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김상욱, 유현준, 심채경, 이원재, 정재승, 이정모, 김창남 지음 / 나무의마음 펴냄 / 652쪽 / 2만 5000원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우리는 우리 삶을 총체적으로 되돌아보도록 한 바이러스에 의해 강요받고 있다. 즉 ‘지금까지처럼,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는 걸까’라는 질문이다. 모든 질문에는 답이 이미 일부는 담겨 있다. 즉, ‘지금까지처럼 살아서는 안 되는 거 아닐까’라고 느꼈기에 “지금처럼 계속 살아도 되는 걸까”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것이다.
이런 시대를 맞아 방송인 김제동이 2020년 8월 한 달간 이 시대 가장 주목받는 전문가 7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건져 올린 지식과 지혜의 총합이 이 책에 모아졌다. 물리학자 김상욱, 건축가 유현준, 천문학자 심채경, 경제 전문가 이원재, 뇌 과학자 정재승,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정모, 대중문화 평론가 김창남 등 전문가들과의 대화다.
양자 세계와 인간 세계, 부동산 정책과 건축, 달 탐사 프로젝트, 기본소득과 일자리, 뇌 과학과 인공지능, 핵과 기후 위기 그리고 대중문화의 힘까지 인류의 미래가 걸려 있지만 일반인에게는 어렵고 딱딱해질 수 있는 주제들을 김제동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부드럽게 어루만져 풀어냈다. 그래서 읽는 재미가 있다.
앞에서 ‘질문에 답 있다’고 했지만 질문이 떠오른다고 바로 이를 입 밖으로 내놓는 한국인은 드물다. 사지선다형-주입식 교육, 즉 “답은 이미 정해져 있고 너는 외우기만 하면 돼”라고 교육을 받았기에 그렇다.
그러나 김제동은 누구나 궁금해하지만 쉽게 꺼내지 못했던 질문들을 독자를 대신해 묻는다. 일반인의 시각에서 묻는다면 전문가 역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밖에 없다. 김제동은 여러 전문가를 만나 일상적인 의문과 오해들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조금씩 해소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다음 순서는 “어떻게 사는 게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일까?”를 다시 묻고, 함께 만들어나가야 할 길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한결같이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각자의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새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안내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