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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 인터뷰 ② 코로나 시대 조경] "집콕시대 정원 수요를 단지 안에서 해결"

"온난화로 느티나무 잘 못 자라 … 조경에서 환경 이슈 외면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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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윤지원⁄ 2020.11.17 15:26:04

  세계조경가협회(IFLA)가 주관한 2020년 IFLA AAPME 어워즈에서 삼성물산의 래미안아트리치가 ‘열섬현상과 내화’ 부문의 수상작에 선정됐다. 문화경제는 래미안아트리치 조경을 담당한 삼성물산 빌딩2팀 정엽 책임, 전해진 책임, 주소희 선임을 만나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코로나19 팬데믹 등 환경과 건강에 관한 중대한 이슈들 속에서 아파트 조경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IFLA가 이번 시상식의 주제로 내건 구호 역시 ‘Global call for Resilience’(환경 회복, 글로벌 소명)이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호주와 캘리포니아에서 끊이지 않던 산불로 피폐해져 가는 자연,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류의 삶을 회복하는 데 있어 조경이 담당해야 할 공익적 가치와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인 아파트를 짓는 사람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2020 IFLA AAPME 어워즈 소개 이미지. 이번 시상식의 주제인 'Global call for resilience'(환경 회복, 글로벌 소명)를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진 = IFLA APR 홈페이지)


환경 및 조경에 관한 관심 증대

문화경제 :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조경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이 고려되는 추세다. 분양 광고를 보면 작년만 해도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책을 저마다 앞다투어 어필하는 게 트렌드였다.

그런데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으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역설적으로 공기가 맑아졌고, 그래서인지 분양 광고에서도 미세먼지 대응에 대한 강조는 좀 줄었다. 대신 사람들이 여행이나 외출 대신 집 안이나 주변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에 단지 안팎의 녹지를, 특히 단지 내에 자연을 조성했다는 ‘숲품아’(숲을 품은 아파트)임을 강조하는 분양 광고가 늘었다.

전해진 책임(이하 ‘전’) : 그렇다. 요즘 입주자들이 대기오염, 지구온난화 등 환경 문제에 갖는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아파트 조경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또 이미 조성된 조경의 지속적인 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것을 여러 차례 수주 경쟁을 준비하면서 많이 느끼고 있다.

삼성물산에서 13년간 근무했는데, 입사 초기와 비교해 지금 조경에 관한 입주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체감한다. 예를 들면 10여 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현장에서 요구되는 조경의 마감 퀄리티 수준이 다르다. 같은 작업을 하더라도 전보다 훨씬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삼성물산 빌딩2팀(조경그룹) 전해진 책임, 주소희 선임, 정엽 책임(왼쪽부터). (사진 = 삼성물산)


정엽 책임(이하 ‘정’) : IFLA가 기후변화, 식량 안보 등 중요한 환경 이슈에 대한 조경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시상식 주제를 정했는데, 지금까지는 조경 분야에 이런 접근법이 없었다. 최근, 건설업이 지구온난화 이슈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데 따라 새롭게 대두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도 이러한 사회적 이슈의 흐름을 꾸준히 읽고, 기후 온난화의 심각성을 염두에 두고 이런 조경 설계의 필요성을 생각하여 적용했다. 조경은 상품 가치도 있어야 하지만, 환경적인 이슈를 외면해서는 안 되며, 솔루션의 역할도 할 수 있는 조경을 제안하고, 제공하여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래미안 아트리치 조경 설계 당시 아주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미세먼지였다. 이런 이슈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자원을 투입했을 때 효과가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그런 접근법을 적용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등등 많은 고민을 했다.

열섬현상 대응 또한 그런 차원의 고민 중 하나다. 기후변화도 큰 이슈였기에 래미안 아트리치 단지에는 열섬현상에 대한 대응도를 타 단지에 비해 높이고자 했다.
 

래미안아트리치 정원에 식재된 커다란 느티나무가 가을을 맞아 옷을 갈아입고 있다. (사진 = 윤지원 기자)


더워진 한반도 “살아남을 나무 찾아야”

문화경제 : 기후변화 문제는 특히 심각한 것 같다.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 기후변화는 정말 큰 난제다.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Climate Change)는 기후위기(Climate
Crisis)로,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는 지구가열(Global Heating)로 정의를 바꾸고 있다. 여름은 점점 뜨거워지고, 겨울은 점점 추워지며, 열대야도 심하다. 그래서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은 점차 줄고, 쉬는 날 사람들은 마트로 향한다.

그런데 우리는 조경, 외부공간이 외면받지 않도록 경쟁력을 갖추고, 사랑받으면 좋겠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예를 들어 우리는 서울시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난대 수종을 적용하고자 여러모로 테스트하고 있다. 실제로 요즘은 남부지방에서 잘 자라는 수종을 중부지방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인데, 적용해보니 기대와는 달리 중부지방의 겨울이 여전히 너무 추워서 이를 극복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이처럼 기후변화에 동반되는 수종의 변화 또한 예의주시 해야하고, 수종의 발굴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후변화에 따른 조경수목 유지 관리에 관한 LH의 연구에서도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전국의 조경에서 대형 느티나무의 하자율이 50% 이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왔다. 50% 하자란, 조경으로 느티나무 대형목을 심으면 그 절반이 죽는다는 뜻이다.

냉정하게 말해 나무가 죽으면, 교체하면 된다. 하지만 나무가 죽을 정도로 사람의 환경 또한 나빠지는 상황이라는 것을 외면할 순 없다.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건축과 조경의 목적인데, 이것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는 숙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위축되었고, 그만큼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제 집은 기존의 역할에 더해 재택근무, 온라인수업 등 일과 학업을 위한 공간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포스트 코로나(Post-Covid19) 시대에 달라질 도시와 주거형태 등에 관해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의 유현준 교수는 현재 공원이나 야외 둔치 등 ‘공공 공간’에서만 주로 만나는 자연을 앞으로는 자기 집 안의 데크나 테라스에 갖추고 사적으로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23개 세대의 테라스마다 개별 정원을 조성한 싱가포르 발모랄의 '디 올리브'(the Oliv) 아파트 투시도. (사진 = the Oliv 홈페이지)


포스트코로나, 집 안에 ‘나만의 숲’ 꾸밀까?

문화경제 :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시와 주거형태 등에 관한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분은 수천 세대가 공유하는 아파트 단지의 조경을 주로 설계해 온 분들인데, 최근 대두되는 ‘개별 정원’, ‘세대별 조경’과 같은 개념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 우리는 최근 준공한 래미안 리더스원(서초 우성1차 재건축)에 ‘동별 정원’이라는 것을 적용했다. 2016년부터 개발한 상품인데, 동별 프라이빗 정원 같은 개념으로 동마다 정원 구성이 다르다.

동마다 개별 정원을 꾸미는 것을 시도한 적은 전에도 있었지만, 그동안에는 현장 여건에 맞춰야 해서 모든 동에 개별 정원이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단지는 최초로 모든 동에 동별 정원을 적용했고 디자인 콘셉트도 동마다 다르게 했다. 전에 하지 않던 새로운 시도들을 동마다 적용하면서도, 단지 전체의 조화와 완성도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고 자평한다. 또한, 최근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있는 것 같다.

또, 테라스하우스라고, 동마다 테라스를 갖추고 정원이 들어가는 건물들도 있다. 지금 당장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에는 없지만 4층짜리 테라스 단지를 짓는 경우에 동별로 그렇게 하는 경우가 있다.

동별 정원이 이렇듯, 세대별 조경 역시 설계적으로 여건이 갖춰진다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조경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현실적 한계가 있다. 건설사가 이런 설계를 할 때 검토해야 할 요소가 많아서 어렵다.

고객이 세대별 조경을 바라고, 설계적 여건도 갖춰진다면 당연히 검토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본다. 다만, 당장의 트렌드가 갑자기 세대별 조경 위주로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인식의 변화가 선행될 경우 우리도 대응하기 위한 고민을 선제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동별 정원 콘셉트로 꾸며진 래미안 리더스원(맨 위)과 래미안 신반포팰리스의 조경. (사진 = 삼성물산)


: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는 그런 조경을 시도해서 실제로 입면 자체가 식물로 뒤덮여 초록색인 빌딩의 사례도 많다.

몇 달 전 이런 뉴스를 봤다. 중국에서 그런 설계의 아파트를 분양했는데, 너무 따뜻한 기후로 인해 식물이 너무 많이 자랐고, 모기와 각종 벌레가 창궐해서 입주민들이 살 수 없을 지경이 되어 사람이 떠났다는 사례를 봤다.

이런 것을 한국에 적용한다고 생각해봤다. 한국은 4계절이 뚜렷하고 여름과 겨울 사이 연교차도 큰 편이다. 이런 환경에서 잘 자랄 수종이 무엇인지, 또 건물의 내구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세대별 조경 디자인이 가능한지 고민이 필요하고, 타 업종과의 협업도 고려하며 현실화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또 최근 포스트코로나로 인해 ‘올인빌딩’, ‘올인하우스’같은 개념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는 분위기가 있다. 예를 들어 집에서 휴식할 때 테라스에서 캠핑하듯 쉴 수도 있고, 또는 아파트 정원에서 캠핑을 할 수도 있다. 이런 것에 대한 사람들의 니즈가 증가 중인 것 같고, 사회적·환경적 변화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느낀다. 그런 배경이 있으니, 세대별 조경이건, 올인하우스건 한국형 모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한 학부모가 집 안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의 온라인 수업을 도와주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수요 있어도 비용 등 현실적 문제 남아

: 참고로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의 경우 부분적으로 테라스에 식재할 수가 있는데, 이런 경우 소나무 같은 사철나무 위주로 식재 되어있다.

얼마 전 상품디자인 팀과도 이와 비슷한 주제로 한 시간 넘게 얘기한 적이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의 생활 공간은 점점 안으로 들어올 것이고, 그러면 내부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 기본적으로 평면이 더 커지고 확장되어야 하는데, 부동산 가격 상승, 평당 단가 상승 등의 현실과 부딪혀 공급은 부족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즉, 포스트 코로나 조경 설계 트렌드 문제는 이처럼 경제, 정치, 사회 영역과도 결부되는 등 고려되어야 할 것이 매우 많다. 어떤 한가지 정답으로 판단되는 결정이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재건축 시 이런 니즈를 반영할 경우 가구당 7~8천만 원이 더 든다고 하면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사회적 공감대가 먼저 갖춰지고, 고객 니즈가 뚜렷해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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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 인터뷰 ③ 조경 새 트렌드] "반포3주구 등에서 ‘조경은 래미안’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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