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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없애는 기업 ①] 태양광 에너지가 빚는 오비맥주 맛은 어떨까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전환 선언 … 공장에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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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90호 옥송이⁄ 2020.12.02 11:26:09

탄소 중립이 세계 경제의 메가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탄소 중립은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의미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핵심으로도 떠오를 전망이다. 이미 여러 국가가 동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대표 공약 중 하나로 꼽힌다.

탄소 중립 시계가 점차 빨라지는 가운데 EU는 오는 2023년 ‘탄소 국경세’ 도입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는 기후 문제가 새로운 무역 장벽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탄소 배출 최소화는 국내 기업에도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1편은 RE100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는 오비맥주를 다룬다.

 

글로벌 최대 리스크, ‘기후문제’ … 글로벌 기업들 ‘RE100’으로 자발적 대비

전 세계를 위협하는 요소가 뭘까. 코로나19, 다자간 갈등, 테러, 아니면 실업 문제일까? 세계경제포럼의 ‘2020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가능성이 큰 상위 5개 글로벌 위험은 다름 아닌 기후 등의 환경 관련 이슈다.
 

지난 11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2050년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대세"라며 당위성을 역설했다. 사진 = 연합뉴스 


기후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탄소는 세계 경제를 주도할 예정이다. EU를 비롯해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탄소 중립 목표를 선언했고, 바이든 미 행정부의 등장은 ‘2050 탄소 중립’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나 기업의 제품에 관세를 매기는 ‘탄소 국경세’가 실현될 경우,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한국 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관세로 인해 가격이 상승해 제품 경쟁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RE100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자는 취지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지난 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 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에서 시작해, 현재는 구글·애플·이케아·GM 등 260여 개 글로벌 기업들이 가입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의 2020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가능성이 큰 상위 5개 글로벌 위험은 환경 관련 이슈다. 사진 = 세계경제포럼 'The Global Risks Report 2020'  


RE100이 강조하는 재생에너지는 석유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태양열, 태양광, 바이오, 풍력, 수력, 연료전지, 폐기물, 지열 등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다. RE100은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 캠페인으로,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자체적인 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상승에도 효과적이다.


태양광으로 맥주 빚는다

한국에는 아직 정식으로 RE100에 가입한 기업이 없다. 그러나 최근 오비맥주가 RE100 사업을 발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11월 23일 태양광 에너지로 맥주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켑코에너지솔루션, 이온어스와 함께 ‘태양광 발전 공동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비맥주는 광주·청주·이천 3개 생산공장 부지를 제공하고, 켑코에너지솔루션이 태양광 발전설비의 설계·조달·시공을, 이온어스는 발전설비를 운영한다.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가운데)가 배성환 켑코에너지솔루션 대표(오른쪽), 허은 이온어스 대표(왼쪽)와 함께 태양광 발전 공동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오비맥주 


오비 측은 “12월 광주공장에서 첫 삽을 뜬 뒤, 내년 상반기 내 3개 공장에서 가동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에서 RE100 사업이 구체적으로 발표되고 실행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오비맥주는 연간 약 12GWh의 태양광 발전 전력을 맥주 생산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비 측에 따르면 맥주 생산 전력을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경우, 연간 5621톤의 CO2(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감축할 수 있다. 설비수명인 30년간 총 343GWh의 전력공급과 16만 톤 이상의 CO2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태양광 발전 택한 이유? 국내 여건과 알맞아

오비맥주가 RE100 사업을 펼치는 이유는 글로벌 본사인 AB인베브가 RE100 가입사이기 때문이다. 다만 태양광 발전은 오비맥주의 판단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AB인베브는 RE100 목표연도를 보다 앞당겨 202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CO2 배출량을 25% 감축할 계획이다. AB인베브가 진출한 모든 국가의 기업들이 RE100에 맞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미국 버드와이저 사의 경우 100% 풍력발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 청주공장. 사진 = 오비맥주 


이어 “오비맥주도 국내에서 시행하기 적합한 재생에너지를 고민했다. 풍력이나 바이오 에너지는 쉽지 않았고, 태양광이 가장 빠르게 시행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며 “태양광은 정부에서도 권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태양광 발전설비 시공과 운영 기술을 가진 국내 기업들이 있어 함께 협약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광주·청주·이천 공장에 설치되는 태양광 발전 설비는 기존 방식과 차이가 있다. 기존에는 지붕 위에 태양광 패널을 얹는 방식이 다수였지만, 오비는 태양광 지붕(솔라 루프)을 사용한다. 즉 태양광 발전 설비가 곧 지붕이 되는 셈이다.


애로사항은 있다.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태양광은 하루에 약 3시간에서 많게는 3시간 반밖에 발전할 수 없다. 또 발전량이 안정적이지 않고,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력 100%를 태양광으로 돌리기에는 상당히 많은 부지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태양광으로 생산 가능한 모든 전력은 맥주 생산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시스템. 사진 = 픽사베이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는 “이번 협약 체결로 국내에서도 RE100 사업이 본격 시동을 걸게 됐다”며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기후변화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선도기업으로서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 이행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물 보호 캠페인부터 친환경 시스템까지 … 환경 경영 실천

오비맥주는 ESG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는 카스 500㎖ 병맥주 포장 상자를 100% 재생용지로 바꿨다. 카스 캔맥주를 포장하는 플라스틱 필름의 무게도 줄였다. 오비 관계자는 “카스 캔의 박스 포장 필름 두께를 대폭 축소해 연간 96톤의 필름 사용을 줄일 수 있다”며 “절감된 필름은 여의도 63빌딩 전체를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56번 포장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몽골 '카스 희망의 숲'을 가꾸고 있다. 사진은 푸른아시아 관계자, 몽골 대학생, 현지 주민으로 구성된 환경봉사단이 몽골 카스 희망의 숲에서 나무 식재 후 물을 주는 모습. 사진 = 오비맥주 


지난해에는 지속 가능한 지구환경을 위해 2025년까지 맥주 운반 차량의 30% 이상을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바꾸는 ‘친환경 물류(Green Logistics)’ 계획을 발표했다. 친환경 전기 트럭 ‘칼마토EV’을 맥주 운반 현장에 배차하고 한 달간 시범 운행했다.

캠페인이나 서포터즈, 물 관련 공모전 등을 통해 환경문제를 알리는 활동도 병행한다. ‘카스 희망의 숲’이 대표적이다. 해당 사업은 몽골 사막화 피해 예방과 건강한 생태계 복원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국제 NGO 푸른아시아와 함께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물의 소중함을 주제로 매년 '물과 사람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일러스트 공모전으로 열렸으며, 사진은 지난 11월 30일 온라인 화상회의로 열린 ‘물과 사람 일러스트 공모전’ 시상식에 참여한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우측 첫 번째)와 구자범 오비맥주 부사장(우측 두 번째)이 수상자들과 비대면으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 = 오비맥주 


오비맥주 관계자는 “주류 선도기업으로서 기후변화 대응을 중점으로 다양한 환경 캠페인을 전개해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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