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7호 옥송이⁄ 2020.10.30 09:31:00
청년의 열정으로 빵이 노릇노릇 구워지며 꿈도 함께 부풀어간다. 미래를 이끌 주역인 청년에 주목하는 기업들의 지원이 다방면에서 전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제과·제빵 분야를 꿈꾸는 청년을 지원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에 주목해본다. 첫 번째는 하이트진로다.
기업 소유 상가의 재탄생 … 청년자립 공간
경남 창원시 한 주택단지에 들어선 카페. 널찍한 외관 위에 핑크색 지붕을 얹었다. 통유리로 둘러싸인 몸통 내부로는 가지런히 진열된 빵들이 보인다. 빵과 커피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식 카페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카페지만, 이곳은 ‘자립’ 특화 공간이다.
‘자립(自立)’은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선다는 의미다. 대체 빵집과 자립이 무슨 상관이냐고? 실마리는 ‘청년’과 ‘기업’에 있다. ‘빵그레’는 주류 기업 하이트진로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카페 로, 청년들의 홀로서기를 돕는 것이 목적이다.
‘빵그레’는 해당 카페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저소득 청년들의 자립과 꿈 실현을 위해 하이트진로가 공공기관과 함께 기획한 프로젝트 명칭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한국남동발전공단·창원시 산하 창원지역자활센터와 함께 체결한 협약에 따라 첫 삽을 창원시에서 떴다.
빵그레 1호점은 창원지역 내 저소득 청년들을 선발해 제빵을 비롯해 바리스타 등 전반적인 기술을 교육하고, 일정 기간 청년들이 직접 카페를 운영하도록 한다. 기술은 물론 경영까지 체험시키기 위함이다. 이후에는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 카페가 들어선 공간은 기업 소유 상가로, 청년 지원을 위해 하이트진로 측이 선뜻 내놓았다. 하이트진로는 빵그레 공간을 10년간 무상 임대하고, 운영이 안정화되는 6개월간 관리비를 지원한다. 재료 구입과 빵 운반에 필요한 차량도 제공한다.
지역 상권과 주민도 존중
베이커리 분야는 대표적인 소상공인 업종 가운데 하나다. 이 때문에 대기업의 베이커리 진출은 지역 상권 침해 논란을 빚는 경우도 많지만, 빵그레는 갈등보다는 후발주자로서 지역 빵집들에 도움을 청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역사회에서 운영되고 있는 오래된 빵집을 통해 컨설팅은 물론, 빵그레 교육생들의 인턴과정 교육에 협조받고 있다”고 말했다.
빵그레 1호점이 들어선 창원은 하이트진로 마산공장이 있는 지역으로, 지역상권과 오랜 인연이 있던 곳이다. 하이트진로는 마산공장 주변 일대 활성화를 위해 상가 내 음료 구매 영수증을 지참해 빵그레에 방문할 경우 상시 할인하고, 지역주민들이 상시 이용할 수 있는 쉼터 등을 마련했다.
1호점 월 매출 1500만 원 달성 … 2호점 오픈 준비 중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기반으로 청년자립 사업을 펼친 결과, 1호점의 월 매출은 1500만 원을 달성했다.
사 측은 “지난 5월 오픈한 베이커리 카페 빵그레가 오픈 석 달 만에 월 매출 1500만 원 이상을 달성하며 경영 안정화에 접어들었다”며 “1호점이 성공적인 창업모델로 알려진 후 지자체로부터 2호점 문의가 쇄도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0월 6일 빵그레 2호점 계획을 발표했다. 2호점이 들어서는 도시는 광주광역시다. 사 측은 해당 도시 선정 이유에 대해 “광주광역시는 청년 일자리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다양한 청년 일자리 정책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는 “빵그레는 저소득 청년들의 자립과 꿈 실현을 돕기 위해 기획했으며 청년 창업지원 모델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사회공헌 가치를 실천하고 100년 역사의 업계 선도기업으로서 사회적인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