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해외 총 매출(수출과 해외법인의 매출합)이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농심은 연말까지 전년 대비 약 24% 성장한 9억 9000만 달러의 해외매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 중국 등 주요 법인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고, 코로나19로 전 세계 라면 소비가 급증하면서 수출실적 또한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가 10월 26일 발표한 세계 라면기업 순위에서 농심은 5위에 올랐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세계 라면시장 규모는 약 412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1.3% 성장할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라면 점유율 1위는 중국의 캉스푸로 올해 예상 점유율은 13.4%다. 2위엔 일본의 닛신(9.9%)이 올랐고, 그 뒤를 인도네시아의 인도푸드(7.5%), 일본의 토요스이산(7.3%)이 이었다. 농심은 2017년 5.0%의 점유율을 3년 만에 5.7%로 끌어올리며 5위를 차지했다. 유로모니터코리아 문경선 총괄연구원은 “코로나19로 해외에서 라면수요가 늘어났는데, 농심이 이 기회를 잘 살려 각 국 시장을 깊숙이 파고들었다”며 “이런 움직임은 라면이 전형적인 일본과 중국의 음식이라고 알고 있던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수출 전선인 유럽시장은 영국, 독일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 농심은 영국의 테스코, 모리슨, 아스다, 독일의 레베, 에데카 등 메이저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영업망을 구축하며 코로나 발생 이후 현지 라면수요를 적극 흡수했다. 농심의 올해 유럽 수출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해외시장은 미국이다. 농심 측은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법인 매출은 약 3억 2600만 달러로 예상된다”며 “이는 전년 대비 약 28% 성장한 수치로, 미국은 올해 중국법인을 제치고 농심의 해외사업 선두자리를 차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농심의 성장엔 특히 대표 제품인 신라면이 기여한 것으로 나타나났다. 올해 해외에서 약 9000만 달러의 매출이 예상되는 신라면은, 농심 해외 사업의 40% 가량을 홀로 담당하고 있다.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 브랜드는 미국에서 26% 성장한 1억 2000만 달러의 매출이 예상된다.
농심 측은 “신라면의 활약과 짜파구리 인기, 코로나19 등의 영향이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올 초부터 신라면을 비롯한 짜파게티, 너구리 등 한국라면에 대한 관심과 판매가 늘어났고,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등지로 빠르게 번지면서 간편식 수요와 맞물려 라면소비가 급증했다”며 “농심은 미국과 중국 현지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수출물량을 늘리면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출시 35년을 맞는 내년엔 연매출 1조원의 메가 브랜드로 성장해 케이푸드의 위상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농심은 내년 해외사업 매출 목표를 올해보다 12% 높은 11억 1000만 달러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