 28일 신촌점 유플렉스 지하 2층에 MZ세대를 겨냥한 패션 편집숍인 ‘피어(PEER)’를 리뉴얼 오픈한다고 밝혔다. 약 두 달 간의 인테리어 공사와 브랜드 개편을 마치고 오픈하는 피어에서는 최근 MZ세대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아티스트 컬래버 상품과 한정판 브랜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피어는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204평 규모로 오픈한 자체 기획 편집숍이다. 신(新) 소비세대로 떠오른 MZ세대에게 “오직 이 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를 주요 콘셉트로 내세웠다. 백화점 한 층 전체를 플래그십스토어(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일종의 체험 매장) 형태의 편집숍으로 만든 점이 특징이다.
이번에 리뉴얼 오픈한 매장에선 뮤지션 딘이 제작에 참여한 패션 브랜드 ‘유윌노’를 처음 공개한다. 또 가수 박재범의 힙합 레이블 하이어뮤직의 패션브랜드인 ‘블레이즈드’의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선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 브랜드는 하이어뮤직 소속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상품을 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피어 매장에 팔라스, 수프림, 키스 등 글로벌 스트릿 브랜드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스포티앤드리치(미국), 엘와이피에이치(영국), 아모니(프랑스), 어라이프뉴욕(미국), 굿뉴스(영국) 등도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회사 측은 “기존에 선보였던 국내 유명 브랜드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트릿 패션 브랜드의 매장 구성비를 늘린 것이 이번 리뉴얼의 특징 중 하나”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또 재미와 개성을 중시하는 고객들을 위해 매장 안에 공연·전시·팝업스토어 등을 운영하는 공간을 별도로 만들어 콘텐츠를 개발해 운영할 예정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피어 매장 내 입점 브랜드들과 협업을 통한 스트릿 콘셉트 마켓 운영 등 다양한 즐길 거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트렌디한 MD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최신 유행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패션 플랫폼으로 피어를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고객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도 개발해 차별화된 매장으로 가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百 영등포점, 스트리트 감성 핫 플레이스로 변모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힙(HIP)한 스트리트 감성으로 리뉴얼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영등포점은 12월을 목표로 전관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이번 리뉴얼의 핵심은 백화점의 얼굴인 1~2층에 MZ세대의 관심 콘텐츠를 적극 도입하는 것이다.
이는 OO단길, 창작촌, OO카페거리 등 거리의 힙플레이스를 누비느라, 한동안 백화점에 발길이 뜸해진 10~20대 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기존 백화점의 공식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드러나는 행보다. 무엇보다 기존 백화점 1층에 해외명품, 화장품 등으로 구성돼 온 전통을 파괴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기존 형태로는 떠오르는 소비층인 MZ세대의 마음을 더 이상 잡기 어렵기 때문에 과감한 MD를 파격 수용했다”고 밝혔다.
먼저 1층에 SNS에서 핫한 감성 편의점 ‘고잉메리’의 플래그쉽 콘셉트 스토어를 도입한다. 고잉메리는 요괴라면 출시 한 달 만에 7만개를 판매한 기획사로, 종각점, 인사동점, 을지타워점까지 3개점을 운영 중이다.
영등포점에 입점할 모델은 기존 콘셉트를 확장해, 정육, 수산, 빵 등의 원물을 퍼포먼스적 요소를 곁들인다. 또 롯데백화점과 컬래버해 ‘라면백작’이라는 라면 큐레이팅 공간을 구성, 제2의 요괴라면이 탄생할 수 있도록 재미적 요소를 포함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편의점은 MZ세대들에게는 정서적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서, 퇴근길 편의점 쇼핑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는 ‘편퇴족’이라는 신조어가 있을 정도”라며 “이런 편의점의 형태를 차용해 고잉메리 특유의 B급 감성을 더해 재미있는 매장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스니커즈 편집샵 ‘아웃오브스탁’과 축구 유니폼 래플리카 편집매장 ‘오버더피치’ 등 한정판 전문 매장을 오픈한다. 자신만의 취향이 담긴 한정판 제품에 대한 MZ세대의 니즈(needs)를 반영한 편집매장이다. 우선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resale·재판매) 거래 플랫폼 아웃오브스탁과 손잡고 40여 평 규모의 오프라인 ‘스니커즈 리셀 거래소’를 구현할 계획이다. 아웃오브스탁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한정판 스니커즈 판매를 비롯해, 한정판 스니커즈 컬처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회, 팝업 이벤트가 진행된다. 정품/가품 감정 서비스,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한 커스텀 서비스, 제품 수선 및 관리 서비스 등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한정판 풋볼 레플리카(각종 스포츠에서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을 일반인 대상으로 판매하는 상품으로, 라이선스가 있는 복제품)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오버더피치와는 국내 축구 팬덤을 공략한다. 영등포점 매장에서는 한정판 올드 레플리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고, 취향대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서비스존이 구성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손을경 MD개발 부문장은 “젋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상품을 편집샵 개념으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조성하는 데 리뉴얼의 중점을 뒀다”며 “관심 있는 분야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만지는 것 자체가 체험인 MZ세대에겐 온라인과 SNS에서만 보던 감성을 오프라인에서 실체화 된 공간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영등포점이 이번 리뉴얼을 통해 MZ세대의 대표적인 복합문화 공간으로 보다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