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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오고 못 배길걸 ②] “바디워시 가득이요” … 미용용품 리필받는 신박함

아모레스토어 광교 ‘리필 스테이션’ “다양한 체험-구매 가능한 新개념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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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7호 옥송이⁄ 2020.11.05 10:04:57

코로나19로 일상화된 언택트(untact, 비대면) 문화는 유통업계 전반 마케팅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집밖에 잘 나오지 않는 소비자를 겨냥한 온라인 마케팅이 강화된 것. 하지만 기존 좋은 터에 큰 상가 건물을 둔 대형 유통업체는, 이를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장기적 관점에서 매장으로 소비자의 발걸음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적극적인 오프라인 마케팅 또한 절체절명의 과제가 됐다.

기존 ‘매장 = 상품을 파는 곳’ 공식에서 더 나아가 매장에 도서관을 지어 책을 볼 수 있게 하고,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거나, 반려견과 함께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매장을 색다른 콘텐츠와 접하는 공간으로 변화시켜 소비자를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다각도로 펼쳐지고 있다. 그 움직임에 주목해본다. 2편은 리필 스테이션 등 다양한 집객 요소로 주목받고 있는 아모레스토어 광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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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注油)하듯 체험하는 친환경 소비

“가득이요.”

요청에 따라 직원이 레버를 움직이자 주유구 안으로 액체가 쏟아진다. 그러나 휘발유 특유의 매캐한 냄새는 어디에서도 맡을 수가 없다. 물론, 주유소가 아니니까.

이곳의 정체는 아모레퍼시픽이 새롭게 선보인 ‘리필 스테이션(refill station)’. 지난 10월 20일 문을 연 아모레스토어 광교 매장의 핵심 공간에 자리 잡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주유소(gas station)에서 구색을 빌려왔다.
 

아모레퍼시픽의 '리필 스테이션'. 제품마다 밀리리터당 가격, 제조 일자 등이 표기돼있다. 사진 = 옥송이 기자 


‘120원, 140원, 100원… /10㎖’. 이 충전소에서 판매하는 액체의 가격표다. 일렬로 배치된 꼭지마다 단위당 가격이 붙어있다. 마치 주유소의 가격표를 연상케 하지만, 이곳에서 제공하는 액체는 샴푸와 바디워시 제품들이다. 리필 스테이션은 소비자들의 친환경 소비를 위해 꾸며진 공간으로, 세정 용품의 내용물만을 소분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유소에 ‘주유원’이 있다면, 이곳에는 ‘조제관리사’가 그 역할을 한다. 소비자들이 희망 제품을 선택하고 원하는 용량을 말하면, 조제관리사가 코코넛 껍질로 제작된 리필용 용기에 소분 한다.
 

조제관리사가 코코넛 껍질로 만든 친환경 용기에 바디워시 제품을 소분하는 모습. 사진 = 옥송이 기자 


해당 리필 용기는 기존 용기를 제작할 때보다 플라스틱 사용이 30% 절감될 뿐만 아니라 꽃병, 칫솔꽂이 등 다용도로 재활용할 수 있다. 내용물의 경우 인기 샴푸·바디샤워 15종이 선별됐고, 제조 후 100일 이내 제품만 사용해 신선하다. 또한, 제품을 리필할 경우에는 자외선 LED 램프로 용기를 살균 처리한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업팀 최지선 담당은 “화장품을 만들 때는 제형과 용기의 안전성을 모두 판단한다. 용기에 의해 내용물이 변질 및 손상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이번 리필 스테이션의 경우, 리필 용기가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용기다 보니, 세척하기 편리한 헤어·바디 제품부터 리필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리필 용기는 자외선 LED 램프로 살균 처리 과정을 거친다. 사진 = 옥송이 기자 


이어 “간혹 개인 용기에 제품을 담고 싶다는 분들도 있는데, 현재는 저희가 제작한 리필 용기에만 제품을 충전해드린다. 살균이나 내용물 변질 이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 사용한 용기는 언제든 이곳에서 살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직 서비스 초기지만, 본품 대비 저렴한 가격과 환경과 밀접한 소비라는 인식 덕분에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다채로운 집객(集客) 요소

아모레스토어 광교의 백미는 리필 스테이션이지만, 관점에 따라 집객(集客. 고객을 모으는 일) 요소는 다양하다. 먼저 매장 밖에서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건 다름 아닌 꽃집이다. 분명 화장품 가게지만, 입구 우측에서는 매일 신선한 꽃을 판매한다.


최 담당은 “아름다움의 상징적 의미로 입구에 꽃집을 배치했는데, 반응이 좋다. 집객 요소 중 하나”라며 “아모레스토어는 체험을 바탕으로 판매까지 이어지는 곳인 만큼 광교마켓과 세션, 메이크업 서비스 역시 집객 요소”라고 말했다.
 

아모레스토어 광교 전경. 사진 = 옥송이 기자 
아모레스토어 광교 내부에서 운영 중인 꽃집. 사진 = 옥송이 기자 


광교마켓은 원하는 샘플을 쇼핑하듯 가져갈 수 있는 공간이다. 준비되지 않은 샘플은 조제 관리사가 즉석에서 소분해 제작한다. 메이크업 서비스는 사전 신청하면,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무료로 서비스받을 수 있다. 세션은 20~30분 내의 짧은 시간 동안, 간단한 뷰티 팁을 얻어갈 수 있는 수업이다.


최 담당은 “아모레스토어 광교는 주거단지 근처에 위치해, 자녀를 둔 3040 세대가 많이 방문한다. 이를 고려해 뷰티 기기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전면에 배치했고, 세션의 경우도 짧은 시간 내에 팁을 얻어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어린이와 함께 쇼핑할 수 있도록 카트도 준비했다. 또, 입구 좌측에는 손 세척 기계를 비치해 방역에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로드숍 매력 극대화 … 브랜드·제품 재조명이 최종 목표

43개. 2000개. 해당 매장에 입점한 브랜드와 제품 가짓수다. 아모레퍼시픽의 제품을 총망라했다.

최 담당은 “로드숍의 매력은 직접 테스트하고 제품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인데, 문제는 청결도가 떨어지거나 자유로운 체험이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해당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헬프콜을 설치했다. 원할 경우만 직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매장 어디든 앉아서 눈치 보지 않고 테스트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광교마켓은 원하는 샘플을 쇼핑하듯 가져갈 수 있는 공간이다. 준비되지 않은 샘플은 투명 박스 내부에서 조제 관리사가 즉석에서 소분해 제작한다. 사진 = 옥송이 기자
아모레스토어 광교 내부 모습. 소비자는 체험대에서 다양한 상품과 디바이스를 체험하고, 필요 시 헬프콜을 통해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진 = 옥송이 기자 


이어 “저희 로드숍 최대 규모로 제품을 입점시켰고, 리필 스테이션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 요소 아모레스토어 광교의 집객 포인트”라며 “최종 목표는 고객들이 몰랐던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와 제품들을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지속가능경영 디비전 오정화 상무는 “리필 상품과 판매 방식의 변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 리필 스테이션을 처음 선보이게 됐다”며 “새로운 경험과 친환경 가치, 수준 높은 서비스로 고객들의 높은 호응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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