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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MZ앓이 ①] 신한라이프, 사람인 듯 아닌 너 ‘로지’로 광고 대박 낸 비결은?

개성 강조한 알듯 모를 듯 얼굴로 젊은 층서 인기 … 브랜드 경쟁력 ↑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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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4호 이될순⁄ 2021.07.24 09:17:52

보험업계가 젊어지고 있다. 과거 보험사는 흔히 ‘보험 아줌마’로 불리던 보험설계사를 내세워 마케팅을 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가상인물을 동원한 광고, 유통업계와 협업한 음식 등 '별난 기획'을 내놓으면서 MZ세대 곁으로 바짝 다가가고 있다. 그 첫번째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돼 출범한 신한라이프의 가상인간 광고 모델 ‘로지’다. 

신한라이프 광고 모델 ‘로지’, 이유 있는 인기

타이트한 티셔츠에 펑퍼짐한 청바지, 양 갈래로 땋은 머리. 신한라이프의 광고엔 유명 인플루언서가 나온다. 그는 버스 정류장을 시작으로 슈퍼마켓, 숲속, 도심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경쾌한 춤을 춘다.

 

신한라이프 광고의 한 장면. 사진=신한라이프 광고화면 캡처


22살의 ‘오로지’는 키 170cm, 혈액형 O형에, 취미가 해외여행‧요가‧러닝‧패션으로 굉장히 활동적이다. 인스타 친구만 3만 7000명. 소속사는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다.

 

로지는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로 활동한다. 버추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간이다.

광고를 본 사람들은 “사이버 가수 아담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가상인물인 줄은 꿈에도 몰랐네”, “그렇다고 듣고 나서 보니 역시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겠지만 앞으로 기술이 발전하면 인간의 눈으로는 구분 못 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로지의 얼굴은 개성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졌다. 흔히 말하듯 '여러 연예인의 얼굴을 모아놓고 합성해 만들었다'는 주장은 틀렸다. 특정 인물을 따라가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 연예인 얼굴은 처음부터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한다. 오로지 창작의 영역에서 인물을 만들어 냈다.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의 김진수 이사는 “로지 외모의 기준점은 인상이 강하고 요즘 선호하는 얼굴형이다. 특히 개성 강한 얼굴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그의 인스타그램엔 해외여행, 쇼핑, 스케이트보드, 러닝 등의 일상사진이 담겨있다. 외모뿐만 아니라 MZ세대가 선망하는 생활을 담아내니 눈길을 끌지 않을 수 없다.

 

가상인물 로지가 명지계곡(위), 여의도한강공원(아래)에서 일상을 즐기는 모습. 강한 개성의 얼굴이 눈을 붙잡고 놔주지 않는다. 사진=로지 인스타그램


로지는 신한라이프가 만들어낸 모델이 아니다. 가상 인플루언서 전문 기업인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에 소속된 가상인간 로지와 신한라이프가 계약을 체결했다.

가상인간은 브랜드 가치 훼손 우려 적어

가상인간을 앞세워 홍보에 나선 기업들은 일부 연예인의 경우처럼 구설수에 오르면서 브랜드 가치를 훼손시킬 우려가 없다는 점, 또 홍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신한라이프 출범 이전의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전속 광고 모델을 따로 둔 적이 없어 광고 비용 측면에서 과거와의 절대적 비교는 어렵다.

로지의 소속사인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는 비용과 관련해 “비교 연예인이 누구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톱 모델과 비교했을 땐 홍보 비용을 굉장히 많이 줄일 수 있다. 반면 인플루언서와 비교할 땐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망원시장에 간 로지(위)와 신한라이프에 출근해 1인 직장인을 체험 중인 모습(아래). 사진=로지 인스타그램


신한라이프의 광고 흥행이 업계에 주는 의미는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 큰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마케팅 비용의 상당 부분을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가상인간이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지는 이달 1일 신한라이프 광고를 통해 공중파에 첫 데뷔했다. 공개 일주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66만 회를 넘으며 인기를 이끌었고, 20일 기준 조회수는 143만 회다. 신한라이프의 브랜드 슬로건인 ‘라이프에 놀라움을 더하다’는 말처럼 광고로 놀래킨 셈이다.

신한라이프는 “이번 광고를 통해 추후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 신한라이프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인기가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광고 모델로 가상인간을 왜? … MZ세대 접점 확대 위해

신한라이프가 가상인물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이유는 MZ세대와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신뢰의 이미지를 주기 위해 대개 유명 배우나 바른 이미지의 일반인 모델을 기용해왔다. 예컨대 삼성화재의 유재석, DB손보의 지진희‧윤아 등이 그렇다. 신한라이프는 “MZ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기존의 보험 광고 공식을 깨고 버추얼 모델을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MZ세대는 잠재 고객에서 핵심 고객으로 부상 중이다. KB경영연구소는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비중이 2011년 21%에서 2030년 55%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Z세대의 보험 가입은 타 연령층에 비해 아직 저조한 편이다. 보험연구원의 2019 보험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를 속하는 20대와 30대는 다른 연령층보다 보험 가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20대의 생명보험 가입률과 손해보험 가입률은 각각 58.5%와 66.5%로 전 연령층 가입률 대비 각각 14.2%포인트와 9.7%포인트 낮다. 보험업계가 MZ세대에 친근한 마케팅 전략을 적극 동원하는 이유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저성장, 저출산, 저금리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보험사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신세대라는 타깃을 공략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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