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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SK건설, '집콕시대 맞춤형' 새 기능-평면 아파트로 어필

‘집=일터=학교’ 되며 집에 대한 니즈 다양해져… ‘ 클린 에어’ 기본, 가변형 평면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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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윤지원⁄ 2020.09.05 07:59:03

‘뉴-노멀’, ‘언택트’ 등의 개념을 등장시키며 인류의 삶의 기준을 바꿔가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해 거주공간인 ‘집’의 의미와 역할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택의 변화에 관한 다양한 전망이 논의되는 가운데 건설업계는 앞으로 달라질 새로운 주택이 지녀야 할 여러 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에서 엄마가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의 온라인 수업을 돕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집’의 역할과 기능 재조명

코로나19는 인류의 기본적인 삶의 형태를 바꾼다. 주된 이유는 이 바이러스의 치사율보다 높은 전염성에 있다. 아직까지는 감염자와 비감염자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에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방역의 기본 원칙으로 모든 국민이 자발적으로 ‘3밀(密)’(밀폐, 밀집, 밀접)을 피할 것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각국 정부 대부분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람들의 이동을 전면적으로 통제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사람들은 확진자가 아니라도 집 안에만 머물러야 했다. 데이트, 쇼핑은 고사하고 반려견 산책, 장보기, 쓰레기 내놓기 같은 불가피한 외출조차 엄격한 통제하에서만 가능했다.

학교도, 기업도 멈췄다. 대학 강의에서 퀄리티 문제가 지적되긴 했지만 전국 초중고 및 대학 수업은 온라인 원격 수업으로 완전 대체됐다. ‘주 52시간 근무’ 시행에는 부침을 겪었던 기업들은 출퇴근 시간 조정은 물론 재택근무까지 대대적으로 받아들였다. 종교 행사 또한 부디 제발 모이지 말고 집에서 진행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도시와 집, 이동의 미래 심포지엄'에서 '포스트코로나의 공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유튜브 화면 캡처)

이제 집은 잠자는 시간 위주로 하루의 절반가량만 머무는 휴식과 재정비의 공간이 아니라 학교이고 일터이며, 놀이터와 예배당의 역할까지 수행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반면에 동네와 도시, 나아가 사이버 영역까지 확장됐던 일상생활의 영역은 집안이라는 좁디좁은 무대로 축소, 한정됐다. 이러한 딜레마가 드러나면서 ‘집’은 그 역할과 기능에 대해 새롭게 해석되고, 다시 고민해봐야 하는 대상이 됐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도시와 집, 이동의 새로운 미래 심포지엄’에서는 이처럼 새로운 주택 문화에 관한 여러 가지 전망과 제안들이 나왔다.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는 “한국의 아파트는 1970년대 라이프스타일을 기준으로 지어져 지금과는 맞지 않다”고 강조하고, “과거에는 하루 24시간 중 집에 머무는 시간이 12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이제는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된 만큼, 기존 대비 155% 공간이 필요해졌다”고 말하면서 주택 시장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밖에도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집, 도시 등 우리 일상 속 주거·생활 공간이 크게 달라질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우리나라의 주택 공급 역시 획일화된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치 실현의 공간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었다.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분양 홈페이지의 사이버 모델하우스. (사진 = 웹페이지 캡처)

건설업계, 주택의 새 기준 제안

우리나라 건설업계가 처음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방식은 ‘온라인 견본주택’을 운영하는 정도였다. 오프라인 견본주택은 예약 제도를 통해 방문자를 낮추고, 360도 VR(가상현실) 이미지나 유튜브 동영상 등을 활용하는 온라인 견본주택 서비스를 제공했다.

최근에는 조금 더 세부적으로 발전시킨 방안들이 도입되고 있다. 대림건설은 8월 분양에 나선 ‘e편한세상 지제역’ 견본주택을 예약제와 드라이브인(drive-in) 시스템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차량으로 주택전시관을 방문한 예약 고객은 안내된 지정 주차 장소에서 차내 대기하다가 호출이 되면 견본주택으로 입장하는 방식이다.

또 GS건설은 LG전자의 자율주행 안내 로봇 ‘클로이’를 활용한 로봇 안내원 ‘자이봇’(Xibot)을 견본주택에 도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요즘, 주요 건설사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달라질 주거문화에 따라 집 자체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솔루션을 반영한 평면이나 서비스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롯데건설 디자인연구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집이 갖추어야 할 기능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롯데캐슬의 새로운 주거공간 ‘AZIT 3.0’을 개발해 8월 19일 공개했다.

AZIT(아지트)란 롯데건설이 2017년 처음 선보인 롯데캐슬만의 인테리어 타이틀로, 롯데건설은 실내 안전, 알찬 수납, 맞춤 상품, 인테리어 스타일 등 4개 측면에서 단위 세대의 콘셉트를 정의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롯데건설은 ‘취향 존중’과 ‘뉴트로’ 등의 키워드를 반영한 새로운 주거공간 AZIT 2.0을 론칭한 바 있는데, 올해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사회적 이슈를 계기로 과거와 달라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거에 대한 고민을 담아 또다시 새로운 주거공간 AZIT 3.0을 제안했다.
 

롯데건설이 새로 론칭한 인테리어 스타일 AZIT 3.0의 '퓨어 패키지' 상품. 의류 관리기와 소지품 살균기를 나란히 빌트인 형태로 배치했다. (사진 = 롯데건설)

롯데건설 AZIT 3.0, 홈 오피스 평면 구성
클린 에어 시스템 및 소지품 살균 기능까지 제안


이번에 롯데건설 디자인연구소가 분석한 포스트코로나 시대 주거의 3대 트렌드는 ‘Safety Home’(안전한 집), ‘All in Home’(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집), ‘Unique Home(취향대로 할 수 있는 집)’이다.

이에 따라 AZIT 3.0은 5가지 상품을 소개했다.

▲의류관리기와 살균기, 수납장으로 구성된 빌트인 가전 상품 ‘퓨어 패키지’(Pure Package) ▲현관의 에어샤워기와 진공 청소 툴셋, 헤파 필터가 장착된 전열 교환기 등으로 구성된 ‘클린 에어 시스템’(Clean Air System) ▲책상, 책꽂이형 선반, 서랍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 가구와 슬라이딩도어를 이용해 드레스룸이나 자녀 방 발코니 등을 침실과 분리된 서재 및 업무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홈 오피스형 평면’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고객 취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하게 선보이는 공간, 가구, 가전, 마감 등의 옵션 ▲‘코지트 COZIT(COZY + AZIT)’. ‘힐리트 HEALIT(HEALING + AZIT)’, ‘스마티트 SMARTIT(SMART + AZIT)’, ‘인클루지트 INCLUZIT(INCLUSIVE + AZIT)’ 등 4가지 인테리어 스타일 제안 등이다.

롯데건설은 9월 초 분양하는 신동탄 롯데캐슬 나노시티부터 이후 분양하는 모든 사업장에 AZIT 3.0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클린 에어 시스템’과 ‘거실 스타일 업 패키지’는 전 세대에 적용되며, ‘퓨어 패키지’와 ‘홈 오피스형 평면’ 등은 타입별 특이 사항에 맞게 적용될 예정이다.
 

롯데건설 AZIT 3.0이 제안하는 자녀방 베란다의 홈오피스. (사진 = 롯데건설)

SK건설, 창문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 제안
세대 용도에 따라 공간 나누고 합치는 평면


SK건설도 코로나19를 계기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한 신평면 18건을 지난 8월 18일 공개했다.

SK건설은 아파트 단위세대의 창호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적용한 ‘공동주택 창문형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알루이엔씨, 국영지앤엠과 공동 개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인류의 생산 및 소비가 일시 정지하자 세계 곳곳에서 망가졌던 자연이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팬데믹은 지구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주었고,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SK건설의 창문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박막형 태양광 패널을 사용해 외부 조망이 가능하고, 개폐되는 창문에서 발전된 전기를 세대 내 전력계통에 안정적으로 전달하여 입주자에게 전기요금 절감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오른쪽부터) 전승태 SK건설 건축주택사업부문장과 홍성철 알루이엔씨 대표, 최재원 국영지앤엠 대표가 개폐되는 창에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구현해 시연하고 있다. (사진 = SK건설)

또한, 포스트 코로나, 라이프스타일 변화, 기본 상품 업그레이드 등 크게 3가지로 구분되는 18개 타입의 신평면도 선보였다. 특히 바이러스 및 미세먼지 차단을 위한 ‘클린-케어 평면’은 세대 현관에 중문 및 신발 살균기를 설치하고, 거실로 가는 동선과 분리된 별도 공간에 ‘클린 케어룸’을 조성해 현관, 펜트리, 욕실, 세탁실 등 클린 케어존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집의 구조를 사용자 용도에 맞게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평면도 제안했다. ‘FLEX 59’ 평면은 벽과 기둥의 골조를 최소화해 기존 3베이(침실1-거실-침실2) 구조가 아닌 침실과 거실 통합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캥거루 하우스’ 평면은 84㎡평형 5베이 판상형 구조로 단위세대 실사용면적을 극대화하고, 원·투룸 옵션을 적용해 별도의 독립 공간을 구분지어 부모와 같이 사는 30~40대 자녀의 생활 공간으로 쓰거나 세대 분리형 임대도 가능하게 했다.
 

SK건설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염두하고 새로 선보인 '클린-케어' 평면. (사진 = SK건설)

건물 내 자율주행 배달 로봇 도입 등 다양한 니즈 반영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6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인 49.9%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은 10명 중 4명(40.1%)이었으며, “오히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 것 같다”는 응답(10%)은 드물었다.

‘언택트’ 기조가 보편화 됨에 따라 무인 택배 시설과 무인 경비 시스템을 도입하는 아파트도 늘고 있다. 한화건설의 경우, 지난 7월 ‘배달의 민족’ 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실내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타워’를 신규 입주단지 ‘포레나 영등포’에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

거주자가 외부 음식을 주문하면 배달원은 아파트 1층 공용 현관에 설치된 딜리타워에 음식을 넣고 주문정보를 입력한다. 그러면 건물 내에서 개별 세대까지는 딜리타워가 배달한다. 한화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포레나 영등포’의 층수 및 세대수 등을 고려할 때 딜리타워는 시간당 최대 6건의 배달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주택에 대한 새로운 니즈 또한 다양해지고 있고, 건설업체는 스마트 기술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고, 발주 물량도 줄어들면서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니즈에 맞춰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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