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2호 이될순⁄ 2021.01.20 17:10:34
최근 환경과 디지털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뉴딜 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선 데다 점차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맞춰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펀드로 90%의 수익률을 기록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엔 뉴딜 펀드 투자에 나섰다. 다만, 대통령이 이번에 가입한 뉴딜 펀드는 정부 주도의 정책형 뉴딜 펀드가 아닌 운용사들이 개별적으로 출시한 펀드들이다. 문화경제는 대통령이 가입한 5개 뉴딜 펀드들의 특징과 수익률 등을 분석해 본다.
정부 지원 통해 뉴딜 펀드 조성 … 5년간 20조 원 조달
뉴딜 펀드는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일자리 문제 등을 해결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계 경제를 선도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정책의 재정적 지원을 위해 뉴딜 펀드를 조성하고 펀드 투자에 국민이 참여할 기회를 부여해 성과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펀드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는 정책형 뉴딜 펀드, 세제 혜택으로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뉴딜 인프라펀드, 금융 회사가 투자처를 개발해 조성하는 민간 뉴딜 펀드로 구성됐다.
우선, 5년간 뉴딜 정책에 투입되는 160조 원 중 20조 원이 정책형 뉴딜 펀드 방식으로 조달된다. 정부는 투자의 마중물이 될 7조 원을 공급하고 전문 운용사는 민간 자금을 조달해 13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고 계획했다.
지난해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뉴딜 펀드가 뉴딜 생태계에 대한 폭넓은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뉴딜 분야 중소·중견기업, 수출기업 우대 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언택트·바이오·재생에너지와 같은 혁신 분야 중소·벤처기업에 대해 투자자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투자한 펀드는?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독려를 위해 펀드 투자에 직접 나섰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펀드인 필승코리아 펀드 수익환매금에 신규 투자금을 더해 한국판 뉴딜 펀드 5개에 1000만 원씩 투자했다.
문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삼성뉴딜코리아펀드', KB의 'KB코리아뉴딜펀드', 신한BNPP의 '아름다운SRI그린뉴딜1', 미래에셋의 '타이거 BBIG K-뉴딜ETF', NH아문디의 '하나로 Fn K-뉴딜디지털플러스ETF'다.
삼성뉴딜코리아펀드는 지속 성장이 기대되는 한국형 뉴딜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이다. 주로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 미래차, 디지털 플랫폼, 기술 혁신 등의 성장성이 높은 종목 위주로 집중 투자한다.
KB코리아뉴딜펀드는 정책 수혜를 통해 고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 선별 투자한다. 데이터, AI, 5G, 교육 인프라 등과 그린 관련 산업인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저탄소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 녹색산업들로 구성돼 있다.
아름다운SRI그린뉴딜1는 국내 주식에 70% 이상 투자, 우량주 기업과 사회적 책임‧질적 경영을 하는 기업으로 이뤄져 있고, 지속가능성과 재무적 판단이 그려지는 기업 주식에 투자한다.
타이거 BBIG K-뉴딜ETF는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KRX BBIG K-뉴딜 지수를 기초로 하는 상장지수투자신탁이다. 국내 주식에 투자신탁 자산 총액의 60% 이상 투자한다.
하나로 Fn K-뉴딜디지털플러스ETF는 애프엔가이드 K-뉴딜 디지털 플러스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상장지수투자신탁이다. 게임주와 바이오주가 포함된다.
대통령 따라 펀드 가입 … 3영업일만 210억 원↑
한 증권사 지점에서 만난 이 모 씨(28세‧남)는 “대통령이 펀드를 가입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같은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지점을 방문했다”며 “아무래도 대통령이 가입했으니 손실이 나도 적게 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2019년 문 대통령이 가입한 필승코리아 펀드가 90%의 수익을 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일 기준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한 5개 펀드 설정액은 지난 13일 이후 21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을 제외하면 3영업일 만에 자금이 대거 몰린 것이다.
이처럼 가입자들이 몰리자 금융업계에서는 설정액을 늘리고 있다. 특히 KB코리아뉴딜펀드는 이 기간 동안 140억 원 가까이 설정액을 늘렸다.
하지만 일각에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뉴딜펀드는 90%에 달하는 수익률을 낸 필승코리아 펀드만큼의 수익률을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필승코리아 펀드는 설정 당시 코스피가 2000선 초반에 불과했는데, 최근 코스피가 3000선을 뛰어넘었다.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