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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진화 ② SKIET] ‘전기차 화재 0건’ 명품 분리막 글로벌 1위 … IPO 흥행 신기록 일궈

전기차·배터리 생태계 ‘갑 of 갑’ … 해외 생산기지 1.1조 투자로 수요 폭발 선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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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99호 윤지원⁄ 2021.05.08 09:14:28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직원이 충청북도 증평 LiBS 공장에서 분리막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 SK이노베이션)

SK그룹이 미래를 향해 빠르고, 폭넓게 진화 중이다. 문화경제는 최근 주목받는 몇몇 계열사를 중심으로 SK그룹 진화에서 강조되는 주요 키워드와 방향성, 그리고 SK그룹이 도달할 미래를 시리즈로 전망해본다.

SKIET, 공모주 청약 흥행 신기록 갱신


SK그룹이 최근 유가증권시장(KOSPI)에 여러 자회사의 상장을 이어가며, 미래를 위한 투자 재원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7월 2일에는 SK바이오팜이 상장했고, 지난 3월 18일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했다. 두 기업 모두 신약 개발과 코로나19 백신 생산 등으로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촉망받는 기업으로, 공모주 청약에서 초특급 흥행을 이어갔다.

그리고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가 5월 중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섰고, 지난 4월 말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 또다시 역대 최고 수준의 흥행 기록을 작성했다.

SKIET 공모주 청약에 몰린 금액은 무려 81조 원이었다. 서울시의 올해 예산이 40조 479억 원이니, 딱 두 배 정도로 많은 금액이다.

앞서 SK바이오팜은 2014년 제일모직이 세운 30조 634억 원을 뛰어넘는 30조 9889억 원의 청약증거금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카카오게임즈가 58조 5543억 원으로 새 기록을 세웠고, 이를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63조 6198억 원으로 또 넘어섰다. 그리고 그 기록마저 SKIET가 큰 폭으로 넘어선 것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일반 공모 청약 전날인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계좌 개설 등 청약 준비를 위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 한국투자증권)


청약 참여 계좌 수도 역대 최대인 474만 4557개였다. 균등 배정주식 수가 267만 3750주이니, 206만 8807개 계좌는 아예 주식 1주도 못 받는 상황이다.

수요 예측을 통해 확정된 SKIET의 공모가는 공모 희망가격대 최상단인 10만 5000원이다. 공모금액은 2조 2459억 원. 삼성생명(4조 8881억 원)과 넷마블(2조 6617억 원)에 이어 역대 3위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는 이번 공모를 통해 모집된 자금을 배터리, 분리막 등 SK이노베이션 계열이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 중인 사업을 한 단계 발돋움시킬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분리막’ 전문업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2019년 4월 1일 물적분할을 통해 출범한 SK이노베이션의 소재부문 자회사다. 세계 최고 품질 수준의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Lithium-ion Battery Separator)을 제조하며, 투명 폴리이미드(PI: Poly Imide) 필름의 한 종류인 차세대 플렉서블 커버 윈도우(FCW, Flexible Cover Window)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04년, 국내 최초, 세계 3번째로 LiBS 독자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2007년에는 세계 최초로 LiBS 축차연신 기술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했다.

LiBS는 얇은 필름의 형태로, 배터리의 양극-음극 사이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양극재와 음극재가 서로 직접 닿지 않도록 분리하여 발화와 폭발 같은 이상 작동을 막는 역할을 하여 배터리의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한다.

따라서 분리막은 글로벌 배터리 산업, 나아가 전기차 산업을 성장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배터리 원가의 약 15~20%를 차지할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특히, 뛰어난 안정성을 담보하는 양질의 분리막이야말로 친환경 전기차 산업 생태계의 ‘갑’(甲) 중 갑이라 할 수 있다.

친환경 전기차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면서 분리막 시장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SKIET에 따르면 작년 약 40억㎡ 규모였던 전 세계 분리막 시장은 2025년에는 약 160억㎡ 규모로 급증할 전망이며, 2023년부터는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중국 창저우 분리막 공장 전경. (사진 = SK아이이테크놀로지)


분리막, 전기차 수요 비례해 급성장...생산 투자 늘려

이에 SKIET는 생산 라인에 선제적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왔다.

SKIET는 충청북도 청주와 증평의 분리막 공장이 연산 5억 2천만㎡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018년부터 해외 생산거점에 대한 투자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9년 짓기 시작한 중국 창저우 1공장이 지난해 11월 가동을 시작했다. SKIET의 해외 첫 생산거점이다. 올해 4월에는 창저우 2공장에서도 일부 라인의 상업생산이 개시됐다.

현재 중국에서만 5.1억㎡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는데, 이는 매년 고용량 전기차 약 50만 대에 필요한 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내년 1분기에 창저우 2공장의 나머지 생산라인까지 가동을 시작하면 중국 생산량은 6.8억㎡ 규모로 늘어난다.

특히 SKIET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중국 현지에서 분리막을 생산함으로써, 몰려드는 주문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SKIET는 창저우 2공장을 가동하기 이전부터 이미 올해 생산할 물량에 대한 공급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SKIET의 해외 생산거점 투자는 폴란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우선 올해 3분기 폴란드 실롱스크의 폴란드 1공장의 가동이 개시될 예정이다.

또 지난 3월 하순에는 이사회를 열고 폴란드 3, 4공장을 추가로 구축할 것을 결의했다. 추가하는 투자금은 약 1조 1300억 원으로, SKIET 분리막 사업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다.

이에 따라 SKIET 글로벌 분리막 생산능력은 올해 말 기준 약 13.7억㎡, 2024년에는 27.3억㎡ 규모가 될 전망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LiBS 생산공장 건설현장 전경. (사진 = SK아이이테크놀로지)


화재 발생 ‘0건’...명품 ‘K-배터리’ 주역으로 각광

SKIET가 이처럼 과감한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는 바탕은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라고 인정받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다.

SKIET의 LiBS는 지금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 분리막’으로 평가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해 “분리막 두께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면서도 균일한 품질을 구현하는 ‘축차연신’ 기술, 열과 충격에도 변형을 최소화하는 분리막 코팅 기술 등 차별화된 독자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축차연신(逐次延伸) 기술은 분리막 원단의 크기를 늘리는 ‘연신’ 기술의 한 종류다. 기존의 분리막 연신 공정은 상하 연신과 좌우 연신, 두 차례 공정을 거쳐야 했다. 그런데 SKIET의 축차연신 기술은 이 두 과정을 통합한 것으로, 한 번의 공정에서 원단을 상하좌우로 대폭 늘릴 수 있고, 심지어 두께를 균일하게 유지하는 정밀도까지 확보했다.

SKIET의 LiBS가 업계에서 특히 더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독보적인 안전성 때문이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 사이로 리튬 이온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하면서도, 양극과 음극이 맞닿지 않도록 경계선 역할을 해야 한다. 만약 분리막 일부가 손상되어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게 되면 과전류가 흐르면서 배터리가 폭발하게 된다.

분리막이 두껍고 튼튼하면 손상될 걱정이 적겠지만, 이 경우 에너지 효율도 떨어지고 제품 자체의 두께와 무게도 늘어난다. 즉, 더 얇고 효율적인 배터리를 만들려면 얇으면서도 손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최소화 한 분리막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과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폭발사고도 분리막 손상이 원인이었다. 특히 최근 연이어 발생한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고에서도, 화재 원인으로 분리막 손상이 언급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생산원이 LiBS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SK이노베이션)


그런데 지금껏 SKIET의 분리막을 적용한 배터리에서는 화재 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배터리 및 전기차 업계에서 SKIET의 분리막은 화재 위험으로부터 안전성을 보장하는 프리미엄 분리막이라는 인식이 점점 확고해지고 있는 것이다.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술에 대한 업계의 인정은 시장 성적에 반영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SKIET는 지난해 ‘티어1(Tier1)’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26.5%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티어1은 테슬라, 폭스바겐, 르노닛산, 도요타, 현대차·기아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이끄는 완성차 업체들을 말한다. 티어1 분리막 시장은 이들 기업에 공급되는 고품질 분리막 시장으로, SKIET를 비롯해 일본의 아사히카세이, 도레이 등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소수의 기업들만이 진입해 있다.

또 SNE리서치는 티어1 분리막 기업들이 전체 분리막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2018년 43%에서 2025년 63%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고 레벨의 명품 분리막을 기반으로 SKIET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4693억 원, 영업이익 1252억 원, 당기순이익 882억 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직전년도(분할일 기준 2019년 2Q~4Q 반영)보다 매출은 78.4%, 영업이익은 55.4%, 당기순이익은 38.4% 증가했다.

아울러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앞으로의 실적 규모는 해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지난 4월 22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 기업설명회에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 노재석 대표가 사업 전략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SK이노베이션)


정유화학 중심 → 배터리·소재로 ‘딥 체인지’

SKIET의 성공적인 상장에는 기업가치 제고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나아가 SK그룹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영위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체질 개선에 성공했음을 입증한다는 점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석유화학사업 부문 중간 지주회사이며, 우리나라 정유업계에서 매출액 기준 최대 기업이다. 모태인 대한석유공사 시절부터 탄소연료(석유) 중심의 에너지·화학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과거 기업 슬로건도 ‘에너지 화학 대표기업’(1998~1999), ‘대한민국 에너지를 만듭니다’(2004~2005), ‘마음속의 주유소 SK’(2005~2006) 등 에너지와 석유 등의 키워드를 강조했다.

그러던 2005년, SK그룹은 SKC에서 분사한 리튬폴리머배터리(LiPB) 사업부를 SK㈜에서 인수하면서 배터리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차세대 에너지 사업 강화’라는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성장전략에 따른 과감한 변신 시도였다.

SK에너지는 정유 사업의 비중을 낮추고 대체에너지 사업으로 2차 전지 핵심 소재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리고 2011년 출범한 SK이노베이션은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LiBS 기술 고도화를 진전시켰다. 그리고 SK이노베이션의 비즈니스 영역을 배터리 및 소재로 적극적으로 확장한 결과가 바로 SKIET이다.

SKIET는 이를 두고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사가 쏟아낸 “‘딥 체인지’ 노력의 결실”이라고 표현했다. SKIET의 슬로건은 ‘한 발 앞서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다.

SKIET 노재석 사장은, “SK만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안전한 분리막을 확대 공급함으로써 자동차 소비자들의 배터리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성장하는 전기차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면서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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